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든 결혼에 대한 생각..
ㅇㅇ
|2024.12.31 01:57
조회 38,676 |추천 23
10대때부터였던거 같아요
엄마아빠처럼 살고싶지 않다
부모님의 사이가 좋았던 기억은 없어요
그렇다고 나빴던 기억도 별로 없는게 일하느라 아빠는 며칠에 한번씩 집에오고 엄마도 타지에서 일하느라 며칠에 한번씩 집에오고 저도 졸업하자 마자 타지에서 일하느라 한두달에 한번 집에 내려가고
네식구 다 모이는건 제가 내려가는 주말이 전부라 부모님 사이가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요
제 성격이 애교있고 다정다감한 타입도 아니고 아빠도 무뚝뚝한 경상도남자 그 자체라 네 식구가 모여도 밥 한끼먹고 각자 방에 들어가서 할거 하고 모여앉아도 대화없이 티비보는게 전부고
몇번해보니 연애도 재미가 없어요 감정소모에 지치고
나름 완벽주의자라 내가 애를 낳아도 완벽하게 키울수 있을까 라는 상상만으로도 피곤하고
가깝던 친구가 힘들게 임신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장애가 있어서 고생하는걸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저렇게 살 자신은 없다고 느꼈고 내 인생에 애는 없다 라고 스스로 못 박았죠
연애는 재미없고 애 낳을 생각도 없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어느순간부터 비연애 비혼이었어요
못했다고 말해도 상관없어요
못한거든 안한거든 저한테는 별차이 없거든요
외로움도 잘 안타고 집순이라 혼자 먹고 사는것도 행복했고
근데.. 몇년전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사고였고 장례치르는 동안 물 한모금을 못 삼키고 울었어요
그때 문득 아빠한테 미안하더라구요
이 자리에 사위라고 누가 있었으면 아빠가 더 편하게 눈 감았을까 라는 생각
아빠가 그렇게 결혼해라 타령할때 한번쯤 아빠가 없는 이런 순간을 상상이나 해볼걸 하는 생각
순간순간 잠깐 들었던 생각이어서 울다가 까먹고 그랬어요
나이차 많이나는 사촌오빠 딸이 이번에 결혼을 해요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병원에서 갓 태어난 딸을 안아볼때부터 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가는 순간을 상상했었는데 그런날이 진짜 왔다고
그 얘길 듣는데 또 아빠한테 미안하더라구요
아빠도 그랬을건데..
결혼식장에서 내 손잡고 같이 걷는것도 딸 가진 아빠의 상상중 하나였을텐데
그까짓게 뭐라고 못 이뤄드렸나.. 하는 생각
어느날 엄마 핸드폰을 보는데.. 어떤 사람과 신랑 이라면서 문자를 주고받더라구요
큰 정없이 살았다지만 그래도 40여년을 같이 산 남편 죽은지 얼마나 됐다고 딴놈이랑 신랑각시 하고 있나
그러다 어느순간 엄마도 가고나면 동생이랑 나랑 세상에 둘뿐인데.. 연락하고 만나지 않아도 엄마가 있고 동생이 있다는게 나한테 얼마나 든든한지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이렇게 혼자 늙어서 언젠가 엄마 나이가 됐을때의 내 자신이 갑자기 가엽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늙어서 내옆을 지켜줄 남자 하나 만나서 대충 결혼이나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지금 외롭지는 않아요
근데 순간순간 가슴에 얼음송곳이 찔리는것처럼 시리게 저릿할때가 있는데 이게 외로움인가.... 싶긴해요
크게 사랑이라는 감정없이 밤에 불꺼진 집에 혼자 집에 있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존재
무슨일이 생겼을때 눈치보지 않고 바로 전화할수 있는 존재가 있으면 나중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전히 혼자인게 좋지만 가끔은 밤이 무섭고 문밖이 무섭고 지금은 아픈곳이 없으지만 혹시라도 아플지도 모를 날들이 무섭고
이런 마음과 감정으로 누군가랑 같이 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것도 아직 철이 안 든걸까요?
