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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고스트 마스터 -"영화촬영장에 나타난 처녀귀신"-下

윤빛거진 |2004.04.05 21:48
조회 1,188 |추천 0

재원은 다음날 집에 들어 아이들 저녁을 해줬다.
가장 쉬우며서도 어려운(?) 김치볶음밥이었다.
혁준은 재원과 간만에 정원에 나오는 기쁨을 맛봤다.

"요즘 바빴어?"

"요즘 일어난 연쇄살인사건 때문에 신문사에 초비상이야....."

"증거도 없이 그렇다고 연관관계도 없이 사람들이 죽는다는 사건 말이

야?"

"맞아.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경찰은 완전히 헤매고 있어. 정말

유령의 짓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야...."

"원래 연쇄살인범 잡는 거 어려운 거 아니야?"

"물론 그렇긴 하지. 하지만 정말 이상해....아주 음산한 냄새가 나거

든....."

그모습을 민희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다.
그 표정이 자못 진지하고 심각하다.

"시작되고 있어......"

민희는 혼잣소리로 중얼거렸다.

혁준과 재원은 하늘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이제 제법 밤공기가 서늘해졌다.
재원인 11시가 넘어서야 돌아갔다.

강후가 자는 것을 지켜보고 나온 혁준은 거실에 잠시 앉아있었다.
민희가 그런 혁준을 지켜보고 있다.

"아저씨.....시간이 되어가고 있어요. 무서워요."

"공포분위기 조성하지마. 난 아무 능력 없는 평범한 사람이야. 그 사고

는 나와 상관없는 거야.난 끼어들지 않을 거다."

"하지만 아저씨의 운명이 아저씰 그렇게 두질 않을 거에요."

"난 어려운 건 싫어. 원래부터가 단순한 걸 좋아했어. 내 인생관에 배반

되는 일은 하고 싶지 않고 하지도 않을 거야....."

"정말 아줌마를 모른척 할 수 있어요?"

"그 여잔 좋은 여자야. 난 그렇게 가정적인 사람이 아니었어. 그래도 아

내는 언제나 한결같았지. 정말 보기드문 좋은 여자였어. 그건 지금도 마

찬가지일 거야. 이 세상에 없다고 해도.그리고 내일은 우선 그 영화촬영

장이 급선무야."

"자신 있으세요?"

"글쎄, 하지만 억울함은 산 사람이든 귀신이든 풀어주어야겠지....."

혁준은 그렇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한참동안 심란한 마음으로 혁준은 잠들지 못했다.



방학이 왜 있는 건지....혁준은 그런 생각을 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터를 잡고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오늘이 디데이라는 것을 강후에게 들은 모양이다.
강후에게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은 것이 실수다.

아이들은 혁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물론 유령새에게도 말이다.
아이들은 민희를 보진 못했지만 새의 모습만은 볼 수가 있었다.

혁준은 두손두발 다 들었다.
혁준은 희주, 병태, 수호와 강후를 낡은 차에 태우고 촬영장으로향했다.
아이들은 무척 들떠있었다.
강후만 차분했다.

"너희들 꼭 명심해야해. 가만히 있어야해. 안그러면 내가 가만 안둘거

야......"

"아저씬 미덥지가 않아요. 언제나 어벙하고...."

역시 병태다.

"하지만 오늘만은 그냥 내 말좀 들어주렴. "

"알았어요."

어른스럽게 수호가 한마디한다.
촬영장에 도착했을 때 의뢰인인 여자 분장사가 혁준을 반겼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더니 곧 표정이 굳어졌다.

"촬영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면 어떡해요? 더욱이 밤촬영에요."

"워낙 고집을 부려서요. 가만히 있겠다고 했으니 믿어주세요."

"아이들 단속 잘 하셔야해요."

"감독님을 만나뵙으면 하는데요."

"오늘 중요한 부분 촬영이 있어요. 그럴 땐 감독님이 무척 예민하세요.

오늘은 안되고 다음 기회에요."

"알겠습니다."

30분쯤 지나자 촬영장은 들썩거렸다.
미인으로 소문난 여배우가 나타나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연예인에 민감한 나이인 것이다.

오늘 씬은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인 가해자에게 린치를 당하는 장면이다.

그래서인지 촬영장의 분위기는 살벌하기조차 했다.
무두 긴장한 것이다.
감독은 영화에 몰입해 있었다.
그가 어떤 인간이든 자신의 일에 몰입해있는 모습은 보기 좋은 것만은 사실이었다.

가장 위험한 장면이 등장하는 시기만 기다리면 된다.

