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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본가에 가서 충격받고 토했습니다

ㅇㅇ |2025.12.03 20:31
조회 129,100 |추천 30
안녕하세요... 이거 헤어져야하나 말아야 하나
의견 여쭙고 싶어서 결시친에다가 물어봐요.
내용이 길어서 친구한테 말하듯이 말해도
이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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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은 양복입고 다니는 워낙 깔끔한 재무설계사임.
옷도 하나하나 잘 다려입고, 양복도 항상 각 잡혀 있고, 구두도 광 나게 닦아놓는 스타일임.
근데 늘 이상했던 게, 양복 입고 있을 때는 되게 뽀송한 냄새 나는데
집에서 입는 난닝구 같은 거 입고 만나면 미묘하게 꼬릿한 냄새가 났음.

땀냄새 같기도 하고, 빨래 덜 말린 냄새 같기도 하고, 섞여서 나는 그 특유의 냄새 있잖음.
그래도 본인은 샤워도 매일 하고, 향수도 적당히 뿌리고, 겉으로는 깔끔해 보여서
그냥 세탁소 문제인가 보다 하고 넘겼었음.

근데 그날… 본가를 갔다가 이유를 알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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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그날도 호텔 가려다가,
남친이 부모님이 여행을 가셨다면서 집에 오라고 함.
자기 집에서 영화 보고 배달 시켜 먹고 쉬자고,
굳이 돈 쓰지 말자고 하길래,
그래도 집에 초대한다는 건 어느 정도 자신 있으니까 그런 줄 알았음.

그래서 그냥 가볍게 기대하고 갔음.
내심 속으로는 이번 기회에 시댁 될지도 모르는 집도 슬쩍 보고
청소 상태도 체크하고, 이런저런 상상하면서.

근데 현관문 열리는 순간부터 느낌이 쎄했음.

현관에서부터 쾌쾌한 냄새가 확 올라옴.
신발장이 꽉 차있고, 바닥에는 신발이 겹겹이 쌓여 있고,
먼지도 뽀얗게 앉아 있고,
그 특유의 묵은 집 냄새랑 음식 냄새랑 섞인 냄새가 확 풍겨옴.


---

일단 집이 전체적으로 쓰레기장임.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식탁이었는데,
식탁을 안 닦은 게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 먹고 그릇만 대충 치운 다음
음식 찌꺼기랑 국물 튄 자국이 다 테이블 가장자리 쪽으로 밀려 있음.

빵 부스러기, 밥풀, 김치 국물 말라붙은 자국,
젓가락 자국, 컵 얼룩…
식탁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사용 흔적판 같다고 해야 하나.

싱크대를 봤더니 더 가관임.
그냥 설거지가 밀린 정도가 아니라
어제 아침, 점심, 저녁에 먹은 게 그대로 쌓여 있는 느낌.

그릇마다 밥풀 말라붙어 있고,
냄비에는 국이 반쯤 말라붙어 있고,
프라이팬엔 기름이 굳어 있음.
싱크대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 찌꺼기 둥둥 떠다니고 있는데
그 위에 또 접시가 포개져 있고…

진짜 코를 막고 있고 싶었는데
괜히 예민한 여자처럼 보일까 봐 참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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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상태도 장난 아니었음.
청소기 안 민지 한 2주는 넘은 것 같았음.

곳곳에 각종 음식 부스러기, 과자 부스러기,
머리카락 뭉친 거, 먼지 덩어리…
양말 신고 걸어다니는데도 뭐가 계속 발에 걸리는 느낌이 듦.

소파 근처는 라면 국물 튄 듯한 자국이랑
음료수 얼룩 같은 게 바닥에 굳어 있었고,
가운데 테이블 밑에는 오래된 잡지, 광고지, 택배박스가 산처럼 쌓여 있음.

진짜 말 그대로, 청소랑은 담을 쌓고 사는 집.


---

그 와중에 남친이 젤 끝방이 자기 방이라고 하면서
일단 들어가자고 함.

나는 속으로 기도했음.
제발 방이라도 깨끗했으면 좋겠다,
제발 여기서만이라도 숨을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거실의 꿉꿉한 냄새를 뚫고 남친 방까지 걸어감.

근데 남친 방문을 열었는데, 오마이갓.

진짜 정반대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음.

방은 정리정돈이 너무 잘 되어 있었고,
책상 위에도 물건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
옷장 문 열어보니 옷이 색깔별,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음.

공기청정기도 무려 세 개를 틀어놓고 있어서 그런지
공기가 거실이랑은 완전 달랐음.
살짝 섬유유연제 냄새랑, 남친 향수 냄새가 섞여서
방 안은 진짜 쾌적 그 자체.

거실의 꿉꿉한 냄새와 비견되었음.
여긴 무슨 다른 집, 다른 차원 같았음.

그래서 무심코 튀어나온 말이
니 방은 왜 이렇게 깨끗하냐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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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말로는
자기가 결벽증까지는 아니어도
자기 공간은 무조건 깨끗해야 견딜 수가 없다고 함.

그래서 거실은 그냥 포기하고
본인 방만 신경 써서 관리한다고.

