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늦은 시간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성분을 도와드렸어요.

CrAzYAnGeL |2009.04.15 10:43
조회 10,955 |추천 0

뒤늦게 확인했더니 헤드라인에 떴었네요...=_=;

하루 정도 지나 조회수가 적어서 그냥 신경 안썼었는데...ㅎㅎ;

뒤늦게라도 싸이 주소 올려봅니다

www.cyworld.com/crazyangel1

==========================================================================

안녕하세요??
매일 출근길에 네이트 톡을 봐왔지만 직접 써 보기는 처음이네요


서론은 이쯤에서 그만두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갈게요.

때는 2일 전 월요일이었습니다. 최근 회사를 그만둔 동료의 송별회를 해주고 12시가 다

되어서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가는중이었어요.

참고로 회사는 양재, 집은 응암 쪽이라 근처 매봉역에서 3호선 지하철을 탔습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역에 도착하니 같이 탄 동료들이 환승을 하러 다 내려서 혼자 노래를

들으면서 올라오는 취기와 열을 식히고 있었죠.

그러면서 이래저래 사람들을 보며 가고 있는데(주로 여성분들 위주로 ㅋㅋ;)... 한 여성이 대각선 방향의 좌석에 앉더라구요.

잠시 후, 추정 나이는 40대 정도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여성분 바로 옆에 앉았습니다.

그러더니 그 여성분은 그 아저씨를 위 아래로 3번정도 훑어보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좌석으로 걸어가는거에요. 그 때까지 전후사정 몰랐던 저는 불편해 할 수도 있겠지만

저렇게 알아볼정도로 티나게 표현하면 기분 나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려러니 하던 찰나에 그 남자분이 갑자기 일어나서 천천히 그 여자분한테로

다가가는 거에요. 눈 풀린걸 보아하니 어디서 약주좀 하신거 같은데 마치 좀비처럼 천천히 걸어가더니 일정 거리를 두고 그 여자분을 계속 쳐다보더라구요.

이 장면만 봤으면 별 신경 안썼겠지만 앞서 말한 순간부터 봐왔던터라 슬슬 여자분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잠깐동안의 시간이 지나니 여성분이 일어나 전화를 하면서 옆칸으로 이동했는데 남성분도 천천히 걸어가며 옆칸으로 따라가는 겁니다.

거기까지 보고나니 요즘 별의별 사건이 일어나는 터라 남일 같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와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래저래 생각을 하면서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고민하다가

평소에는 생각만 하다가 거기서 끝났을 것을 그 날따라 술도 기분이 업 될 정도로 마셔서 인지 자켓을 입고 옆칸으로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휘재 씨가 한참 인기있었을 때 한 인생극장이 떠오르네요.. 그래~ 결심했어!! ㅋㅋ)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긴 했지만 선뜻 옆칸으로는 가지 못하고 우선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그 아저씨는 옆칸 끝에 서 있었는데 여성분은 안 보이더라구요.

좀 더 상황을 알아볼까 해서 옆칸으로 이동해서 마치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냥 자연스레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힐끔힐끔 주시를 했죠.

여성분이 안 보이길래 일이 마무리 됐나 싶을 찰나에 여성분이 옆칸에서 문을 열고 나오더니 불안한 얼굴로 다시 원래 있던 칸으로 걸어가더라구요.

문을 닫으면서 그 아저씨를 쳐다 보는 여성분의 표정이 흡사 공포영화에 나오는 여주인공 얼굴 같아 보였습니다. 역시나 아저씨는 슬슬 또 따라갔구요.

뭔가 일이 나겠다 싶어 저도 뒤따라 갔습니다. 원래 칸을 지나 반대쪽 칸으로 이동하더라구요. 그 상황이 되도록 아직까지 마음의 확신이 없었던 저는 심호흡 한번 하고 남자분을

지나쳐 여자분한테 갔습니다.

여자분은 또 옆칸으로 이동하는 중이었고(지금까지 동선을 굳이 설명해 드리자면

3-4-5-4-3-2-1 이 되겠네요) 바로 뒤따라가 옆칸 문을 열고 닫을 찰나에말을 걸었어요.

저기...아까부터 봐왔는데 괜찮으세요? 그 말을 하고 하니 말이 마치기 무섭게 저 남자가

4호선 부터 쫓아왔다고...그러면서 약간의 안도감과 전화상으로 어떤 남자분이 도와준다 했다며 말을 하면서도 안절부절 하시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왜 처음에 훑어 봤는지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다음역에서 같이 내려서 택시 타는데 까지 가드린다고 했더니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마침 멈춘 정거장이 불광역이었습니다.

여자분과 함께 내려서 계단으로 올라가려는데 그 남자분도 내리시더라구요. 여자분한테는 그냥 신경쓰지 말고 앞으로 계속 가라고 말은 했지만 그 순간 저의 머릿속은 빛의 속도로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사람이 시비 걸어서 큰 싸움이라도 나면 어쩌지...그러면 내일 회사는...술 먹고 괜히 남 도와주려다가 내가 먼저 저세상으로 가는게 아닐까..(이건 좀

오바다..=_=;;).....아무튼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저의 나약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한 듯이 남자분은 쫓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어휴...=0=)

그렇게 역에 나와서 가는데 그 여자분이 자기는 응암쪽으로 가는데 저는 어디로 가냐고

물어봤습니다. 저도 마침 집이 응암역 부근인지라 응암으로 간다고 했죠. (저는 이 순간 혼자만의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아...이런 계기로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은 만년설을 녹일

강력한 햇님이 강림하시는구나~ 할~렐루야!!)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면서 있는데 여성분이 말하길...저 때문에 일부러 내리신거라면

정말 고마운데 이제 괜찮으니 가셔도 된다 하는 것입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냥 별

생각이 없었는데...저 정말 응암 가는 방향 맞아요...이러니 여자분이 네~ 하면서 전화기에 대고 뭐라고 계속 속닥속닥...

나중에 생각해 보니 여자분이 전화를 지하철 안에서부터 하신거 같은데 나와서 까지도

안 끊고 계속 하고 있더라구요. (아마 남자친구분이셨겠죠..)하지만 그 상황에서 저는 그냥

저 여자분을 진정 좀 시키기 위해 편의점 가서 뭐 마실거라도 좀 사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횡단보도 신호가 켜지고 그분은 빈 택시 있는 곳으로 가면서 정말 고마웠다고

이제 가보겠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택시 잡아 드렸더니 연신 3번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가셨답니다.

멀어져가는 택시를 보아하니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이런 일을 계기로 나에게도 봄날이 오는가 했더니만...=_=;

못내 아쉽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매번 타인의 글로만 접했던 일을 나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나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번 일을 겪고 내린 결론!!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현실과 혼동하지 말자. =0=

 

 

 

추천수0
반대수0
베플나에게로와...|2009.04.16 09:17
잇힝~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당신은 훈남 무조건 무저건히야~~ 크하 ~ 오굿~~ 나톡톡~~ 글쓴님~~누나가(?) 캄사드려효~~~톡커님들도 쌩유베리캄사~~^^*
베플tmxmfhqpfl|2009.04.16 11:42
자네 내 남자친구가 되줄 생각없나?
베플&|2009.04.16 08:26
나중에 인연이 될 수도 있을거에요! 그 여자분은 평생 님을 은혜로 정말 고마운 남자, 멋진남자로 기억할겁니다!! 요새 안좋은 사건도 많은데, 우리나라에 님 같은 용기 있는 남성분들이 있어서 매우 든든하네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