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저도 행복하게 잘 살아보고 싶은데
감정 정리가 잘 안되는 것 같아서 필요한 이야기들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빠른 내용 전달을 위해서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1.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아버지에 대한 감정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다혈질이었음. 부모님은 매일 싸웠고, 물건이 깨지고, 창문이 박살나고, 아버지에게서는 살기의 분노가 느껴졌음. 도박도 하고 마약도 했음.
나에게 손을 대지는 않으셨지만 느껴지는 공기.. 누군가 이러다 죽겠다, 죽음의 위협이 느껴졌음.
집에 돈 한푼 주지 않고 도박으로 돈을 다 날리고, 당뇨랑 고혈압이 있어서 중학생 때는 내내 누워계셨고, 어머니 혼자 생계를 감당하셨음. 그럼에도 가부장적이라 밥을 안차려주면 지랄이 났음. 어머니는 일하다가도 집에와서 아버지 점심을 차려주셨음. 아버지도 바람을 피우셨고, 어머니도 바람을 피우셨음. 서로에게 상처가 있었고 돈과 바람 문제로 많이 싸우셨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너무 컸음. 코로나가 터질때쯤 뇌경색으로 편마비가 오셨고 이미 20살 때 부모님은 별거 중이셨기에 월-금 간병을 하고, 토-일 알바를 하며 왔다갔다했음. 간병을 하면서 80프로의 언어가 짜증이 섞인 아버지 옆에서, 사랑을 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간병을 하는 것도, 짜증 섞인 대화를 나누는 것도 너무 힘들었음. 요양병원으로 가셨다가 퇴원하시고 스스로 돌아가셨음.
아버지와 마지막 통화는 환갑을 왜 안챙겨주냐는 섭섭함이었음. 나도 너무 빠듯하고 환갑이신줄도 몰랐고 챙겨야겠다는 생각도 못했음. 앞으로의 미래가 너무 막막하고 예민해져있던 때라 아빠도 이제까지 내 생일 챙겨준적 없잖아! 소리를 지르고 끊은게 마지막 통화였음.
그렇게 돌아가실 줄은 몰랐음. 이제와서 보면 아버지도 어디 한곳 의지할 곳 없이 외롭고 힘든 삶이셨음. 친구들한테 배신도 당하고, 가족 형제들도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뿐이었음. 아버지의 삶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이해가 됐다가 화도 나고, 마지막까지 딸에게 좋은 모습 보여준다 싶다가 아버지가 제일 약해졌을 때 내가 손을 놓아버린 것 같아서 죄책감도 많이 듦.
2. 평생 빚에 쫓겨다니는 경제관념 없는 엄마
엄마는 따뜻하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심. 주변에서도 그런 엄마를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음.
엄마는 평생을 거의 노가다에 준하는 일을 하면서 사셨음. 그렇게해야 생계가 돌아갔으니까. 고생을 많이 했음.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나만큼은 짐이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음. 뭘 사달라 떼써본적 없음. 20살 때부터 학자금, 월세 내가 내면서 살았음.
장사가 잘 되셨고 돈도 모아가고 어머니 스스로도 뿌듯해하면서 사셨음. 그러나 모은 돈을 다 땅에 투자하셨고, 시세보다 비싸게 샀으며 아직도 그린밸트에 묶여있음.
밤낮이 바뀐 환경에서 장사를 오래 하시다가 갑상선암에 걸리셨고 코로나 터지기 전 장사를 접으셨음. 이후 경제 상황이 많이 안 좋아지셨음. 자기가 살 집은 마련해놓고 투자를 하던지... 답답했음.
