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창밖에는 캐럴이 들리는데,
제 마음은 한겨울보다 더 차갑습니다.
남편이 며칠 전 퇴근하고 와서
아주 아무 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따로 보내자.”
처음엔
회사 일정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말끝에 덧붙이더군요.
“같이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어.”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뭘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피하지도 않고 말했습니다.
“여자야. 그냥 편한 사람.”
그 말이 더 잔인했습니다.
편하다는 말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게
쌓여야 나오는 말인지
저도 알거든요.
저는 아내이고,
같이 집을 꾸리고,
같이 계절을 버텨온 사람인데
크리스마스라는 하루쯤은
‘불편한 존재’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남편은 말합니다.
“아직 아무 일은 없었어.”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마.”
“크리스마스가 뭐 그렇게 대수야?”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그날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은
이미 마음이
집을 나갔다는 뜻이라는 걸요.
트리도, 케이크도
아직 꺼내지 않았습니다.
꺼낼 이유가 없어진 것 같아서요.
이 결혼은
아직 붙잡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미
놓친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말을 듣고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연말을 보낼 수 있을까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