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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올해 스물여섯입니다
세상이 너무 버거웠어요. 사람들도, 나 자신도 싫었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어요. 그래서 머리를 깎고, 조용한 산 속 절에 들어갔습니다.
속세의 욕망에서 멀어진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그곳에도 인간이 있었고, 인간의 욕망은… 절도 가리지 않더군요.
절의 수행 공간, 수계자 숙소엔 나 혼자 여자였고,
며칠이 지나면서 점점 느껴졌어요. 스님들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걸.
한 달쯤 지났을 무렵, 그 일은 시작됐습니다.
새벽예불을 마친 밤. 누군가 내 방문을 조용히 열었어요.
처음엔 무서웠지만, 그게 한 번이 아니었고…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큰스님, 주지스님까지도요.
내 방은 더 이상 나만의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어요.
여자라는 이유로, 나는 이 세상 그 어디서도 안전할 수 없구나.
눈을 뜨고도 다시 감고 싶던 날들이 이어졌어요.
사람이란 게, 반복되면 감각도 무뎌진다더니…
어느 순간 나는 내가 당연히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잘못된 건 나일까? 여자이기 때문일까? 왜 나만…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까?
스님들에겐 위계가 있었고, 나는 그 중 가장 밑이었어요.
거부하면 방에서 쫓겨났고, 공양도 못 받는 날도 있었어요.
그런 식으로 그들은 날 조용히, 확실히 길들여 갔죠.
그 중 몇은, 나를 위하는 척 다가왔어요.
"이건 사랑이야. 나중엔 고마울 거야."
지금도 그 말이 뇌 속에서 끈적하게 맴돌아요.
하지만 어느 날, 법당 뒤쪽에서 내 또래쯤 되는 여자의 사진이 놓인 제사상을 보게 됐어요.
'이 아이도… 나처럼 여기 있었던 걸까?'
그 순간, 눈을 피하지 않기로 했어요.
죽지 않기 위해,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는 핸드폰도, 밖에 연락할 방법도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 피시방에 내려와서 글을 씁니다.
아무도 모르게 도망쳐 나왔고, 아직 갈 곳도 없어요.
경찰이… 과연 제 말을 믿어줄까요?
‘그럴 리 없다’며 무시하진 않을까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까요?
하지만 그건 또다른 싸움이에요.
제 과거를 매번 꺼내야 하는 싸움.
그걸 견딜 수 있을까… 아직 자신이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냥 아무 일 없던 척,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배웠다 치고 살아갈까도 생각했어요.
근데 참 아이러니하죠.
요즘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진 것 같아요.
사람이 날 어떤 눈빛으로 보는지
가식 뒤에 감춰진 감정이 뭔지
예전보다 더 잘 느껴져요.
어쩌면,
이 긴장감이
내게 필요했던 무언가였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게 너무 씁쓸해요.
왜 내가 상처받고,
내가 공부하고,
내가 강해져야 하죠?
잘못한 건 내가 아닌데...
지금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어요.
경찰서로 갈지
변호사를 찾아갈지
아니면 오늘 이 글을 마지막으로
그저 이 일을 내 마음속에 묻어야 할지...
내가 지금 필요한 건 조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용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도, 그 용기에 방향을 주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혹시라도 비슷한 일을 겪으셨던 분들 계신가요?
그 이후,
어떻게 살아내셨나요?
여러분이라면…
저처럼 이 자리에 앉아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