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 톡을 즐겨보는 20대 중반에 접어든 여성입니다.
항상 톡만 읽다가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중에 한부분인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얘기가 좀 깁니다. 지루하신분은 "뒤로"버튼을 눌러주세요.)
3년전 저는 지방에서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직장녀였습니다.
어느날 그닥 친하지않던, 중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뒤로 자주 오더군요, 10통에 3통 받아줄까 말까였습니다.
친하지도 않은데 자꾸 연락이 오니까요..
그러고 그친구가 서울에 SOUP 본사에 사무직 정직원 자리가 났는데
뭐 생각없냐는 식으로 PR하기 시작합니다.
저에게는 제가 있는 고향이 있기 싫은 계기가 있었고 그 일로 해서
상경할 마음을 먹고 올라갔습니다.
느닷없이 소개시켜준 일자리는 온데간데 없고 펑크가 났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4일동안 세미나를 듣게 합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을 하는 회사라고 하더군요.
그래요. 맞습니다. 다단계 회사였어요.
그리고 그 4일동안 같이 지내면서 정말 제 돈 다 쓰게 만들지요..
친구가 다단계를 할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정말 지방에서 온실속의 화초라고 할만큼..잘살진 못했어도
크게 고생안하면서 살아서일까요 무지해서 일까요..
다단계라는걸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들어본 다단계회사 이름이 암웨이...하지만 그게 다단계인지도 몰랐었음..)
친구가 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도 못한채
뭐 이런 이상한 곳이 있는지...
내가 저런걸 하면 미친X이다 하면서 빨리 4일이 가길 기다렸죠.
근데 3일째 되는날...SM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자기 살았던 이야기를 합니다.
대학 좋은곳 못가서 항상 친척들한테 무시당하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그 무시했던 친척 용돈주면서 떵떵거리면서 산다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그 얘기를 듣는데 우리엄마아빠가 왜케 생각나는 걸까요..
막 울었습니다..항상 돈때문에 힘든 우리 집이요.
저야 고생안했지만, 엄마 아빠는 고생 많이 하시면서 사셨으니까요...
그러면서 또 생각나는게 제 친구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잘사는 친구보다는 못사는 친구가 주변에 많다보니요
그러면서 저런사람이 여기서 돈많이 벌면서 잘지내는구나.
아 이렇게 좋은 곳이 또 있겠냐 싶어서 당장 한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순진하고도 멍청했어요.
저를 포함한, 제 주변사람들이 다 이렇게 잘살게 되기를 바랬죠...
월 500만원 이상은 거뜬히 번다고 하니...)
하지만 저는 돈이 없습니다.
(여기는 직속상관들? 이런 사람들을 업라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업라인이 시킨대로 부모님께 전화를 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잘지내고 회사에 다니는척 전화를 합니다.
그다음 분위기를 몇일동안 깔고나서
친구가 같이 살자고 해서 왔는데, 친구 친척언니가 전세금을 좀 보태달라고 한다고..
눈치보인다고 돈 천만원만 해달라고...
천만원이 우리집 개이름도 아니고..
이런 전화몇통으로 우리집 천만원 죽었다 깨어나도 안나옵니다..
이때로부터 일년전에 이사갈때도 집살돈이 없어서 들어있는 보험까지 다 해약하는 그런 형편입니다..
정말 너무나 하고싶어서 미친듯이 울면서 돈 좀 해달라고 전화했습니다.
그리고 900만원을 받았습니다. 제 사업자금이었어요.
그 돈을 가지고 제품도 사서 회원이 되고 이제 제 친구들을 부를 차례지요.
리쿠리팅? 시작합니다.
전 다단계라는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이걸 하다보니
너무 좋아보여서 제 친구들에게 다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습니다.
한명한명 제가 온 수법 그대로 시키는대로 열심히 똑같이 했습니다.
일자리 소개시켜준다고..오라고..
정말 거짓말은 싫었지만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방법밖에 없는거 같았죠.
한명 두명 올라옵니다. 세미나를 듣고는
갑자기 매형 아버지가 돌아가셨네, 어쩌네, 친구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납니다.
같이하게 된 친구도 있었구요..
20명이 넘는 친구들을 보여줬고..
두명을 뺀 나머지는 다 안한다고 갔고..
제가 다단계를 한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대단한 GM자리도 못가고..10개월을
다단계를 하다가 나오게 됐습니다.
정말 나오고나서 부터가...인생의 고난이더군요..
집이 전남인데..친구들한테 소문도 다 나고..
엄마아빠한테도 다단계해서 돈 다 썼다는 말도 못하겠어서
도저히 집을 못내려가고..
경기도에 있는 언니오빠 집으로 갔습니다..
그날부터 한달이상을...언니오빠의 구박을 한몸에 받으며..
하루도 안빠지고 베개를 눈물로 적시며 잠들었습니다..
옆에 조카들이 자고 있어서 소리도 못내고..그저 눈물만 흘리며 잤습니다..
다단계 할때는 세상에서 그게 젤 좋은걸로 보였는데
하다가 실패해서 세상에 나오니...
정당하게 소개하고 한것도 아니고 거짓말로 친구들을 불러서 하게 한거니..
제가 참 비참하고 죽고싶더라구요..다단계 했다는 사실이..
정말 제가 거짓말하면서 다단계 보여준 친구들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다단계 하고 나온 직후에 친구 한명에게서 따지는 문자가 왔었는데
차마 미안하다고 못하고 끝까지 다단계 안한다고 큰소리쳤어요..
내가 다단계를 했다는 사실이 용납이 안되서..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지금은 친구를 많이 잃었습니다..
다단계하면 돈잃고 친구잃고 가족잃는다는 말이 딱 맞아요..
그당시에는 그랬었어요..
지금이야 가족이야 다 용서해주니까 지내지만요..
정말 이글을 통해서 사과할 수 밖에 없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내서 직접 사과하지 못하는 제가 밉네요..
사과해도 받아줄까? 아마 들어주지도 않을꺼야 하는 비겁한 생각때문에 말이에요..
정말 친구들아.. 미안하고..용서해주라고도 안할께..
다단계. 말 그대로 다단계입니다.
윗대가리만 돈잘챙겨서 잘살고..아래 돈 꼴아박은 사람은..
저처럼 이도저도 아닌..피해자들만 속출하는..
앞으로는 저처럼 무지한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네. 거짓말로 친구를 속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때 다단계를 한 의도만큼은 순수했었어요..
그래봤자 다단계이지만요..
정말 두서없이 쓴글이라 좀 형편이 없네요..
긴글 끝까지 읽어주신분들은 감사하구요,,
아마 엄청난 댓글들이 올라오겠죠..
정말 나름대로 벌 많이 받아서 힘들었습니다..
심한 악플은 자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