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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잊는 법 좀

ㅇㅇ |2024.10.02 04:24
조회 10,814 |추천 70

(반말 죄송해요)
나 아직 학생인데
7월 말에 아빠가 췌장암 말기로 돌아가셨어
솔직히 10개월동안 아빠가 아프셨어서
맘준비 단단히 했지만
아침에 급하게 일어나면서 아빠 소식을 들을때
눈물밖에 안 났어

솔직히 아빠가 암 말기라고 들었을때 말고 크게 운 적은 없고 그냥 점점 말라가는 아빠보고 가끔 울었던거 같은데 막상 아빠 임종 직전때 되니까 차타고 가는 길 부터 계속 울었어

온갖 생각이 다 들었는데
아빠 아프고 자기 직전에 엄마한테 혼나서
진짜 조용하게 찔찔짜고 있었는데
방안에서 누워있던 아빠가 엄마한테 혼나서 속상하냐고 갑자기 오던게 생각나면서 점점 말라가던 아빠 모습이 생각났어 진짜 눈물밖에 안나고

아빠 우는 것도 아빠 아프고 처음 봤어
아빠가 암 판정받고 초반에 고비 겨우 넘기고
처음 집에 왔는데 안방에 있던 아빠가 날 불렀어

아빠는 침대에 걸터앉아있었는데 안아달라고 해서
평소처럼 안아줬지 근데 아빠가 갑자기 울었어

평생살면서 아빠 우는거 본 적 없는데
엄마랑 싸우고 집나갔을때도 나한테 웃어줬는데
아빠가 우는거야 그땐 막상 눈물 안났는데 현실감 없던거 같아

아빠가 나한테 안겨서 우는데 막 미안하대
나 결혼하는거도 못 보고 죽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때 아무말도 못했던게 너무 후회돼
아빠가 우는 걸처음보고 밤마다 앨범 찾아보고 그랬던거 같아

아빠 임종 지키러 간날 한 세시간 정도 있었는데
엄청 힘들게 숨쉬고 있었고
눈도 못떴어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가족들 다 알아보고
했는데 그날부터 기억도 못하고 엄마도 못 알아보더래

난 아빠랑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었는데
아빠랑 마지막으로 한 대화가 언젠지도 모르겠어
아빠가 죽기 전 한달 전부터는 거의 못한거 같은데
너무 후회돼 아빠가 직업상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자주 전화도 안 하고 짜증만 부린게 너무 미안해

지금와서 후회해 봤자 아무 것도 안 바뀌겠지만
그냥 아빠를 못 잊겠어

아빠가 죽은 것도 모르겠고
난 분명 아빠있는데 왜 없는지도 모르겠어

아빠 장례식이 내가 처음가본 장례식인데
생각보다 안 슬펐거든 근데 다른 가족들 앞에선
괜찮았는데 엄마랑 있을때는 진짜 너무 슬프더라고

내가 막둥이 딸이라 아빠가 날 엄청 좋아했거든
내 위에 나이많은 오빠만 셋이라서 날 엄청 아꼈어

할머니가 장례식에서 울면서
그렇게 좋아하던 니 딸버리고 먼저 가냐면서
우시고

아빠 친구들도 그래 ㅇㅇ이한테 너 얘기 많이 들었다
라고 듣고 진짜 어떻게 지냈는지도 모르겠고

사촌언니랑 같이 없었으면 진짜 정신 못 차렸을지도

그래도 나는 10개월동안 맘준비 열심히 했는데
아빠생각만하면 눈물만 나
납골당가면 엄마가 멍해져서 진짜 무슨 감정이 드는 지도
잘 모르겠어

아빠를 빨리 잊고싶은데 잊고싶지 않아
아빠 목소리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어떡하지
아빠 목소리 담긴 영상이 있지만 보면 계속 생각나잖아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어

