(쓰다보니 제 인생 사연이 좀 길어서 글이 좀 기네요..)
안녕하세요.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20대 중반 학생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방임을 하셔서 재대로 된 사랑도 못 받았습니다..
중딩 때는 눈오는 한겨울에 패딩이 없어서 얇은 코트입고 갔다가 교무실에서 상담 받은 적도 있고..
심지어 돈이 없어서 안 사주신 게 아니라 코트만 입고 다녀도 학교 잘 다니니까 괜찮은 줄 알고 그랬던 거였어요..
저는 알바비로 중고나라에서 겨우 싼 패딩을 사서 입고 다녔구요.
결국 23살에 처음으로 패딩 사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용돈은 커녕 초등학생 때부터 설날 추석에 받는 용돈으로 옷 사입고 그랬습니다. (초등학생이 입을 옷이 별로 없어서 엄마 옷장 뒤져서 엄마 옷 입고 등교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장도 안 보셔서 집에 냉장고는 텅 비었는데
엄마 카드로 장보면 돈 쓴다고 짜증을 내시더라구요.
본인은 계모임 이모들이랑 밖에서 놀러다니면서 밥을 해결하니 집에 먹을 게 없다고 생각을 못 하십니다.
그래서 집밥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거의 없네요.. ㅎㅎ
이건 정말 제가 겪은 고통에 비해서 1%에 불과한 정도지만.. 아무튼 제 가정사는 이렇습니다..
이런 엄마가 딸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싫고 짜증나고
엄마를 생각만 해도 막 화가 벅차오르는데…
또 엄마가 나이가 들면서 너무 불쌍해서 미치겠어요.
엄마는 본인밖에 모르면서 또 성격은 엄청 애같아요.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해결을 잘 못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거의 엄마 역할을 대신하듯이 챙겨줘야 해요.
(지능이 모자르시거나 정신적으로 아픈 분은 절대 아닙니다.)
저도 어린데.. 저도 당황스러운데 그런 맘을 감추고 옆에서 제일 가까운 어른을 이끌어주고 케어해야 한다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오늘 정말 생각이 많아지는 일이 생겼는데요..
제가 그래도 딸이라고 밉긴 미워도 오랜만에 엄마한테 카페 가자 하고 엄마랑 외출을 했습니다. (이마저도 카페보다 본인 옷 사는데 시간 다 써서 저는 오늘 하루가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요..)
중간에 지나가는 길에서 옷가게가 만원 균일가로 세일을 한다고 들리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들어갔는데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만원 균일가는 몇개 안 고르시고 비싼 옷을 여러벌 구매하셨어요.
근데 그 비싼 옷중에서 누가봐도 이상한 옷을 구매하시는 거예요..
막 무늬도 이상하고 제 눈에 너무 촌스러운 옷이었어요.
그리고 얇은 트레이닝 반바지 레깅스가 오만원 중반이었고
긴바지는 재질은 좋은데 9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었어요.
그 가게는 가격택이 없는 곳이라 계산대에서 가격을 들었어요. 근데 엄마가 본인도 이렇게 비쌀줄은 몰랐나봐요.
그런데 아무말도 못 하고 그냥 구매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하나라도 빼보는 거 어떠냐 말해도 그냥 사시길래 제 눈에는 엄마가 너무 답답하고 아무말 못 해서 그냥 사는 엄마가 호갱(?) 당하는 거 같아서 불쌍하고 짜증나는 거예요….
이런 사소하게 모녀 사이에 일상에서 겪을 법한 일도 전반적으로 쌓이니까 감정이 더 극단적으로 느껴지는 걸까요…
진짜 엄마를 어쩌면 제 딸로 생각하게 되는데 제가 지켜줘야 할 거 같고 이렇게 손해보는 일 생기면 너무 싫은데 또 불쌍하고 저도 어리고 보호 받고 싶은데 제가 엄마를 챙기다보니 어리게 보이는 엄마가 너무 징그럽고 싫어요..
사실 엄마에게 이런 연민의 감정을 느낀지는 정말 오래됐는데요…
저는 엄마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실 없구요..
분노, 짜증, 답답, 연민의 감정만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미칠 것 같아요.
엄마를 싫어하고 미워하면 연민의 감정 때문에 죄책감이 올라오고
그렇다고 엄마가 저에게 제대로 된 어른의 역할을 해주지도 해줄 수도 없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품기에는 제가 이미 마음이 상처에 너덜너덜해진 상태입니다…
저희 아빠는 일 때문에 멀리 사시는데 사실상 별거에 가까워서 아빠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상태이고 현실적으로 3년간은 독립은 못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이 감정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정말 살면서 딸래미라는 말도 못 들어봤네요..
딸래미… 엄마가 다정하게 불러주는 딸래미.. 별것도 아닌 단어인데 엄마가 자식에게 얼마나 애정을 갖는지 보여지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사랑해란 말 못 들어도 별로 안 슬펐는데 이단어는 왜이리 슬픈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