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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구해준(?) 엄마를 보며 느낀 나의 마음.

쓰니 |2025.02.28 09:17
조회 1,313 |추천 4
곧 팔순을 앞 둔 아버지.아버지보다 8살이 어린 엄마.
두 분은 맨날 싸우신다.음... 싸운다기 보다 거의 엄마의 잔소리 폭격이다.
아버지는 네. 안 그럴게요. 하면서도가끔보면 엄마의 속을 뒤집는다.

시골 작은 동네에 살고 계시는데회관에서 우리집으로 오는 길에깊은 도랑(?)이 있다.겨울이라 물은 없지만 한번 빠지면 나오는 게 여간 쉽지 않은 곳이다.
마을회관에서 거나하게 한잔 걸치시는 아빠한테엄마는 또 전화로 잔소리를 퍼부었다.더 취하지 말고 빨리 오라고....
아니나 다를 까.난 피곤해서 먼저 자려고 누웠는데다급한 엄마의 목소리
야! 얼른 일어 나!아빠 또랑에 빠졌다!아 정말 못살겠다.ㅇㅇ한테 전화해!
ㅇㅇ은 같은 동네 사는 내 동생.
허겁지겁 식은 땀을 흘리면서그 밤에 후라시 들고 아빠가 빠진 또랑으로 뛰어간다.
모처럼 부모님집에 들른건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 밤에..엄마는 소리를 막 지르면서 아빠한테 화를 내면서 잡아 당기고,나랑 내 동생은 천천히 침착하게 아빠를 또랑에서 꺼냈다.
카랑카랑 엄마의 목소리는 논두렁을 울렸다.동네사람 깰 까봐 조마조마했다.
하수구냄새 풍기며 아빠는 또랑에서 나왔고,미안함다 잘못햇슴다 하면서 화내는 엄마한테 사과하신다.
집에 와서 소리를 지르면서도 냄새풍기는 옷이며 신발이며 벗겨주고욕실까지 아빠를 끌고가 씻겨준다.
다행히 다치지 않아서 한시름 놓았다.

오늘 아침.
"엄마는 참 아빠를 사랑하는구나." 라고 했다.
"헛소리 하지 마!" 하면서 니네 아빠 때문에 못살겠어 한다.
엄마, 내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정서방이 똑같은 이런 상황이 생기면난 엄마처럼 못할 것 같아.땀을 뻘뻘 흘리면서 허겁지겁 부랴부랴 아빠를 구하러 가는 엄마 보면서나도 저럴까 싶었어.

진짜다.난 못할 것 같다.남편이 술먹고 또랑에 빠졌다.?니가 알아서 나와. 하며 모른 체 했을 거다.
또 한번 내 마음을 알아차린 시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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