+ 현재
안녕하세요 쓰니입니다 저는 지금 잘 지내고 있어요 생각보다 아빠의 빈자리가 컸어요.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 부모님 얘기가 나오면 그래도 아직 아빠에 관한 추억이 많아서 이야기에 낄 수 있었어요. 방학 중에 돌아가신거라 친구들에게 티내진 않았지만 가끔 부모님 얘기가 나오면 씁슬하네요. 이 글쓰고 한동안 잊고 살았어요. 적어놓고도 볼 때마다 너무너무 슬퍼서 들어올 수 없었어요. 그러고 오늘이 되서야 읽어봐요. 처음 봤을땐 2개뿐이었던 댓글이 30개가 넘었네요. 보면서 또 아빠 생각나서 울었어요. 다들 묵묵하게 잘 사시는 거 같아서 대단해요. 밤만되면 아직도 속상해서 우는데 뭐 시간이 약이라고 해주시는 것처럼 전 보단 덜하네요. 얼마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첫 생신이었어요. 식탁에 둘러 앉아 아빠가 좋아하시던 반찬이랑 국 놓고 밥 먹는데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어요. 오빠들은 묵묵하게 엄마랑 이야기하며 먹었어요. 저는 식탁에 앉자마자 아빠 없는 생일상을 보고 울었어요. 연기 폴폴나는 밥 앞에 아빠의 빈자리는 아빠가 죽었다는 걸 다시 실감시켜줬어요. 주책맞게 너무 우는 것 같아서 빠르게 밥을 마시고 방에 들어와서 맘 추스린 기억이 있네요. 아빠의 납골당을 그 일주일 동안 매일 가는? 그런 날이 끝나고는 한 번도 가보질 않았어요. 오빠들은 몇번씩 가고 그랬는데 가볼 용기가 안 나요. 지금 겨울방학이니 이번 주 안에 가보려 해요. 댓글보고 응원 진짜 많이됐어요. 형식적인 말이더라도 너무나 감사했어요. 학교 생활 잘하고 있고 뭐.. 그냥 그래요. 꿈에 아빠가 한 번 나왔었어요. 귀신이된 아빠가 저에게 잘 지냈냐며 인사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고 다시 헤어지는 그런 내용의 꿈이었어요. 그 꿈이라도 잊지 않기 위해 메모장에 열심히 적어놨어요. 너무 길어져서 쓰지는 못하지만 응원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도록 할게요. 아빠와 지나온 길을 갈때마다 심장이 텅빈 기분이지만 이제 극복할게요. 감사합니다.
엄마랑 아빠 결혼앨범보면 그냥 눈물만 나
아 아빠는 이때 이랬구나 하면서 그냥 보는데도
주룩주룩 눈물 흐르고

나 태어나기 전 오빠랑 찍은 사진보면
나보다 오빠랑 지낸 시간이 더 많은게 짜증나고 억울해

혹시 저처럼 학생때 부모님 돌아가신 분 없나요?
있다면 지금은 어떠세요?
괜찮으신건가요? 아빠 보고싶어요
아빠랑 밥 먹고싶어요
아빠 어떻게 잊죠

추천수70
반대수2
베플Dkfjzl|2024.10.05 14:49
학생! 15살, 중2때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던, 지금은 30대 중반이 된 아줌마예요 아버지가 간암판정받고 12개월 정도 투병하다 가셨는데 저도 아직도 그 날이 생생하네요. 지금은 아주 많이 정말 많이 힘들거지만, 시간이 해결해줄거예요. 굳이 잊으려고 하지마요. 절대 잊지못해요.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익숙해지면 돼요..! 저도 괜찮아지는데 한 이삼년? 정도 걸리더군요..! 매일 아빠생각나고 갑자기 눈물나고 하루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적이 없어요..! 근데 그 눈물흘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더라구요.. 그렇게 점점 괜찮아질겁니다.. 대신 그동안 본인이 하고싶은일,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들을 잘 해내면 돼요. 아버지가 돌가셨다고해서 내 스스로 위축되지도 말고 당당하게 살면 돼요. 아버지는 분명 학생이 뚝심잡고 본인의 역할을 다 하길 바라실 거예요. 저는 이제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너무나 그리운 존재랍니다. 결혼도 하고 이제 아기도 낳고 사는데, 그 당시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기 놓고가는 아버지의 심정을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이제는 젊었을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엽게 생각하고 있어요. 학생, 울고싶을때 펑펑 울어요! 보고싶으면 보면 돼요! 너무 억누르지말고 그냥 감정에 충실하면서 시간이 흘러가게 둬요! 하지만 본인 스스로를 잘 챙겨야합니다! 부디 잘 추스르길 바랍니다.
베플ㅇㅇ|2024.10.05 17:43
마음이 다 할때까지 그리워하고 슬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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