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십 년 동안 저를 힘들게 했던 일이 있어,
이제는 지친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저희 친정어머니는 무언가를 버리는 것을
참 좋아하십니다. 우산 커버,
스프레이나 향수 뚜껑 등 꼭 있어야
할 부속품들을 자꾸 버리시곤 해요.
저는 물건을 온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어머니는 생각이 다르십니다.
비단 작은 소품들뿐만이 아닙니다.
화장대나 옷장 서랍을 보시고
본인 기준에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임의로 정리하고 버리십니다.
어머니 물건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문제는 저희 집에 오셔서 제 물건에
손을 대신다는 점입니다.
어릴 적 따뜻한 나라로 유학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한동안 겨울옷이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하신 어머니는 제 코트와 패딩들을
모두 기부하셨습니다.
결국 겨울 방학에 집에 돌아와
가디건을 두 개씩 껴입고 지내다
다시 출국했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현재 부모님은 멀리 살고 계셔서 일 년에 한두 번
저희 집에 오셔서 몇 달간 머무르십니다.
그때마다 제가 집을 비우면 어김없이
제 물건이나 옷장을 정리하십니다.
너무 화가 나서 사정도 해보고 화도 내보았지만,
변화는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리해 줬으니 고마워하라"는
말씀뿐이셨어요.
한번은 출근할 때 방문을 잠그고 간 적도 있는데,
베란다 창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와
기어이 정리를 해놓으셨더라고요.
지난주 여행을 다녀오니 어제도 또 옷장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지쳤습니다.
집에 오시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번호키 비밀번호를 바꿀 수도 없고,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속이 타들어 갑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는 걸까요?
현명한 대처 방법이 있다면 제발 알려주세요.
===================================
많은 분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엄마는 아버지 물건도 종종 버리시는데,
제 물건에는 특히 더 심하세요.
어릴 때 제가 만든 작품이나
그림들도 가져오면 바로 버리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남이 제 물건 손대는 것에 예민하고, 저 또한 남의 것은 종이 한 장 안 건드립니다.
유행이 돌아오면 다시 입으려고 아껴둔
애착 옷들까지 버려지니 정말 속상합니다.
어제는 자려고 누웠다가 너무 속이상해서
울면서 가슴을 치고 말했어요.
제발 이거 하나만 하지 말아 달라고,
수만 번 말하지 않았냐고요.
그런데 엄마는 도리어 저보고
"정신병이다, 중증이다"라고 하시네요.
정말이지 엄마 손 붙잡고 같이 상담이라도 받으러
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올 한해 한번 더 웃고 한번 더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