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생각나는 나의 첫사랑
어제 저녁 무렵 어릴적 같이 자란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삼일에 한번씩 통화하는 친구인데 어제는 어릴적 내 얘기를 주로 했다.
친구가 기억하는 내 모습은 피부가 뽀얗고 그렇게 이뻤다고 얘기했다.
아마 어머니께서 예쁜 옷을 잘 입히셔서 다른 친구들 보다 이쁘게 기억 됐는가 보다.
내 나이 열여섯 시절..
당시 시내 남학생들로부터 엄청난 프로포즈를 받곤 했는데..
첫사랑도 그때 만났다.
집이 근처이고 같은 학년이라 말이 통하고 인상이 귀공자 같은 소년..
왠지 첫만남에서 난 참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가족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우리는 주로 그 친구의 집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놀았으며 그 친구의 가족들은 나를
한가족처럼 따뜻하고 편안하게 대해줬다.
내가 친구집에 가면 친구어머니는 맛난 음식을 만들어 주시고 용돈도 넉넉하게 주시며
당신의 아들과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씀을 곧잘 하시곤 했다.
그 친구는 유복한 집안의 막내로 성격이 밝고 구김살 없이 나를 공주 받들 듯이 대하곤
했으며 그때 나는 새벽에 피아노 레슨을 받았는데 추우나 더우나 하루 같이 나의
보디가드가 되어 줬던 친구..
되돌아 보면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많은 추억을 나누었지만 친정어머니의 반대로 결혼은 하지 못했다.
연하라는 이유로..
나는 정상적인 나이 여덞살에 입학 했는데 그 친구가 일년 일찍 들어가서 나보다
한살이 적었다.
그후 나는 죽을 만큼의 병고를 두번 앓고,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 먹이고 입히고 정신없이
사느라 지금은 관상마저 바뀌고 말았다.
거울앞에 선 내 모습은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 아줌마이다.
그런데 어제 친구가 한 말.. "넌 천사같이 이뻤는데.."
그 말은 첫사랑이었던 친구가 내게 종종 하던 말이었다.
"넌 정말 천사같이 이뿌다" 라고..
그 첫사랑도 지금 중년 아저씨가 되어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 가끔 내 생각 하겠지..
내 인생에 봄날 만난 멋진 친구..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길 기도하며...!
(나중에 그 친구는 여고 교사와 결혼해서 미국 이민 갔다는 소식을 들었죠)
Perhaps Love - John Denver & Placido Domi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