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빠를 원망하고 증오하며 30년을 살았습니다..
여기서 많은 부부갈등의 글을 읽으며 다들 남편이 죽일놈이네 어쩌네하지만
난 우리아빠만큼 죽일놈은 아직 못만났군요..
그덕에 남자에 대해서도 증오심만 가득 키우고
남자를 믿지못해 20대초반에는 의처증에 미저리라는 소릴 들으며 남자를 사겼습니다
독신주의였습니다..
남자는 믿지못할 동물..
죄다 우리아빠같은 놈들 뿐일것이다 라는..
그저 나 심심할때 만나서 노는게 전부인 그런 존재들..
잠시 이해를 돕기위해 아빠얘기를 하자면
그냥 여느 나쁜남편들처럼 폭력에 바람에 노름에 3대조건 다갖춘 백수건달입니다
어릴땐 자세한 내막은 몰랐죠..
그냥 바보같은 엄마는 매일 맞으며 머리터져 피흘리며 울고있는일이 태반이고
아빠는 그러고 집나간후 가끔 다시 집에오면 저랑 동생이랑 엄마는
또 언제 맞을지 모른다는 그 공포와 불안감..
차라리 아빠가 안들어오는게 행복했던..
사람들앞에서 각목으로 맞는건 일도 아니였고
그럴때마다 팔이 금가던지 부러지던지..
내나이 서른되서 결혼할때가 되니
어찌나 엄마도 바보같이 살았는지..
참 한심하면서도 눈물이 나더군요..
노름하다 잔뜩 빚지고 열받은 상태에서 집에들어오면
그런 남편 배라도 고플까바 밥차려 갖다 바치면 다 엎어버렸죠..
돈꼴았는데 밥이나 차리지말고 돈구해오라고..
그러면 또 한참을 때리다 나가버리고..
어디서 다방년인지 술집년인지랑 바람나서
밤에 몰래 자고있는 나와 내동생을 차에다 실어
어디 산골짜기 집에다가 쳐박아뒀었죠..
눈떠보니 엄마는 없고 외딴집에 저와 남동생 꼴랑 둘뿐..
옆에 짐가방을 보니 엄마가 정성스레 편지와 사진을 넣어두셨어요..
아빠말 잘듣고 밥잘먹고있으라고..
엄마가 곧 데릴러가겠다고..
머 한두번 있는일도 아닌데 또 동생과 나는 한참을 숨죽여 우네요..
아빠가 우는소리를 되게 싫어하거든요..
우는소리내면 때려요..그래서 몰래몰래 숨죽여 울어야되요..
그러다 엄마사진보고 우는걸 발각되기라도하면
엄마사진 다 찢어져있어요..
밤에 몰래몰래 엄마랑 통화하며 울던일을 어떻게알았는지
다음날 저나할려고 수화기를 드니 저나가 끊겨있더라구요..
바람녀랑 허구헌날 어딜 돌아다니는지
집에는 항상 저와 제동생 뿐입니다..
장롱위에는 죠리퐁 한박스가있구요 냉장고에는 우유가 많아요
잘먹어야댈 어린나이에 삼시세끼를 죠리퐁에 우유만 말아먹었네요..
전 지금도 죠리퐁을 먹지 않습니다..
초등학교시절에도 1년에 두어번 전학을 다녔고
제때 전학수속을 밟아주지 않아서 개근한번 해본적없구요
전 초등학교6학년땐 선생님도 인정해주는 전교에서 제일 마른 아이였어요..
당연히 남들 다있는 초등학교 친구도 없구요 동창회도 못가네요..
얼마다니질못해서 동창이라고해도 모르거든요..그애들도..나도..
중학교때 다시 엄마는 저희때매 재결합을 하셨고
그때부터 살이 붙기 시작했죠..
저희도 머리가 크기시작하면서는 아빠도 바람녀와 집을 나갈땐
저희를 몰래 데리고 못가더군요..
이젠 자는아이 몰래 안고 훔쳐가기엔 너무 커버렸거든요..
그러면서 엄마와 헤어지지 않고 살수있게됐습니다..
남동생도 아빠보다 키도 훌쩍 커버려서
엄마를 때릴수없게되었죠..
이젠 우리가 엄마를 지켜줄수있을만큼 커버렸으니깐요..
하지만 노름과 바람은 끊이질않죠..
잔소리하는 엄마를 우리없을때 죽여버린다고 집에 불질러놓고
엄마의 얼굴에 큰화상을 입혔을때..이혼을 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안했어요..
나 나중에 시집갈때 이혼집안이면 흉잡힌다고
나 시집가기전까진 이혼하지않을꺼라구요..
그러다 내가 20살이 되었을때 아빠는 교도소에 가셨어요..
하도 많은일이 있어서 다 적진못했지만
교도소간일도 한두번이 아니여서 아무렇지않았습니다..
뉴스에도 나왔었는걸요 잠바뒤집어쓰고..
참 웃긴게 잠바를 뒤집어쓰고있어도 나는 알아보겠더라구요..그게 아빠란걸..
엄마는 그것도 남편이고 애들 아빠라고 지극정성으로 옥바라지를 하셨죠..
어느날 면회갔다 오셨는데 하염없이 우시더라구요..
무슨일이냐고 물어봤더니..한참을 말씀 안하시다가
면회갔는데 엄마에게 종이쪽지를 내밀더랍니다
그 종이에는 어떤 핸펀번호가 적혀있었는데 거기로 저나좀 해달라고 하더랍니다
"오빠는 잘있으니 걱정하지마"라고..
저는 여기서 개거품을 물었죠..
그리하여 저 21살될무렵에 이혼을 하셨습니다..
강력히 제가 추진했구요
난 이혼가정이라도 떳떳하게 시집갈수있으니
이젠 엄마도 엄마의 행복을 찾아 편히 살으라고..
