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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별 거 아니지만 쉬운 일도 아니죠

뭉게구름 |2009.02.26 16:40
조회 1,392 |추천 0

많이 기니까... 이해해 주세요

 

결혼 2년이 다 돼 다는. 부부 공무원이지요. 결혼할 때 양가부모한테 1원도 도움 안 받고

 

온전히 둘만의 힘으로 결혼했습니다. 예물, 예단, 혼수 같은 형식 생력하고 대신 작은 원룸

 

을 샀지요. 빚 없이 내 이름으로 장만한 "방"이 너무 자랑스럽고 좋았습니다.

 

결혼하고 2개월 후 남편이 주식을 해야겠다더군요. 그 때 한창 우리나라  주식2000 포인트 축하하고 뭐 잔칫집 분위기였잖아요.

사무실 사람들이 주식하는 거 너무 해보고 싶어하길래, 그래도 말아먹겠나... 하고 반강제로 원룸 대출, 각자 퇴직금 담보 대출, 적금 담보 대출... 총 5천만원 가량 대출 받았습니다.

 

결혼하고 통장, 카드 제가 관리한다고 달라고 했더니 쭈뼛쭈뼛 망설이는 겁니다. 결국 인터넷 뱅킹하도록 인증서는 집 컴퓨터에 깔아놓고 카드 한장은 있어야 한다며 안 주더군요.

 

그러다가 3개월만에 임신을 하고 입덧을 정말 6개월까지 심하게 했습니다. 계속 링거를 맞고 생활할 정도로...그래서 통장 관리를 제가 못 했고, 6개월부터는 배가 나오자 또 관리가 허술하게 됐습니다. 그냥 생활비 나가는 제 카드를 남편 통장에서 결재하게 하는 게 제 힘이었어요

 

그래도, 임신 기간 중에는 워낙 저한테 잘 했기 때문에 대출금 열심히 갚는다는 생각만으로 진짜 열심히 살았습니다.

작년 봄, 친정에서 몸 풀고 2개월을 지내고, 아들을 데리고 올라왔습니다. 혼자 있던 2개월이 남편에겐 너무 편했나보더군요.

 

취미활동(전동비행기 날리는...)에 완전 미쳐서 밤새 헤어나오지 못 하고, 동호회 사람들과 술 먹느라 매일 새벽 2~3시였습니다. 그래도 전 이해하고 잔소리 한 번 안 했고요.

 

전 휴직기간에 그 적은 수당으로도 악착같이 10만원이라도 대출금을 갚았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9월... 오랜만에 남편 통장을 봤더니 모르는 은행계좌에서 돈이 들락나락하길래 그 은행에 들어가보니 임신기간 중이었던 1월에 저 모르게 1천만원 대출을 받은 걸 알았습니다.

아이를 업고 부스스하게 있던 저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공무원 주제에 저 모르는 대출이 또 있다니...

당장 비행기 날리던 남편을 불러서 대출에 대해 물었더니 화를 내며 컴퓨터 인증서를 삭제해버리고  통장을 다 찢어버리고 나가버렸어요.

 

너무 답답해서 시누한테 전화했더니 다행히 제 편을 들어주면서 며칠 후 당장 올라왔더라구요. 그렇지만, 누나는 별 힘이 없잖아요.

나중에, 자기 식구들한테 알린 걸로 또 꼬투리 잡고, 지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화를 냈죠.

 

어떤 달에 남편 카드값이 너무 많이 나와서 대체 뭐길래 싶어서 결혼하고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카드명세서를 공인인증서로 들어가서 봤습니다.

월급이 200만원인데 카드값이 150... 그 중 반이 술값이었습니다.

 

제가 술값 얘길 했더니 또 화를 내면서 다시 컴퓨터에 인증서를 없앴습니다. 그게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남편 카드 명세서를 본 거죠.

 

통장, 카드 말만 하면 화만 내고 공개를 제대로 안 하는 겁니다. 그래서 계획보다 일찍 어린이집에 6개월된 아이를 맡기고 작년 11월 복직을 했습니다.

남편은 계속해서 비행기에 미쳐서, 동호회 사람들에 미쳐서  정말 매일 술에 취해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2008년까지만 논다고 해서 저는 그렇게만 믿고 잔소리 안 하고요.

그런 와중에도 역시 통장 내역을 말 안 해주더군요. 인터넷으로 볼수는 있지만, 돈이 몇십만원씩 빠져나간 것에 대해 물으면 화를 내고,

어쩌다 술을 안 먹고 집에 들어와서 통장 내역을 물어보면

 

"니가 그렇게 묻기 때문에 집에 들어오기 싫지." 하면서 나가고 이젠 외박도 하더군요.

