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살 여자입니다.
3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고, 연애 초반부터 서로의 집도 왔다갔다하며 가족들과도 다 잘 지내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저희 부모님과 여행도 하고, 저 역시 남자친구의 가족들 생일파티 등 잘 참석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양가 부모님들은 자연스레 저희가 결혼할거라고 생각하고 계세요. 물론 저희도 그렇구요.
그런데 며칠 전부터 제 마음에 있어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 남자친구 정말 착하고 성실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주는 사람이에요.저 역시 남자친구랑 둘이 같이 노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습니다. 같이 있으면 너무 편하고 평생 온전히 나의 편일 것 같은 사람이에요. 서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저희를 보면 너희는 꼭 결혼하겠다. 라는 말을 정말 많이들 하세요.
그런데 저는 남자친구가 건설적인 사람이었으면 해요. 남자친구의 취업도 제가 많이 도와준 게 맞지만.. 남자친구가 하는 생각이 단순하게 이 직장에서 몇 년 정도 경력을 쌓다가 본가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싶다.(지금은 지방에서 일하기 때문에 주말에만 본가로 올라와요) 이런 게 아니라 내가 더 좋은 회사, 좋은 위치에 가기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하며, 평일 퇴근 후엔 뭐를 더 준비해야 하며, 그게 꼭 아니더라도 운동이라도 했으면 합니다.
남자친구 절대 게으르지 않아요. 주어진 일 정말 열심히 하고 성실해서 평판도 너무 좋습니다. 제가 가끔 이러이러한 걸 준비해보는 게 좋지 않겠냐 라고 말하는 부분을 모두 인정하지만, 취직 후 자기개발, 또는 자기계발이라도 해본 적이 없어요. 평일에 타지에서 생활하며 외로움을 느끼는 거 다 알고 있고, 힘들 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권유는 해봤지만 강요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에 대학교 후배를 만났어요. 조언받고 싶은 일이 있다며 찾아온 후배였는데, 정말 열심히 살고 있더군요. 본인 인생에 있어 시간을 나누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후배를 만나고 나서부터 제 마음이 너무 안좋아지더라구요. 내 남자친구도 이랬으면 좋겠는데..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겠지만 조금 더 노력할 수 없나? 요즘같은 시대에 뭐라도 하나 가지고 있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애정이 식은 것처럼 느껴져요.
남자친구는 아직도 저만 보면 설레고 너무 좋다고 하지만, 저는 아니거든요. 사실 몇 년 만나면서 남자친구를 볼 때 설레는 감정은 그렇게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설렘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많이 사랑해요. 그래서 저 역시 당연히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결혼 상대로도 너무 좋은 사람이라 아 내가 정말 좋은 사람만났구나. 이 사람이 와준 게 참 고맙다.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참 큰 축복이구나. 와 같은 생각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후배를 보고 나서 이 사람이랑 계속 만나다 결혼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해도 전과 같이 마냥 좋기보다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연애를 여러 번 해봤어도 사실 이렇게 가족들과도 가깝게 지낸 것도 처음이고, 이런 류의 고민을 해보는 것도 처음이라 많이 어려워요. 또 제가 이제 30줄에 들어서니 많은 고민이 드는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남자친구와 공유하고 같이 해결해보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많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참고로 너는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냐. 라고 하실 분들께 조심스레 말씀드리자면 저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결혼하고 일 그만 둘 생각도 없고, 저는 평생 일하고 싶습니다.
여러 조언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