퇴원하시고 소일거리를 구하면서 지내셨음. 연말정산을 하는데 엄마를 피부양자로 해놔서 카드내역을 보게되었음. 일년 카드값만 2800만원을 쓴거임. 나도 아끼고 아껴서 100만원 안되게 쓰는데 한달에 200만원이 넘게 쓰는거임. 이해가 안갔음. 상황이 안좋으면 형편에 맞게 써야하는데. 화가나서 어디다 쓴거냐고 대략적인 지출내역과 경제상황을 공유해달라고 했음. 내가 지랄지랄을 많이 해서 엄마도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고 자존감이 떨어지셨음. 빚이 있다는걸 처음 알게됨. 엄마도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기에 빚이 어쩔 수없이 생긴건 이해가 가지만 혼자 사는데 돈을 저렇게 쓴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음. 대략적인 빚을 갚는게 좋을거 같아서 한달에 200만원씩 1년 보냈음. 보내다보니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같고 해결책이 아닌거 같아서 안보냄.
결혼식도 어차피 지원 못 받고 허례허식도 싫어서 안하려다가 내 수준에 맞게 적당히 하고 싶었음. 결혼반지 250만원에 했다고 자랑하니까 첫 마디가 그거 밖에 안하냐고 함. 주변에 보니 이렇게 했다더라, 저렇게 했다더라 한마디씩 던지는데 화가 많이 났음. 떨어져 살아서 옆에서 챙겨줄 것도 아니고 돈 보태줄 것도 아니면서 자꾸 좋은거로 하라고 하니까 짜증이 났음.
항상 이런 패턴임. 엄마 마음은 좋은거로 했으면 한다는게 느껴짐. 그런데 현실적이지 않고, 결국 그 몫은 내가 감당해야하니까 나는 더 짐으로 밖에 안느껴지고 답답함.
엄마도 일하고 예전보다는 지출을 줄여가면서 조금 괜찮아지는 모습을 보임. 그런데 얼마전 보험관련 알아보다가 400만원 대출이 있는걸 알게됨. 정리하면서 내 앞으로 빚을 넘김. 이정도는 내가 갚든 엄마가 갚든 상관없어서 화가났지만 불안해하는 엄마 목소리에 꼬치꼬치 안묻고 그냥 넘어감. 걱정할까봐 기분이라도 풀어보려고 얼마전 당근에서 아가 옷 받은걸 자랑함. 이제 막 임신 3개월 차고, 몇번 못입힌 예쁜 옷이 나왔길래 좋았음. 그런데 첫마디가 첫애기인데 왜 그런거 입히냐고 새옷 사주라는거임. 그리고 둘째도 나으라는 거임. 자기는 빚도 못 갚고 있는 상황이면서 그런 말이 나오는게 이해가 안감. 현실적 요건 때문에 아기도 가질둥 말둥이고, 둘째도 고민해서 낳는데 너무 나의 상황과 현실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게 화가남. 둘째 가지면 엄마가 도와줄 형편도 못되면서 저렇게 이야기하는게 화가남. “애기 낳으면 엄마가 키워줄 것도 아니면서 그런소리하지마러”를 마지막 카톡으로 읽씹함. 자기 불리하면 요즘에는 자꾸 회피하고 약한 모습 보임. 내가 무섭다고.
자꾸 엄마한테 모진 말을 하는 나의 모습에도 자괴감이 들고, 분노 조절을 못하게 만드는 엄마도 싫고, 한마디하면 깨갱해서 맘 약하게 만드는 엄마도 싫고, 지금까지 평생 고생하면서 남 좋은 일은 다 시키고 지팔지꼰으로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엄마도 꼴보기 싫고, 감정정리가 너무 안됨.
엄마한테는 나 밖에 없고, 혼자서 고샹하는 엄마도 안쓰럽고, 그래도 마음은 잘해주고 싶은걸 아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과 감정이 넘 힘듦.
유튜브 스님 말씀에 끊어내라고, 끊지 못하는 내가 결국에는 잘못한거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도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이 약해지고, 그러다보니 원망이 되고 억울하고...
좋게좋게 해결해가고 싶은데 자꾸 막말이 나오고 엄마랑 대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힘드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