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는 따로 있나?
지난 23일 나는 설을 맞이하여 단골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 원장님은 50대 후반의 여성으로, 성격이 화통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내가 미용실에 들어서자 그녀는 먼저 오신 50대 중반의 A여성의 파마와 염색을 하고 있었고, 대기 중인 50대 중반의 B여성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한참을 기다리면서 그 분들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면서 재미있는 여성의 심리를 알게 되었다.
그날 재미있는 사건의 발단은, 고객인 50대 A여성의 핸드폰이 울리면서 시작되었다. A여성은 핸드폰의 벨이 울리자 TV의 볼륨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B여성이 TV를 침묵시키자, A여성은 핸드폰의 폴더를 열고, “응, 여기는 밖이야. 그래. 그래. 알았어. 끊어.”하고 전화를 짧게 통화하고 끊었다. B여성이 “또, 전화 왔냐?”며 눈을 흘긴다. 원장님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어?”라고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A여성은 “응. 우리 남편인데, 밖에서 전화 통화할 때, 어떤 소리가 들리면 어디냐고 계속 묻기 때문에, 집에서 전화 받을 때에도 TV 소리를 끈다.”고 대답했다. 원장님은 여자의 직관으로 “남편이 의처증이 있구나?”라고 다시 물었다. A여성은 “응. 내가 어디가면 남편 때문에 오래 앉아 있지를 못 해.”라고 했다.
이때를 놓칠 새라 원장님은 “내 친구의 남편도 그렇더라구. 친구가 직장에 다니는데, 직장 다니다보면 회의도 있고 회식도 있잖아. 그런데, 퇴근 시간 조금 늦으면 남편이 회사로 전화하고 난리법석인 모양이야. 얼마 전에는 회사의 사장한테 전화해서 자기 마누라와 무슨 짓 했냐고 싸운 모양이야.”라며, “그 사장님은 10살이나 젊은 사람인데, 환갑이 가까운 여자한테 무슨 짓하겠어?”라며 “사실 동창회 모임에 가면 남자친구들과 악수도 하고 손도 잡고 이야기하지만 무슨 감정이 일어날 나이는 지났잖아?”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A여성도 원장님의 말씀에 맞장구를 치면서, “맞아. 싸우기 싫어서 남편에게 제발 그러지 말라고 따지지 않지만, 정말 어떤 때는 홧김에 바람피우고 싶은 마음도 생기더라구.”하면서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때 옆에 있던 B여성이 “자기들은 좋겠다. 우리 남편은 내가 외출을 해도 전화 한통 없는 위인이야.”라며 “나도 당신네들처럼 어디 있냐고 묻는 남편이 있으면 좋겠다.”고 부러운 듯 말했다.
나는 그녀들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 세상에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가 따로 있나? 남편이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을 병행하면 여자들은 모두 착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국민의 사생활에 지나친 간섭과 국민의 의견에 무관심해진다면, 마냥 착한 여자처럼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때로 착한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를 참고 들어주듯, 정부도 국민의 볼멘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무조건 권위로 여자의 입을 막고, 국민의 입을 막는다면 언젠가 그 스트레스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원장님이 “남자들은 나이 먹으면 약해지고, 여자들은 강해지잖아. 남자들이 그것을 정말 몰라.”라고 말하자, A여성이 “그렇지 않아도 울 남편 나이 더 먹을 때까지 꾹 참고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갑자기 나는 여자와 국민들이 무섭게 여겨졌다. 미용실은 정치 철학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공간이다.
일상생활 속의 정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