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雪化)
배경
부여족으로부터 갈려나온 가우리(고구려) 중세.
(중천왕부터 봉상왕까지의 시대)
가우리는, 왕이 배출되었던 계루부, 왕실과의 혼인으로 왕비족으로 등장한 절노부, 순노부, 관노부의 5부족 연맹체였다. 왕을 비롯하여 초기10개의 관등조직에서 후에 14관등으로 정비되어 갔으며 이 조직이 가우리를 지배하는 귀족계급이었다.
각 부족은 족장이 다스렸으며, 족장은 14관등 중 2등관에 속하는 계급이다.
계급이 엄격하게 구분지어져 있는 반면, 남녀의 혼인과 교제는 자유로왔다.
이때 부여는 가우리의 세력이 커지자 견제에 들어갔으며, 중국은 280년 서진에 의해 통일된다. 285년 선비족이 부여를 공격하여 부여왕(의려왕)은 자살하고 왕자들은 옥저로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다. 이 때 가우리의 왕은 서천왕이었다. 가우리는 선비족을 격퇴해 부여를 돕고, 부여는 진나라의 후원에 나라를 재건한다.
등장인물
담- 관노부의 계급이 낮은 서인의 딸로 단아하고 청초하다. 생각이 깊고 의지가 굳으며 유난히 희고 아름다운 살결덕에, 설화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결- 계루부의 형(족장의 후계자)으로, 어리지만 무사다운 용맹함과 강인함을 갖고있다. 인과 덕도 있어 백성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다소 다혈질인 단점이 있다. 소년때 마주친 담이를 잊지 못하다 장성한 후, 우연히 담을 구해주며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담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 괴로워한다.
휘거련- 계루부 출신이자 주부(국가의 기밀, 법의 개정, 군사 징발(徵發), 관작의 수여 등을 맡아보던 왕의 직속관료로 왕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계급으로 3등관에 속함)의 장자로
대모달(무관의 최고계급)이 될 청년. 담이에게 목숨을 구원받고, 사랑하게 되지만 결이와의 우정사이에서 괴로워한다.
무록- 태어날때부터 시력을 잃은 계루부의 무당으로 결, 휘거련과 막역한 사이이다. 성품이 온유하고 마음이 맑아 사심이 없다. 점을 쳐서 부족의 일을 결정하는데 조언을 한다.
원이- 관노부 조의두대형(중리조의두대형:국가의 기밀, 개법(改法),징발,관리등용 등의 일을 맡아보았던 4등관에 속하는 계급)의 장자로, 어려서부터 담이를 무척 아끼고 애틋한 감정이 있었으나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무연- 비범하고 영리하며 야심만만한 부여의 왕자.
라후 바이- 라후족의 청년으로 루셩(갈대로 만든 피리)을 들고다닌다.
무연은 취한척하고 자리를 일어나 남농의 옷을 입은 계집을 쫓아간 것이었으나 허탕을 쳤다.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계집은 온데간데 자취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묘한 계집이로군... 오늘밤은 경계를 해야겠군...’
무연이 처소로 돌아오자, 과연 절세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루입니다.”
이름을 말한 무희는 다소곳이 술을 따랐다.
무연은 생각없이 술잔을 받아들고 한입에 들이키려다 문득 손을 멈추었다.
“?”
“이름이 뭐라 했느냐?”
“아루입니다.”
“과연 내가 본 여인들중 가장 절색이로구나.”
“과찬이십니다.”
“그래, 대가와는 어떤인연을 맺은게냐?”
“예...?”
“대가가 너를 아껴주느냐?”
“......”
무연은 마시려던 술잔을 내밀었다.
“마셔라.”
“...!”
“내가 부여연 왕자라는걸 알고 있느냐?”
“...예. 하온대...”
“마셔라.”
“저, 저는... 술을 못하옵니다.”
갑자기 무연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겨우 한 잔에 목숨이라도 달아날까봐?”
무희는 손을 덜덜 떨며 술잔을 받아들었다.
“너는 이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죽은 목숨이었다. 그 술을 내가 마셔도 너는 죽을것이고, 네가 마셔도 죽을것이며, 네가 마시지 않는다고 해도 죽는다. 내 말이 틀리냐?”
무희는 놀란 눈에 눈물이 맺히며 왕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연의 싸늘한 표정에 체념한 듯 무희는 떨리는 손으로 술잔을 입에 댔다.
무희가 술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소리와 동시에 술잔이 바닥에 떨어지며 나뒹굴었다.
무희는 입으로 피를 토했지만, 무연의 자세와 표정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때 갑자기 방 앞으로 그림자가 하나 휙 지나갔다.
