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얘기 잘 끝내고 왔는데 제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3년 만났어요. 둘 다 일 욕심 많고 성향도 비슷해서 큰 싸움 없이 결혼 얘기까지 나왔어요. 만날수록 이 사람이다 싶었어서 문제가 생길 거라곤 생각을 못 했어요.
근데 현실은 다르네요 둘 다 열심히 모았는데 서울은 꿈도 못 꾸고 점점 경기도 외곽으로 밀려나네요 둘 다 지금은 각자 직장 근처에 살아서 출퇴근을 생각하면 아찔해요
오늘 먼저 얘길하더라고요 꼭 합치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고 지금도 우린 행복하고 잘 지내지 않냐고.
고마웠어요. 저도 속으로 생각했던 건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 말이라. 대출 이자를 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혔는데 이게 합리적이잖아요
서로 믿음이 있어요 주말에 주로 보는데 그게 아니더라도 보고 싶으면 언제든 서로 말없이 찾아가는 정도라
근데 집에 들어오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익숙하고 매번 보는 풍경인데.... 앞으로도 이렇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울하고 슬픈 건 아니예요 그런 거였다면 합치자고 했을 텐데 그냥 기분이 이상해요
내일 이슈가 있어서 출근해야 하는데 잠은 안 오고 혼자 맥주만 마시고 있네요 제가 너무 감성적인 걸까요? 합리적으론 맞는데 기분이 왜 이런 걸까요? 저희 같은 선택을 하신 분들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