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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표시제한으로 걸려온 전화

전화 |2004.05.08 10:33
조회 11,264 |추천 0

그저께 처음걸려왔을때
너무 놀라서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안받으면 두고두고 후회할까봐 받았는데
여보세요 목소리만 듣고 끊겼습니다
통화시간 3초더군요
끊긴 전화기를 보고 갑자기 웃음이 나오더군요
절대 이런전화 못받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는 절대 이런전화 안할거라고 생각했엇죠
그러다..이생각저생각에 지쳐 그저 잘못 걸린전화겠거니 생각하기로했습니다
그다음날 하루종일 생각하고나선  술에 취해
실수로 했겠거니로 결론 지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처음 걸려온 시간에서 한시간이 지난후
또 걸려왔더군요
이번엔 더 망설이다가 받았습니다
여보세요를 두번하는데도 아무말없더군요
그러다 끊겼습니다
이번엔 통화시간 10초..
설마 이틀동안 내리 술을 마셨을까 그럴사람도 아니고
그럴 시간도 없는 사람인데 이시간이면 알바를 할시간인데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예전에 정말 안좋게 헤어진 예전남친의 이런 전화를 받기 싫어서
익명번호수신거부를 신청했다가
지금 이사람과 헤어지고  해지했었습니다
혹시나..하는마음에서요
이사람과는 일방적으로 갑자기 아프게 헤어졌지만
헐뜯고 막말하지않고 좋게좋게 마무리하면서 헤어졌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미련이 남았어요
벌써 2달이 다되어가는데..
마지막 마무리하기까진 이주만에 걸려온 전화네요

처음 한달간은 제가 먼저 그만두잔말을 해버려서
뒤늦게 매달리고 그의 생각할시간을 가져보자는 말에
희망을 가지고 한달을 기다렸지만
그는 벌써 제가 없는거에 익숙해진듯
지금 이대로가 편하고 좋다더군요
그렇게 우린 헤어졌습니다
하지만..저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않았다는 말에
희망고문을 시작했죠
그러다.. 그래도 대화로 마무리해서그런지
(그것도 메신저로 대화한것뿐이지만)
처음 한달보다는 덜 힘들더군요
다시 당당해지는 마음도 생기고
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생기고
그동안 집착했던 제모습이 후회도 되고 반성도 됬습니다

그리고나서 결론을 얻은건
그래도 서로 마음이 변하지않았다는 확신.
그는 바쁜 생활과 가족문제에 지쳤었고
그로인해 모든것이 힘에 겨웠던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가 생겼겠죠
조금씩 현실의 여유가 생길수록
미쳐 못다해준 사랑에 미련이 생기고
그리워지고 다시 잘할수있을것같은 생각도 들고..
그게 남자의 마음이겠죠
항상 한두달이 지나고서야 집착이라도 했던 여자친구의 소중함을
깨닫는거죠
그즈음엔 여자는 남자의 나약한 모습에 실망하고
그를 사랑하는마음이 변하지않았더라도
먼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되죠

그래도 중요한건 마음가는데로 해야한다는거.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할거면 하고나서 후회하는게 낫다는거.
그와 마지막 대화에서 그도 그걸 알고 있지만 자신없다고했는데
뒤늦게 후회할걸 몰랐던걸까요
여전히 현실에 굴복하는 나약한모습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소심한모습에
그런 그를 사랑했던 저 자신이 너무도 바보같습니다
남자들은 다 그렇다지만
다 그런남자들중엔 힘들어도 사랑하는 마음하나로 버티고
견뎌낼줄 아는 사람도 있지않나요?
아무리 제가 설득을 해보아도
본인이 느끼지 않는이상 의지까지 대신 심어줄순없는거겠죠
너무 늦지않게만 깨닫길 바랄따름이죠

이제와서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하는 모습이라니..
차라리 당당하게 전화할것이지
정말 끝까지 소심한 남자의 모습은
저를 두번 죽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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