영화촬영이 시작되었다.
분장을 한 여배우와 남자배우는 세트장인 집에서 서로 쫓고 쫓기는 장면을 찍었다.
그리고 남자 배우가 여자배우에게 흉기를 휘드르려는 장면이었다.
혁준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젠 여자유령의 출연만 기다리면 된다.
그때였다.
정말 유령이 나타나긴 했다.
하지만 그건 진짜 유령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어설픈 유령흉내를 낸 모습이 등장한 것이다.

촬영장은 난리가 났다.
조감독 이하 스태프들은 진땀이 난듯 했다.

감독은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야? 이거! 너희들 뭐하는 거야. 촬영장에 저런 애들이 왜 나타나냐

구. 아이들 단속도 못해? 다 죽을래?"

갖은 욕이 감독 입에서 튀어나왔다.
분장사가 혁준에게 뛰어왔다.

"아이들은 잘 단속하기로 했잖아요. 이게 뭐에요? 이게 얼마나 돈이 들어

간 장면인지 아는 거에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들이 언제 숨어들어갔는지 저도 모르겠는데요."

식은땀이 난 건 사실이었지만 한편으론 재미있기도 했다.

촬영장은 아스라장이었다.
스태프들은 아이들을 억지로 끌고 나왔다.

"우린 귀신의 의뢰를 받은 탐정이라구요. 쫓아내지 마세요. 저 아줌마가

그 귀신아줌마를 죽였다구요......"

병태가 여자분장사를 가리켰다.
순간 감독과 분장사 모두 놀랬다.

"이게 뭐에요? 무슨 장난이냐구요? 의뢰자는 바로 전데 지금 제가 제 친

구를 죽였다구요? 당신 정말 제정신이에요?

"제가 그런 게 아니라 아이들이 그렇게 말한 거죠."

"이러면 의뢰비는 일절 없어요."

"아, 죄송합니다.말씀드렸잖아요. 이건 순 아이들의 생각입니다."

모든 게 틀어졌다.
아이들은 어거지로 끌려나갔다.
혁준은 그것을 말리려다가 생각을 바꿨는지 고양이 소리를 냈다.
그러자 진짜 고양이 울음소리가 어디선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어서 정말 공중에 둥둥 떠오른 허연 물체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또 꾸며낸 일이 아닌가 하다가 전혀 다르다는 걸 깨달았는지 갑자기 비명을 질러댔다.
그건 의뢰자인 분장사의 여자친구 유령이었던 것이다.

"아이들 말이 맞아요. 전 제 친구에 의해 죽었어요. 여러분의 동료에 의

해서요. 절 아시는 분도 있을 거에요. 저도 제 친구처럼 분장일을 했으니

까요.감독님....당신은 아주 나쁜 사람이에요. 제 친구들이 그렇게 된

건 모두 당신 때문이죠. 당신이 그렇게 여자들과 놀아나지만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진 않았을 거에요............"

순간이었다.
감독의 얼굴은 경악스럽게 변했고 분장사 여자친구인 살인자는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넋이 빠진듯 있던 유령의 여자친구는 꺼이꺼이하며 울기 시작했다.

자살사건으로 처리되었던 사건은 그 후에 본인의 자수와 재수사로 방송이나

 신문에 크게 보도됐다. 사건은 제대로 정정되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유령의 모습은 카메라에 담겨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입으로만 전해지자 한동안 사람들은 실제 일이다, 영화홍보를

위해 꾸며낸 일이다라고 시끄러웠다.

영화는 감독이 중간에 바뀌어 촬영되었다.
이상하게 영화촬영이 있을 때마다 세트가 무너지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해서

영화촬영이 제대로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감독이 바뀌자 영화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은 이혼했다고 한다.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이 영화는 귀신을 보게 되면 대박이라는 속설처럼

한동안 순조로운 1위 행진을 계속 했다.

한동안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 사건을 해결했다고 떠들고 다녔고 혁준을 무시하는 경향이 더욱 커졌다.

그리고 의뢰비는 불행히도 날아갔다.
아무도 그 의뢰비를 책임지지 않았다.
여자유령은 그대로 잊어버렸는지 그 이후 의뢰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신용문제는 유령과의 관계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혁준은 생각했다.
혁준은 어쩔 수 없이 적자로 재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돈을 빌려야만 했다.


세상 사는 게 정말 만만치 않다고 혁준은 생각했다.

산 사람이나 유령이나 이 세상에 쉬운 관계같은 건 없다고 말이다......

그 후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오랜만에 혁준은 꿈을 꾸었다.
그는 꿈속에서 아내를 본 것이다.

 

 

고스트를 자주는 올리지 못하겠지만 제가 유달리 애정을 갖고 있는 글입니다...시간이 걸려도 꾸준히 써서 언젠가는 책으로 내볼까 생각도 합니다...나름대로 엑스파일이나 csi처럼요...자주는 아니더라도 많이 사랑해주세요....원고 갖고 있는 게 끝났네요....앞으로 자주 올리지 못하더라고 관심 계속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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