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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없는 시댁.

돈이웬수 |2009.01.28 09:53
조회 1,554 |추천 0

결혼 1년 좀 넘은 새댁입니다.

남편 위로 누나 하나, 아래로 남동생 하나 있네요.

우리 결혼하기 1년 전에 남동생이 먼저 결혼했는데 시댁이 워낙 가난한 지라 집에 있는 돈 박박 다 긁어서 서방님 장가 보냈나 보더군요.

우리 결혼 몇개월 앞두고 서방님이 살던 전세집에서 주인 사정상 나오게 되었고, 전세집을 못 구해 빚을 더 내서 작은 아파트 하나를 샀습니다.

예비신랑... 며칠동안 절 설득, 아니 지치게 만들어 "돈 해주던지 말던지 알아서 해!"란 말을 제 입에서 나오게 한 뒤 빚내서 서방님 돈 해 줬습니다.

또한 늙고 병드신 부모님 전세집 전전하게 할 수 없다며 빚 더 내서 시부모님 작은 빌라 하나 사 드렸구요.

그래서 대기업 7년동안 다닌 신랑은 적금 통장 하나 없이 빚만 수천 떠 안고 저랑 결혼을 했습니다.

화나고 속상하긴 했지만 25년 넘게 병석에 계시는 아버님과 젊은 나이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시느라 힘들게 일하시고 자식들 기르느라, 병든 남편 병수발 하시느라 고생하신 시어머니께 집 사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시부모님 돌아가심... 저희에게 대부분의 소유권이 있을테니 일종의 투자라 생각했죠.

 근데... 서방님 돈 해 준 건 참~~ 그러네요.

서방님도 대기업 다니고 동서도 맞벌이하는데... 결혼하며 집안 돈 다 긁어가서는 집 사는데 돈 부족하다고 땡전 한푼 없는 형이 빚까지 내서 돈 해주는 건 참~~~~~

 

 

신랑과 저는 3년이란 시간동안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했습니다.

그게 다 돈 때문이었어요.

부족한 거 모르고 자랐던 제가 자기와 결혼해서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울면서 그렇게 헤어졌다 만났다를 여러번....

그놈의 정이 뭔지... 오히려 제가 그 사람을 더 잊지 못했던 것 같아요.

서로 책임져야 할 행동은 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 사람이 제 모성본능을 제대로 자극해버린거죠. 아효...

가난을 함께 하는 것이 두렵기 보다, 그렇게 큰 짐을 지고 있는 그 사람의 짐을 나눠지고 싶은 철없는 생각만 가득했네요. 지금에야 발등을 찍습니다만...

저희 친정도 돈이 튀게 아주 부자는 아니지만 정년까지 공직생활 성실히 하시는 아빠와 알뜰한 엄마 덕에 특별히 부족한 거 모르고 자라왔고, 저 또한 대학 마치자 마자 공무원생활을 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어 가난이나 돈의 부족함은 모르고 컸습니다.

 

 저희집에서 좀 반대가 있어서 친정엔 남편이 모아놓은 돈과 제가 모은 돈으로 사는 거라며 거짓말 하고 주택담보 대출, 공무원대출, 마이너스 통장, 보험담보 대출 등등 무리해서 아파트도 구입하고 집 리모델링도 하고... 그렇게 결혼 준비를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직장생활하면서 1억 가까이 모아놓은 돈이 있어서... 그래도 결혼하면서 생긴 빚은 1억이 넘더군요.

결혼하고 몇달은 정말 불쌍하게 살았네요.

마이너스 통장도 꽉꽉 차고, 통장 잔고 없어 카드값도 못 빠져나가고....

그 와중에 시댁에 생활비 꼬박꼬박 대 드려야했죠.

우리 부부 옷 한벌 제대로 못 사입고 먹고 싶은 과일 참아야 할 때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둘이 한달에 600만원 정도 버는데 그렇게 생활한다 하면 사람들이 웃겠지요.

하지만 모든 결혼준비를 카드로 했던 터라, 매달 수백만원씩 나오는 카드값에 정말 불쌍하게 살아왔네요. 그리고 빚이 5개나 되니 대출 이자만 해도 장난이 아니더군요. 하나씩이라도 빨리 줄이자는 생각에 무리해서 빚을 갚다보니 대출금 상환액이 매달 수백.

 

정작 우리 부부는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 돈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서로 안쓰러워 껴안고 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친정도 시댁도 아무도 우리 사정을 모릅니다.

친정에는 친정 부모님 뵐 낯이 없고 울 신랑 미움 받을까봐 울 부모님 속상할까봐 둘이 잘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처럼 허세 부리게 되고, 시댁엔 남편이 별 내색을 안하는데 제가 먹고 살기 힘들다 죽는 소리 하기 싫어 그냥 있었더니 시댁식구들이 저희한테 대놓고 바라시기 시작하는 겁니다.