무연은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갔다.
동시에 안채에서 급한 외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객이다! 족장님이 쓰러지셨다!”
“문을 닫고 집안을 샅샅이 뒤져라!”
무연은 곧 그림자가 지나간 곳으로 뛰었다.
그리고...
담 아래에서 무연은 그림자의 정체를 잡아낼 수 있었다.
“뭐하는 놈이냣!”
“헉...!”
무연에게 어깨를 잡혀 몸을 돌린 사람은...
담이었다.
남농의 옷을 입고 남자인 척 술단지를 나르던 계집.
“너는...”
“나, 나으리...”
“여기서 뭐하고 있는게냐?”
“자, 자객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저, 전 무서워서 숨으려고...”
계집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혀 있었다.
“대체 남장은 왜 한게냐? 아무래도 수상쩍군.”
“그게 무슨 소리시온지...”
다음 순간 무연은 거칠게 담이의 윗도리를 벗기려 했다.
담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땅에 주저앉았다.
“그, 그게 아닙니다. 실은... 저는 저 아래쪽에 사는 하호(下戶)의 딸이온데... 오늘 술을 대기로 한 아버지가 갑자기 몸져 누우셔서... 계집이 술을 나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남장을 하였습니다... 죽을죄를 졌습니다. 흑흑흑...”
“그게 정말이냐?”
“어느 앞이라고 제가 감히 거짓을... 날이 밝는대로 저희 집으로 병사를 보내시옵소서...”
무연은 잠시 집을 두르고 있는 담을 올려다 보았다.
계집이 도망갈 참이었다면 무리가 있는 높이였다. 아니, 사내라고 해도 저 높은 담을 어지간해서는 오르지 못하리라.
그리고 무연은 주저앉아있는 계집의 턱을 손가락으로 받쳐 치켜세웠다.
순간, 계집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 본 무연은 숨이 턱 막히고 말았다.
하호의 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자신을 죽이러 들어온 무희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티하나 없는 눈부신 피부가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거기다... 살기라곤 전혀 없는 맑은 눈이었다.
보는 이의 마음이라도 비춰질 만큼 깊고 청명했다.
“여기 꼼짝말고 있거라.”
“네...?”
“잠시 안채에 들렀다 오겠다. 무슨일인지 알아보고 난 후에 널 어찌할것인지 결정하겠다. 어차피 집밖으로는 나가지 못할터이니 예서 꼼짝말고 기다리거라.”
“예.”
무연은 머뭇거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미 무연은 계집을 곁에 두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오십보쯤 걸었을까.
무연은 뒤에서 나는 소리에 문득 고갤 돌렸다.
“젠장!”
무연은 급하게 담쪽으로 뛰어갔다.
계집은 무연이 보는 앞에서 유유히 담을 뛰어넘었던 것이다.
“이럴수가! 계집이 자객이었군! 코앞에서 자객을 놓치다니!”
문득 무연은 담 앞에 떨어져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
귀고리 한짝이었다.
‘...가우리?’
귀고리에는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가우리의 귀갑문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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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을 끝내놓고 올릴까 말까 무척 망설였어요. 이미 두달여가 지나 버렸고, 올리면 오히려 돌맞을것 같은...;;
설화를 잊지 않으신 분이 있다는건... 저한테는 뭐랄까... 감동의 눈물이 날만한 사건이었습니다. -_ㅜ;;
설화를 생각해주신 분들을 위해서 용기내서 올립니다.
alisa님, 잊지않아 주셔서 감사해요. ^^; 님때문에 올리게 된거 아시죠?
카엔님, 출판 축하드려요 ^^ 그리구 아껴주셔서 감사해요.
아오이님, 감사해요- (이름에서 뭔가가 심오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서연님, 화이링 해주셔서 감사해요.
아인토벤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 보는순간 반가움이 밀려왔다는...;;
사과맛젤리님, 희망님, 메이아님, 파워님, 스칼렛님, 마쉬님, 이미숙님, 고립님, alone님,
파랑새님, 이남선님, 닐니리님, 히아신스님, 왜님, 비노님, 솔님, 미소천사님, 달콤한초컬릿님, 백원만님,
쭈욱 읽고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여러분들 덕분에 요즘 참 행복하네요. ^_^a
그리구, 조금 있으면 활자로 찍혀서 책이 된대요. ^^;;; 한권씩 모두 드리고 싶은데...;;; (' 'a (. .a 돈이 엄네요... ㅎㅎㅎ 그럼, 여러분 모두 행복한 하루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