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소녀가장처럼 살아왔어. 우리 집이 가난한 건 아니었지만, 늘 부족함 속에서 자랐어. 아버지는 공무원이었지만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들어오는 날엔 엄마를 폭행하고 살림을 부쉈어. 본인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바람을 피우면서도 가족은 외면했지. 정작 집에는 빚과 불안정한 경제 상황만 남겼고. 엄마는 넉넉지 않은 생활비로 우리 셋을 키우셨지만, 아스퍼거 성향이 있어서 감정적인 보살핌은 부족했어. 어린 시절부터 동생을 내가 키우다시피 했고, 언니는 엄마의 묵인 아래 나에게 폭력을 행사했어.
대학에 가서 죽어라 공부하고 잠안자고 일하며 20년 동안 집에 돈을 보탰어. 하지만 아빠는 자신의 재산은 다른 투자를 위해 계속 빚을 내고, 이자로 인해 재정 상황은 더 악화됐어. 아빠에겐 건물 한 채가 있지만, 빚이 너무 많아 정작 가족에게 돌아오는 건 없다는걸 알지만 아빠는 늘 그걸로 엄마와 가족들을 회유해. 나는 고정적으로 부모님께 매달 100만 원을 드리고 있고 매년 꾸준히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으면 7천 8천만원을 가족들에게 쓰고 있는데도 아스퍼거 엄마는 늘 생활이 너무 힘드셔. 가족 대소사는 여전히 내 몫이고. 언니는 50이 되도록 아무것도 모은것없이 아빠만 믿고 살고 있고 그나마 몸도 안좋아서 병원비가 많이 나가고 있고, 동생은 자식이 둘인데 매번 나에게 기대면서 힘들다고 해. 가끔씩 부모님집에 들려 벽마다 주렁 주렁 매달린 엄마 옷들이나 여러 잡동사리들을 보면 기생충 영화속 가난한 집이 더 깨끗했던거 같아. 엄마는 늘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안에서 최선을 다하시지만 모든것이 엄마역량 밖이라 기대를 하는 내가 바보가 되는 상황이야.
나는 좋은집에서 잘지내. 나혼자만 먹고 산다면 난 풍족하게 살거야. 처음엔 나혼자만 잘사는것같은 죄책감에 나중엔 의무감 반 책임감 반으로 노력했어. 이십 대에는 ‘내가 힘내면 나아지겠지, 언젠간 다른 가족들도 노력하겠지, 힘이되겠지’ 라고 생각했어. 근데 이제 곧 50이 되는데 변한 건 없어. 나만 계속 뼈를 갈아 가족을 끌고가는 느낌이야.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고, 다들 고마워하는 것도 알지만 이제는 너무 지쳐.
일을 너무 해서인지 뇌종양이 생겼어. 자라지 않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뇌종양이라는데 지난 몇년간 조금씩 커져서 일도 그만둬야 할것 같아. 제작년에 폐경이오고 갱년기에 몸도 힘들어지고 있는데, 내가 죽고 나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살려고 이러는 걸까…차라리 지금 내가 죽으면 내가 쓰지않고 남겨줄 유산이 그들에게 더 도움이될라나.. 앞으로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나에게 들어갈 돈도 필요할텐데..
다른 사람들은 다 어떻게 살고 있는거지…
어디 말할곳이 없어서 하소연 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