 

시어머니께선 '너희 부부가 벌이가 젤 좋으니 형제들한테 베풀고 살아라.'며 대놓고 말씀하셨습니다. 한달에 600넘게 버니, 늙으신 시어머니 입장에선 엄청 많은 돈이지요. 그 돈을 다 어디다 쓰나 쓸 데 없는 걱정을 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허나... 월급타면 대출금상환으로 은행에 들어가버리는 돈이 얼마인지, 시댁에 들어가는 돈이며, 카드값이며... 통장에 찍혀있는 숫자로만 아... 내가 월급을 받긴 받았구나...라고 알 수 있는 형편인데...

매달 드리는 생활비 외에도 가끔 용돈을 달라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모님들 만나서 재밌게 노시다 오세요~~"란 제 전화가 무색하게

"니가 용돈을 안 줘서 재밌게 놀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란 대답으로 날 무안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런데 결혼한 지 8개월 정도 지나 남편이랑 돈 문제로 대판 싸우고 이혼하네 마네 시댁식구들께도 알려지게 되고 나서야 시댁에서 우리 부부가 힘들게 사는 걸 알게 되시곤 요즘 시엄니께서는 괜히 우리 눈치 보시고, 과일 하나 사 들고 가도 "너희 돈 없는데 뭘 이런 거 사왔냐"하십니다. 그런 시어머니 보면 죄송하기도 하고 맘 아프기도 하고 그런데요....

 

문제는 시누이랑 서방님은 아직까지 개념을 찾지 못했다는 겁니다.

 

대기업 다니는 묘미는 1월에 나오는 꽤 많은 성과급이지 않겠습니까?

남편 성과급 나오면 마이너스 통장 메꾸고 내 명의로 된 공무원 대출 상환하려 목을 빼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적은 돈이 나와 실망하며 마이너스 통장 겨우 메우고 제 대출금 반 정도 상환하고 아쉬워하고 있는데...

시동생은 전화걸어 자기 보약 한재 해 달라 하지를 않나...

시누이는 어머님 아버님만 모시고 외식했다며 치사하다고 식구들 다 모아서 다시 쏘라고 하질 않나...

또 시누이는 울 아가 돌잔치 해서 받은 부조금으로 시어머니 해외여행 보내드리라고 하지를 않나...

 

하도 어이가 없어 어제 신랑에게 물었어요.

시댁에서 우리 빚 아직까지 저렇게 많은 거 모르냐며...

우리부부 악착같이 산 덕에, 5개였던 빚도 2개로 줄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꽤 많은 빚이 있거든요. 그래도 빚갚는 속도에 우리도 부부도 놀라 뿌듯해하고 그랬습니다.

신랑이 그러더군요.

"우리 빚 많이 갚았다고 자랑했더니 그러나보네..."

짧은 시간안에 그렇게 많은 빚을 갚았다면 우리 동생, 우리 형 부부가 얼마나 힘들게, 열심히 살아왔을지 대견해 하고, 자기들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해하기는 커녕... 우리는 돈이 튀고 돈이 남아돌아 그런 줄 아나 봅니다.

 

시누이와 시동생의 개념없음은 이번 처음이 아닙니다.

결혼 후 자동차가 필요하긴 했지만, 돈이 없어 못 사고 있었더니 친정에서 저 결혼하고 남은 부조돈 천만원을 주시더군요. 보태서 차 사라고...

신랑한테 엄마가 돈 준다하더라 했더니 철없는 신랑, 시댁에 자랑했나 봅니다.

수시로 전화해서 차값 받았냐며 물어보는 시누이. 시동생은 캐나다 해외출장 가서까지 전화해서 물어봅디다. " 차 값 받았냐?"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우리 친정에 맡겨놓은 돈 받는 것도 아니면서 돈 받아왔냐고 물어보는 철없는 오누이.

 

우리 식구들을 예전부터 내돈은 돈으로 보지 않았다며 어느날 신랑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적이 있어요. 매번 누나와 동생에게 모든 걸 양보하고 희생해야만했던 신랑.

가난한 집 장남으로 실질적인 가장으로 항상 희생하고 참아야만했던 신랑.

신랑 생각하면, 시부모님 생각하면 잘 하고 싶지만...

철딱서니 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시누이와 시동생을 보면 정말 열이 뻗칩니다.

만날 때마다 명품 가방 바꿔들고 오는 동서. 아직까지 시집가지도 않고 버는 돈 모두 쇼핑으로 써버리는 나이많은 시누이. 자기 형 등골 빼 먹을 생각만 하는 시동생...

 

난 그사람과는 다르게 얼른 빚갚고 더 넓은 아파트로 옮겨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그 사람들은 우리도 같이 흥청망청 쓰고 망했음 하는 마음인가 봅니다.

아...

매번 이런 게시판에 글 남기는 걸로 스트레스 푸네요.

우리가 번 돈, 알뜰살뜰하게 쓰면서 왜 치사하다느니 주접떤다는 소리를 시누이랑 시동생에게 들어야 하는지... 그러면서 왜 주접떨고 치사한 우리 돈 빼먹으려 저렇게 안달인지...

 

마인드 컨트롤 들어가야겠네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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