저는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고, 퇴근하고 집에서 이유식 만들면 지쳐서 아들과 쓰러져 자고...그렇게 외롭고 힘들게 지냈습니다.

 

물론, 늘~ 술에 취해 있기 때문에, 아들이 10개월인데, 출산이후 잠자리 4번 했습니다.

창피하지만 부부관계에서는 중요한 문제잖아요.

 

설 전에 통장에서 50만원이 빠져나갔길래 왜냐고 물었더니 얼버무리고 말고

"설 지나고 준다. 다음주에 준다, 모레 준다." 하면서 한달이 지났습니다. 결국 제가 화를 냈고 대체 맘대로 50만원을 쓰면 어떡하냐고...친구 빌려줬답니다.

그래서 "친구 누구. 언제 받기로 하고 빌려줬냐." 했더니

"내가 월급 버는데 50만원도 못 쓰냐!!." 소리지르며 나가서 또 외박...

 

월급200에 1/4를 자기 맘대로 쓰다뇨...싸우고 싶어도,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어도

불리하면 나가면서 자리를 피하고, 아니 항상 술에 취해있고...

 

결국 지난 주... 또 비행기 날리러 나가려고 하길래 "제발 주말에 아이랑 좀 놀아줘. 나랑 얘기도 하고, 밥도 같이 먹자. 장 봐 놨어." 했는데 또 실실 웃으면서 나가길래

그럼 인증서라도 컴퓨터에 깔아놓으라했더니(금욜이 월급날이었는데 또 없앴더군요,)

그냥 나갔는데

2시간 후 잠시 들어와서는 인증서(USB)를 주더군요. 그러면서

"20만원 뺐다. 월요일까지 내 통장에 50만원 보내라. 카드값 모자란다." 그래서 제가 "왜? 어디 쓰는데? 그리고 지난 번 50만원 아직 안 갚았어?"

했더니

"어차피 이렇게 물어보고 잔소리 할거, 난 안 보여줄란다." 이러면서 뺏아 가려고 하는 겁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바지 주머니에 넣었는데, 팔을 뒤로 꺾고, 손으로 목을 누르더군요.

나원... 첨엔 장난하는 줄 알고 웃었는데

장난이 아닌 겁니다. 결국 인증서를 빼앗아 가는데 저도 안되겠다 절대 못 지겠다 싶어서

옷자락을 붙들고 늘어졌습니다

남편이 팔을 뒤로 꺾고, 목을 눌러서 바닥에 눕혔습니다. 저는 악착같이 붙어서

"이번엔 정말 꼭 통장을 봐야겠다." 하자

"이게 미쳤나.... 미친년, 이걸 꼭 봐야겠냐?"

이러더군요. 저도 이렇게는 물러날 수 없다 싶어서 계속 옷자락을 잡고 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손으로 얼굴(머리)을 한 대 손으로 때리더군요. 멍한 저는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나가면서

"똘아이... 이걸 꼭 봐야겠냐? 니는 결국 맞아야 말을 듣는 년이다." 이러면서 나갔습니다.

 

저도 보이는 게 없어져서 시집, 시누한테 전화했는데 시부라는 사람은

"어쩐지...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우리 아들)은 잘 지내나?" 이럽니다.

오직 손자 밖에 모르는 시골 영감...

 

가까운 시작은댁에 아이를 데리고 갔는데, 밤에 남편이 와서 업고 있는 아이를 다짜고짜 풀어서 데리고 나가서는 그 밤에 시집에 아이를 데려다 놨더군요.

 

 

일주일이 다 돼가는데 남편한테는 전화 한 통 없고, 저는 시작은 집에서 출퇴근 하고 잇습니다. 둘이 있으면 또 화나면 때릴 수도 있고, 또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려고 할 게 뻔하기 때문이죠.

 

저... 이혼 준비하려고 휴직계 냈습니다. 아이 때문에 미칠 것 같지만,

이렇게 살면 살림이 좋아질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혼 2년,... 저는 옷 한번 안 사고, 샘플 모아 쓰면서 남편 빚, 술값만 주구장창 갚아댔고,

남편은 인생이 즐거웠겠죠. 자식 있고, 마누라 돈 벌고, 취미생활하고, 술친구 있고...

 

저... 직업도 탄탄하고, 사랑하는 엄마 아빠, 동생들이 있습니다.

이제 그만 울고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원룸이 살아도, 살림 늘리는 재미, 아이 크는 재미로 열심히 살고 싶었는데

결혼 2년도 안 돼서 바닥에 주저앉게 됐네요.

 

저를 격려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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