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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우울증, 공황장애, 사춘기 그 끝에도 희망이 있네요

ㅇㅇ |2024.08.20 17:22
조회 289 |추천 3
저의 딸아이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십대 소녀였던 딸아이가 평범하지않아지는건 정말 순식간이더군요.

신학기에 제맘에들지않는 친구를 사귀더니

싸웠다고 자기는 이제 학교 못다니겠다고... 왕따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단순히 사춘기의 감정 기복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몇일뒤에 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아이가 숨이 쉬어지지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급히 데리고간 정신과에서는 공황 장애랑 우울증이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그때까지만해도 ...

아이가 멘탈이 미성숙하고 여려서 한번쯤 겪는일인가보다 했었습니다.

주변에도 비슷한 문제로 고민인 부모들이 많고, 주변정신과가 풀부킹이라 당일접수가 하늘의 별따기일만큼 많은아이들이 겪는 흔한 문제라고 제가 저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어느날 학원이 끝난 늦은 저녁에

아이가 집에 오지않고 집주변을 계속 돌고있어서 내려갔더니

꺼이꺼이 소리내서 울면서 어두운 밤거리를 끊임없이 돌고있었습니다.

그때 많이 충격받았고...

아이에게 니가 이렇게 많이 힘든데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그런데 제가 적극적으로 도와줘야겠다고 마음 먹을수록,

아이는 공부와 멀어져가고, 무기력해지고, 또 그놈의 핸드폰만 쥐고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나쁘지않았던 성적도 정말 순식간에 내려앉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딸아이가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것도 아닌 그런존재다 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생각이 저를 정말 괴롭게 했습니다.

저는 잔소리도 안하고 말도 많이안하고 감정 기복이 크게 없는 엄마였는데요.

아이에게 말을 걸면 걸수록 그... 나는 아무것도 아닌존재고 나는 아무것도 안한다의 무적의 논리가 점점 저를 미치게 만들더라구요

달랬다가 화냈다가 울었다가 때렸다가 사정했다가 사랑한다고 했다가 욕했다가....


결국 지역의 심리 상담소에 찾아갔습니다. (아이가 원했습니다)

저는 잘 몰랐었는데 각 지역마다 청소년을 위한 심리상담소가 있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부모인 내가 더 현실적인 조언 진심어린 애정 더 줄수있을것같은데

심리상담가가 왜 필요한지도 잘 이해하지를 못했었어요.

그런건 부모가 맞벌이거나 아니면 엄마아빠가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할 생각이없을때 가는곳이라고 생각했고 우리집이랑은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어요.

우리부부는 모든 몸과 마음을 다해서 아이에게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었거든요.


썩 내키진않지만...꼬박꼬박 다니는데
아이가 상담시간 좋아했어요. 그것도 신기하더라구요.

뭐가 그렇게 좋으냐 했더니 선생님이 막 엄청 특별한걸 해주는건 아니랍니다. 근데 자기가 뭐라고 해도 가르치려고 들지않는다고 하더라구요. 많이 공감해준다고...그래서 마음이 편하다구...

선생님이랑 직접 상담하고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어요.
내가 아이를 위해서 헌신하고 노력했다고 한 그 모든 순간이 나를 기준으로 충고하고 조언한것이고 아이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방향은 아니였구나...하구요


그뒤로는 참 신기하게도 저의 생각이 바뀌니까

많은게 달라지긴했습니다.

그냥 그생각 하나만 바뀐것같은데 상황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이가 하고싶은것도 생겼어요.

무슨 노래를 배우고싶다고해서 보내줬더니 ...

어느날 그러더라구요.

핸드폰시간좀 줄이게 인터넷 안되는폰으로 바꿔달라고,

자기도 한번 진짜 열심히 살아보고싶다구요

노래랑 춤은 대학교가서 다시 다녀야겠다고하더니

공부학원을 몇개 알아왔길래 등록해줬습니다



학교는 여전히 친구가 한명도 없어요.

약도 여전히 복용중이에요

성적도 아직 떨어진 그자리이긴해요.



그래도 아이가 희망에 차있고, 또 많이 노력해요.

아이가 그러더라구요. 자기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성적안나오면 어떡하냐구...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니가 이렇게 열심히 살면 공부아니고 뭘해도 성공한다구...




저도 저의아이가 아직 온전히 좋아진게 아니고,
또 그 나락의 폭이 엄청나게 크진않아서... 고민이신 선배맘들이 보시면 별것도 아니네 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제가 이 글을쓰는이유는...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많은 부모들이 노력하고있지만 그게 그아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더 멀어질뿐이라...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의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그리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아이큐100이 넘으면 누구나 공부에 재능이 있으며(공부에 재능이없어서 안한다는말 반대)
공부해서 판검사의사가 되라는게 아니라 ... 인생을 더 해상도 높게 보려면 공부라는 노력을 해볼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해주고싶어요.
그 노력을 한 시간이 여러분의 평생인생에 좋은 영양분이 될껍니다. 그리고 아직 학생이라면 그시간은 절대 늦은게 아닙니다. 포기하지말아요.


대한민국에 방황하는 모든 청소년과 그 부모가 그 암흑같은 시간의 끝을 보길 바라며...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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