부모님은 청소 개념 자체가 없고,
아버지는 집안일 안 하고,
어머니는 직장 다니시면서 집에 오면 TV 보시고 쉬기 바쁘시다고 함.

예전에는 말도 많이 해봤는데
'집이 좀 더러우면 어떠냐, 사는 데 지장만 없으면 됐다'
이런 식이라더라.

결국 남친도 계속 부딪히다 지쳐서
본인 방만 관리하고, 나머지는 그냥 눈 감고 산다고 함.

솔직히 그 얘기 듣는데 이해는 되면서도
속이 좀 뒤집어졌음.

이 집이 나중에 시댁이 되는 거잖음.


---

그래도 일단 방은 깔끔하니까
그냥 여기 앉아서 영화나 보자고 했음.

근데 내가 이미 거실 냄새, 주방 상태 다 보고 나서 그런지
머리가 띵하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함.

에어컨이랑 공기청정기가 방 안 공기는 좀 잡아주는데,
문틈으로 들어오는 집 전체의 냄새는 또 막을 수가 없더라.

괜히 물 마시러 나갔다가
식탁 상태 한 번 더 보고,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 한 번 더 보고 나니까
그 순간 진짜 역하게 올라왔음.

결국 화장실로 뛰어가서 토함.

남친은 깜짝 놀라서 왜 그러냐고,
속 안 좋으면 병원 가자고 난리였는데
솔직히 반은 냄새 때문에,
반은 이 집에서 결혼 후 내 미래가 그려지는 것 같아서
공포감이 올라왔던 것 같음.


---

토하고 나와서 변기 물 내리는데
화장실도 상태가 또… 말이 아님.

세면대에 치약 뭉친 거, 머리카락, 물곰팡이,
배수구 주변에 누렇게 변색된 자국들.

샤워기 근처 타일에는 곰팡이 점점이 올라와 있고,
변기 뒤편에는 먼지랑 머리카락이 떡이 되어 붙어 있음.

그걸 보는 순간
아, 내가 이 집 식구가 되면
진짜 죽어라 청소만 하면서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음.


---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더 무서운 건 이거였음.

남친이 이렇게 깔끔한 사람인데도
저 환경에서 그냥 적응해서 살고 있다는 것.

그냥 '우리 집이 원래 이렇다'
'부모님 스타일이다' 하고 넘기면서
부모님이 나이 들어 힘들어지면
결국 나더러 와서 같이 치우자고 할 것 같은 미래가
눈앞에 그려짐.

또 하나.
우리가 결혼해서 애 낳고,
이 집에 놀러 올 거잖음.

기어다니는 아이가 이 바닥에서 뭘 주워 먹을지,
싱크대 근처에서 어떤 냄새를 맡고 자랄지,
솔직히 상상이 안 됨.


---

남친한테 좋게 말해보긴 했음.

앞으로 본가 청소 좀 같이 하자,
부모님께 설득 좀 해보자 이런 식으로.

근데 돌아오는 답은
부모님 성격상 절대 안 바뀌실 거라는 것,
자기도 여러 번 싸워봤다가 포기한 지 오래라는 것.

결국 본인은 조만간 분가만 어떻게든 하자고 하는데,
그 분가 전까지는 내가 계속 저 집을 드나들어야 한다는 거고,
분가 후에도 명절, 행사, 주말마다 올 수 있다는 거잖음.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남친 자체에 대한 정이 떨어진 건 아닌데,
남친 본가 생각만 하면 속이 울렁거림.

양복 입은 남친 볼 땐 깔끔한데
난닝구 입고 올 때마다 났던 그 꼬릿한 냄새도
이제는 다 이해됨.

저 집 공기를 매일 맡고,
저 집에서 빨래 말리고,
저 집 화장실에서 씻으니까
몸에서 배어 나오는 거겠지 싶어서.


---

정리하면,

1. 남친은 본인 방은 병적으로 깔끔하게 쓰는 재무설계사


2. 근데 본가는 진짜 말 그대로 쓰레기장 수준


3. 부모님은 집이 더러운 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음


4. 나는 첫 방문에 충격받고 실제로 토함


5. 남친은 분가만 어떻게든 하자고 하는데,
나는 이 시댁 환경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



이런 상황인데요.

저만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걸까요.
아니면 이건 진짜 결혼 다시 생각해야 하는 빨간불일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혹시 이런 집도 나중에 바뀌나요,
아니면 그냥 처음 본 그 상태가 평생 가는 건가요.

판 언니들 솔직한 의견 좀 듣고 싶어요.
추천수30
반대수327
베플ㅇㅇ|2025.12.04 00:25
방 하나에 공청기 세대에서 주작 확정
베플ㅇㅇ|2025.12.03 22:41
남친이 왜 집으로 불렀겠음? 진짜로 집이 비어서? 아니.. 너한테 각오하라고 미리 백신 맞춘거야 '우리집 더러운거 알고도 결혼했으니 더럽다고 하지마라'임
베플남자ㅇㅇ|2025.12.04 01:33
아줌마 주작질 그만하고 주무시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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