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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 느끼며.........

힘들다 |2004.03.25 21:18
조회 212 |추천 0

미혼이며 생산직에 근무하는 노동자입니다.

지금 근무하는 직장에 군대 제대하고 1년후에 입사하여 올해로 10년째입니다.

거의 첫직장이라 할수 있죠.

IMF 전만해도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며. 제가 거주한는곳에선 손가락안에 드는 대그룹 핵심계열사였죠.

아마 그룹이름만 대도 알수 있는 대 그룹이죠.

97년도 한보.기아등 대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내가 속한 이 회사도 위험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어이 12월쯤 토요일 오전근무를 하고 퇴근후 저녁뉴스에 부도가 났다고 하더군요.

그후로 희망퇴직과 퇴직을 안한 직원중에 회사측에서 일대일 면담후 본인이 제 발로 나가더군요.

이런 와중에 파업.공권력이 투입되어 경찰서에 잡혀갔죠.처음에는 잡혀간사람들이 많아서 고등학교 체육관에 가서 있다가 경찰서 빈사무실로 이동했죠.맨땅에서 자고 화장실도 전경들하고 같이가야 하며

세수.양치질 같은것은 꿈도 못꾸죠.몇칠을 이곳에서 지냈는데 몸은 괜찮은데 마음은 왜이리 아픈지.형사들한테 조사 받고서 법원판사 앞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는데

당시 지갑이 없어 벌금낼돈이 없어 동료들한테 빌려서 간신히나왔죠.경찰서정문을 나서니

동료들 부모님들이 저를 잡고서" OO" 아직도 경찰서에 있나고 묻더군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잡혀가고 경찰서 말고 다른곳으로도 잡혀가서 모른다고 했지만 ........

아무튼 집에 돌아와보니 회사에서 출근하라는 우편물이 왔더군요.

출근후 그럭저럭 근무하다가 회사가 외국계 캐피탈한테 팔려는데 이회사는 제조업이 아니라 일종의

펀드죠.부실회사를 인수한다음 정상화한후에 다시 되파는 그런 회사입니다.

회사는 새로운 상품이 인기를 끌어 정상화가 되어 저도 경찰서에서 격은 아픔을 잊고 생활하다가

몇년전에 회사 매각설이 나돌더니 잠시후 다시 조용하더니 올해 다시 매각설이 돌기 시작하더니

오늘 매각이 결정됐습니다.

회사가 두개의 사업부가 있는데 서로 다른 업종입니다,

한개의 사업부가 국내 제벌회사에 인수되고 남은 한개 사업부가 남았는데 이곳에 제가 근무하죠

지금도 제 주변에서는 좋은 회사에 근무한다고 합니다

네...물론 좋은 회사이죠.

하지만 그것은 겉모습만 보고 또 회사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죠

외국계 캐피탈에 팔려 그동안 부지런히 일하고 회사도 정상화 되고 잘나가다보니 고용불안을

못느꼈는데 한개 사업부가 매각되고 보니 이제는 장난이 아니더군요

수출비중은 극히 일부에다가 국내에 파는 제품이다보니 지금같은 불황에 누가 이런 회사를 인수하고

몇년전에 겪은 희망퇴직이 생각나더군요.본인희망과 관계없이 나간 사람도 생각나구요

IMF때 고용불안을 느끼고 다시 지금 그때와 같은 고용불안에 고민을 하니

정말 급여가 좀 적더라도 마음편하게 근무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때 파업으로 인해 최류탄속에서 희망퇴직반대를 외치며  난생처음 경찰서에 붙잡혀가고

법원판사 앞에 서보고 이런 경험을 하다보니.회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더군요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없고 사람이 변해가더군요.이곳은 내가 근무하는 일터일뿐....

난 근로를 제공하고 그댓가고 급여을 받고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 회사 잘나갔때

성과급 한푼이라도 더 받자고 회사측에서 제의한 성과급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전 무조건

반대였죠.

이유는 간단하죠.어차피 외국계캐피탈은 3~4년정도면 다른 회사에 매각할것이고 이과정에서

필히 인원감축은 당연할것이니 회사 잘나갈때 한푼이라도 더받자는 생각뿐이었죠

물론 저와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도 이런 생각에 많이 동조하는 셈이죠

오늘 한개 사업부가 매각이 되고 남은 한개 사업부만 남았습니다.

남들은 대기업에 근무한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중소기업입니다.

회사 이름만 대기업이죠.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그런 회사이죠

오늘도 작업복을 벗고 퇴근하면서 앞날이 걱정되더군요...

딱히 회사가 어떻게 된다고 정해진것은 없지만 고용불안에 따른 불안한 심리는 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제 발걸음도 더더욱 무겁게 합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용불안을 느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불안한 내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같은건 정말 꿈같은 말이더군요

IMF때 희망퇴직한 동료들이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정문쪽을 향해 힘없는 말걸음을 옮길때

그모습을 보면서 어려운 시기에 딱히 정해진 목표없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그들의 모습이

다시 제 주변에서 재현될까 걱정이고 나가는 사람들중에 저도 포함될까

더더욱 걱정입니다.

내일이면 전 작업복을 입고 다시 현장에서 근무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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