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적 초등학생때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성당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세례라고 하나요? 암튼 그건 못 받아서 신자는 아니고요. 그때는 1년인가 6개월인가 다녀야 신자의 자격이 된다고 하셔서 ;;;;;
천주교식 예배보는 걸 미사라고 하나요? 신자가 아니라서 뒤에서 열심히 구경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들 미사보면서 웅얼웅얼 말하는거 따라하려고 하던 때가 떠오르네요
뭐 그렇게 외워야 할 것들이 많은지 암기강요 비슷하게 하시고ㅎㅎ;; 세례를 받으려면 일요일이 아니라 평일에도 매일 나와야 한다고 하셔서 매일 열심히 나간 기억이 있습니다.
세례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친구들이랑 열심히 기도문 외우고 있는 도중에 아버지가 지방으로 발령이 나셔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만 세례를 못 받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찌나 억울하던지ㅠㅠ 그쪽 성당에 가면 바로 추가교육이나 심사?후 세례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렸을때라 잘 몰라 추가로 다시 1년을 기다려야 되는 줄 알고 망설이다 결국 세레를 못 받았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친구들도 없고 동네도 낯설고 해서 그 이후에는 맘은 있었지만 성당을 다니지 못했습니다.
어렸을때는 일년 가까이 세례를 받으려고 그렇게 성당에 열심히 나갔는데 차츰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서 그런 열의도 서서히 잊혀지더군요. 어렸을적엔 종교란을 쓰라는 설문이라도 있을때는 천주교라고 쓰고 싶었지만 신자가 아닌지라 억울한 마음으로 무교라고 썼죠.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바로 낯선 선배님이 저를 보고 오시더니 종교가 뭐냐고 묻더니 동아리 가입을 권유하시더군요. 신앙을 가져볼 생각이 있냐길래 어렸을적 성당에 다니던 기억이 떠올라 확답은 안하고 그냥 긍정적인 뉘앙스로 답변을 했습니다. 결국 집요하게 절 끌고 가시더군요. 자기가 이번 학기 끝나면 군대를 가는데 가기전에 너를 꼭 전도를 해야겠는 식으로 말을 하신후 같이 어울리고 성경공부도 한다며 선배들도 사귀고 좋지 않느냐, 부담갖지 말고 한번 같이 가보자는 말에 어영부영 끌려갔습니다.
몇몇분이 저를 보시더니 잘왔다고 막 쓰다듬기까지 하고 환영해주시더군요. 제가 인상이 착하게 생겼습니다. 호감형인가 봅니다.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자는 사람들이 많아 그려려니 했습니다.
낯설었지만 이것도 대학생활중 하나니 적응해보려고 선배를 따라 또 나갔죠. 신입생 중에 저처럼 끌려온 애가 한명 더 있더군요.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결국 동아리 가입;;; 첨에는 조심스러웠지만 곧 어울리고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나가면 나갈 수록 이건 아니다 싶은 겁니다. 어렸을적 성당을 다닌 기억때문에 그런 신앙에 대해 좋게 보고 가입을 했는데 여기 저랑 맞지 않다는 느낌이 계속 들더군요. 모일때 마다 찬송가를 부르라고 강요하는데 거부감이 드는 것은 제가 적응이 안되서 일까요? 아님 그곳 분위기 탓 일까요?
이분들을 알면 알수록 뭔가 제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캠퍼스에서 마주쳤을때는 보통의 평범한 학생들이였는데 이곳 동아리만 오면 왠지 으스스한 모습들입니다. 너무 맹신적이라고 할까요? 특히 몇몇 분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자신들 종교와 어긋난다며 종종 다른 이들을 힐난하곤 하는데 그 말에 다들 공감하는 모습들이 너무 충격적이더군요. 무슨 TV에서나 본 사이비교 같기도 하고 광신 집단 사람들 같기도 하고;;; 그땐 정말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또 너무 강요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냥 사람 사귀자고 들어왔는데 자신들이랑 똑같은 생각을 강요하고 사람을 옭아매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결국 내가 이 귀중한 시간에 여길 왜 나가고 이 사람들과 왜 어울려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제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십평생을 살아오며 형성된 사고와 이 사람들이 이런 광신적인 분위기에서 어울리고 자라나며 형성해온 사고와는 너무나 다른 갭이 존재했습니다.
한동안 맘 고생하다가 이 사람들과 동화되면 내게 해악이 되면 되었지 득이 될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후, 탈퇴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려고 했지만 이미 시간을 너무 지체해버렸나요? 이야기 꺼내기도 쉽지 않네요.
대학생활 내내 이 사람들에게 엮여서 다녀야 하는 걸까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마주치는 선배들인데 이 사람들 빈정상하게 했다간 이 사람들 행실을 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뻔하고 동아리내에서 보아온 이 사람들의 배타적이고 광신적인 본모습을 떠올리면 왠지 무섭기까지 합니다. '똘끼'라고 하나요. 이 사람들은 그것을 신앙이라고 하겠지만 저의 입장에서는 왠지 그렇게 보였습니다.
탈퇴를 고민하다가 동아리내 한 선배에게 이런 말을 흘렸습니다. '어렸을때 성당에 다닐려다가 말았는데 그때 세례를 못 받아서 성당에 한번 나가보려고 한다. 교회는 너무 강요하는 게 많고 믿음이 지나친 것 같아(광신적이라는 표현을 좋게 돌려서 말한거죠)저랑 조금 안맞는 거 같다'
도대체 그 말이 어떻게 퍼졌는지 다들 알고 화를 내더군요. 거길 왜 가냐고 말이죠.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어떤 분은 절 아주 비꼬기까지 하시더군요. 여기 동아리 내에도 천주교 믿었다고 말한 선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분 말이 천주교도 개신교도 기독교니 기독교 동아리에 천주교 신자가 가입해도 문제될 것 없다고 하신 분입니다. 결국 그 말은 사기였던 것인지? 성당을 나가볼까 생각했다고 하니 무슨 큰일날 말을 한 것처럼 배신자 취급을 합니다.
사실 이 사람들의 배타적인 사고를 알고 있었으니 이렇게 나올 가능성을 예상은 했었습니다. 다만 그 예상과 너무나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추한 모습들에 어안이 벙벙했던거죠. 결국 기독교는 이들처럼 추해지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는 종교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한번 잘못 꺼냈다가 미친 개때들에게 뜯기는 느낌이였습니다.
후~~~ 내가 생각했던 것은 이런게 아니였는데... 솔찍히 그냥 싫다고 탈퇴하겠다고 하면 엄청 뜯길것 같아서 성당쪽으로 핑계를 댔는데도 이렇게 뜯기니 저는 어쩌면 좋은 걸까요? 탈퇴는 가능한 걸까요? 무슨 수렁같습니다. 정말 시간을 되돌리고 싶네요. 휴학하고 잠적이라도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