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부르는 이름
박해옥
그 후
내 안에 바다 하나 생겼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그걸 들고 바다로 나와
놀빛 먼 하늘을 어둡도록 바라봅니다
수평선 끝 거친 뱃길에
집어등 파랗게 등을 밝히면
손톱 달도 애터지게 그리움 게워내는
여긴 지금
눈물 나게 아름다운 여름밤입니다
큰 바람을 품은 파도가
제 키를 넘어 치는 해변에 마음을 풀어주면
길 잃은 밤새처럼 목을 늘이다
성한 곳 없이 멍이 져서
한 바탕 난리치는 묵은 그리움
그 때 우리 이별은
순전히 운명의 억지였습니다
그 분함 오롯이 끌어안고
순하게 길들이기까지의 고통이라니
사는 일이 큰소리칠수록 공허하고
해서, 그대 더 그리운 날
이렇게 파도와 속엣 맘 털다보면
그나마 마음이 가붓해져서
그리움 불러들여 돌아서지만
잠깐만
잠깐만 안녕! 그대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