- 베플00|2024.12.3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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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세요... 둘이라고 외롭지 않은 거 아니고, 눈치 안보고 연락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프면 남편이 곁을 지킨다.... 그런 순애보 흔치 않습니다. 병원에 가보세요. 남편이 병수발 드는 집 별로 없습니다. 나는 온전한 1이 아니라... 0.5라는 생각으로 다른 0.5를 찾아서 1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사람은 처음부터 1이였음. 1로 혼자 똑바로 못 서면 결혼하면 더 지옥입니다. 더구나 결혼을 누굴 위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아버지 로망을 위해서 그냥 대충 하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어요. 지금도 누굴 만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돼요. 하지만 왜 결혼을 해야하는 지는 더 고민해보세요.
- 베플ㅇㅇ|2024.12.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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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써놓은 글 다시 읽어보세요. 이상한거 못느끼시나요? 한평생 님 자신이 아닌 남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잖아요. 부모님의 불화, 친구 아이의 장애, 남의 불행한 부분만 보면서 비혼 선언한 것도, 식장 같이 들어가는 아버지 소원 못들어준것 같아 비혼한걸 후회한다는것도, 이제사 혼자된 엄마를 보면서 나중에 엄마나이 되면 외로울까봐 결혼을 생각한다는것도요. 님같이 늘상 판단 기준이 남인 사람은 혼자 살아도 둘이 살아도 불행합니다. 님은 당장 얼레벌레 아무나 잡아서 결혼해봤자 혼자 잘사는 싱글 보면서 결혼한거 후회한다고 할 사람이에요.
- 베플ㅇㅇ|2024.12.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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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외롭긴 매한가집니다. 본인 멘탈을 튼튼하게 할 생각을 해야지 지금 내가 외로운거 같아서 결혼해야겠다 그런식으로 접근하면 그 결혼 무조건 망해요. 서로 죽고못살아서 천년의 사랑을 끼고 시도해도 실패하는 사람들도 숱하게 많은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가정을 꾸리겠다는건 상대 남자한테도 민폐에요. 쓰니 같은 분들은 불교도 좋고 기독교도 좋으니까 종교를 가지는게 훨씬 좋다고 봅니다.
- 베플ㅇㅇ|2024.12.3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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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거나 병들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옆에 묵묵히 있어줄 사람은 젊어서부터 그만큼 수고와 투자와 헌신 희생을 해서 얻어지는거임. 어디서 갑자기 띡! 하고 나타나는게 아님. 그것도 회수가 불확실 한 곳에 도박하는 심정으로 투자하는거임. 나는 젊어서 부터 시간과 열정과 노력을 다했는데도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바람나서 이혼하거나 하면 투자한 모든 것을 회수 못하는 거임. 배우자에게 투자하느니 그 노력을 자신을 단단하게 하는데 투자해서 뿌리깊은 나무가 되는 게 훨씬 나은거임.
- 베플ㅇㅇ|2024.12.3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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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크신거 같네요. 결혼식장 아빠와 입장 못한것에 대한 자책 할필요 없어요. 아빠 로망을 위해 님이 결혼해야할 의무 없음. 엄마가 새로운사람 만나는게 서운하거나 꼴보기 싫을 이유도 없음.. 사별하고 자식 다컸는데 평생 혼자 지내야 할 의무도 없고, 재혼 안하더라도 한살이라도 젊을때 믿을수 있는 사람 만나는게 나음.. 아버지가 사고로 떠나셨다니 물론 힘드셨겠죠, 그 마음을 치유하시고 님이 진짜 어떤삶을 원하는지 성찰해보세요. 결혼도 혼자의 삶도 장단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전 폭력가정에서 자라와 줄곧 비혼 외쳤고 30대 후반인데 이게 맞나? 싶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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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ㅇㅇ|2024.12.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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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봐도 30살 넘은거같은데 어차피 결혼 못하시니까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