그리고 이혼함과 동시에 저는 카드빚 1500마넌으로 신불자가됐습니다..
내가모르던 카드..난 카드쓸줄도 모르는데..
아빠짓이더군요..
한창 사회생활해야할 21살 어린나이에 신불자가 되서
이래저래 취직도못하고 홧병은 있는대로 생겼고
성격은 성격대로 삐뚤어져서 전 못된여자가 되었습니다
가끔씩 아빠가 만나자고 연락오면 만나서 대판 싸우고
바람핀년 만나서 머리끄뎅이도 좀 잡아주고..
엄마가 하고싶었던 일을 내가 다 해주고 다녔어요
욕쟁이에 쌈꾼에 신불자에 할일없는 백수에..
어린나이에 고생만하고 부모잘못만나 무능력하게 변해버린딸에게
엄마는 큰소리한번 치지못했습니다..
그저 본인 잘못이려니..그저 본인탓이려니 하고..
그래서 독신주의에 남자에게 불신만 가득찬 그런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제게 28살에 운명같은..결혼을 하고싶게만드는
그런남자를 만났습니다
온세상남자가 다 아빠같을줄 알았던 제게
천사도 있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주는..그런 아이..
2년의 연애를 했고 1년남짓 동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들어서
남친부모님집에 인사를 갔습니다..
우리집과는 전혀다른 분위기..
전업주부 어머니에 고지식한 아버님..
서로를 위해주며 평생 사랑으로 살고계신 두분..
그가정에서 자란 내남친은..천사일수밖에 없더군요..
아버님이 말씀하십니다..
난 내아들을 나쁜걸 보고 크게하지 않았다..
바람은 필수도없는거고 이혼은 더더욱 있을수없는 일이다 라구요..
난 그말듣고 아빠를 죽었다고 한게 아닙니다..
난 아빠를 평생 죽을때까지 용서할수없습니다..
한남자를 사랑한 평범했을 여자였던 엄마를 20년간 짓밟은죄..
내인생을 쑥대밭으로 만든죄..
평생 바람과 폭력으로 우리 세사람마음을 아프게한죄..
복수하는 방법은 하나죠..
세상에 자기핏줄이라곤 꼴랑 둘인 저와 내동생한테
아빠대접 못받는거..
자식에게 부모대우못받는거만큼 서러운게있을까요?
난 그전부터 다짐했어요..
결혼할 사람집에다가는 아빤 죽었다고 할꺼다..
내결혼식엔 아빠는 초대하지않을꺼다 라고..
물론 남친은 모든내막을 알고있죠..
내가 왜 아빠를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하는지..
예비시부모님이 제게 물어봅니다
아빠는 머하시냐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저 중학교때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엄마혼자 저희 남매 힘들게 키우셨다 라고..
이렇게 끝일줄 알았습니다..
바보같은 엄마는 가끔 아빠랑 통화를 하나봅니다..
아빠가 다시 엄마에게 돌아오고싶어하는 눈치입니다..
엄마는 그걸또 마음약해서 받아주고싶어하는 눈치입니다..
그런데 내눈치가 보이겠죠..
내가 엄마에게도 못박아놨거든요..
엄마가 아빠를 다시한번 용서하고 받아주는날엔
시부모님께 가서 엄마도 죽었다라고 말할꺼라고..
내결혼식엔 둘다 오지못하게할꺼라고..
요즘들어 부쩍 저에게 그럽니다..
엄마가 얼마전 자궁드러내는 수술을 받아 마니 외롭고 우울한건 잘 아는데요..
그럴때마다 그것도 남편이라고 아빠가 자꾸 생각나나봅니다..
그러게 내가 재혼하라고했었는데 말안듣더니만..
아빠는 요즘 착실하게 잘 사는듯합니다..엄마말에의하면..
내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할 사람도있다는걸 주변에서 전해듣고
곧 딸래미 결혼할꺼라고 부주열씨미하고 경조사있을때마다 다 찾아다닌다고합니다
나 결혼할때 머라도 하나 해준다고 돈도 열씨미 모은다고 들었습니다..
내눈으로 안봐서 난 믿지않지만 엄마는 믿는 눈치입니다..
아빠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자꾸 엄마가 마음약하게 구니깐
정말 미워죽겠는데
나도 늙긴했다봅니다..
자꾸 마음이 여려져요..
난 정말용서하고싶지않은데..
하나밖에없는 딸래미결혼식에 못와서
지평생 그따위로 산거 후회하게 만들어주고싶은데..
또 한편으론 내 한번뿐이 결혼식인데...불쌍할꺼같기도합니다..
가만있어도 눈물이나요..
나의 불행한 30년의 시절..
하루 열두번씩 아빠가했던 못된행동 곱씹어보며
절대 용서안해 용서안해 만 생각하고 사는데..
늙어 힘없이 저런 소리를 들으니..자꾸 나약해집니다..
나 되게 못된애라는 소리 마니들었는데..천성은 그렇지않겠죠 ^^;
엄마는 나를 착하게 낳았다고했었으니깐 ㅎㅎ
이미엎질러진 물인데..
만약 엄마의 소원대로..아빠를 용서하고 초대한다 할지라도
이미 남친부모님은 돌아가신걸로 알고있다가
내가 홧김에 한 거짓말이란걸 알았을때의 충격과..
아마도 그렇게 화목한 집에선 이런 거짓말한 나를 이해할수없을꺼에요..
남친은 자기집에서 용서를 하던 안하던 나하고싶은대로 하라고 하는데..
집에서 반대를 해도 나와 결혼해서 내편이 될꺼라고 하는데..
이래저래 고민이 많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님들 의견이 듣고싶네요
새해복 마니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