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괜히 삐딱하게 생각하는 건지 의견 좀 듣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회사에 큰 불만이 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몇 년 동안 계속 아쉬운 점은 있었어요.
업무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연봉은 업계 평균 수준이고,
승진 이야기도 몇 번 나왔지만
항상 다음 기회로 밀렸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이직 준비를 했고,
운 좋게 다른 회사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봉도 더 높고
복지도 괜찮은 곳이었어요.
그래서 지난주에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날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평소에는 바빠서 이야기 한 번 못 하던 본부장이
직접 커피 마시자고 하더라고요.
팀장도 갑자기
"그동안 고생 많았다."
라는 말을 하고요.
솔직히 조금 당황했습니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틀 뒤 인사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연봉 재조정이 가능할 것 같다고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예산이 없다고 했던 회사인데 말입니다.
심지어 재택근무도 일부 허용해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2년 동안 요청했던 건데요.
순간 기분이 묘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회사에서 저를 인정해 준 거고,
나쁘게 생각하면
떠난다고 하니까 이제야 움직이는 것 같았거든요.
더 웃긴 건
같이 일하는 동료들 반응입니다.
어떤 사람은
"축하한다. 인정받은 거네."
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절대 남지 마라."
라고 합니다.
한 동료는
"그 조건이 가능했으면 진작 해줬어야지."
라고 하고,
또 다른 동료는
"회사도 사람 잃기 싫으니까 당연한 거다."
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헷갈립니다.
만약 제가 퇴사한다고 하지 않았다면
이 조건들은 평생 못 받았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또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원하는 조건을 제시받은 셈이기도 하고요.
더 고민되는 건
이제 남더라도 예전처럼 편하게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이미 나가려고 했던 사람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으니까요.
회사가 퇴사 직전에야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게 현실적인 선택일까요?
아니면 그동안의 태도를 생각하면
그냥 떠나는 게 맞을까요?
제가 괜히 감정적인건지, 회사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건지
객관적으로 의견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