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덕분에 조금 머리를 시켰네요.
그제서야 연애의 노하우에 새로운 변수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후부턴 새로운 인물이나 상황전개들이 나올 겁니다.
이 글도 사건이나 상황위주로 변화시켜볼까 합니다.
하지만 매일은 못올리고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려드릴게요.
실은 제가 조금 신경쓰면서알아보고 일이 있는데 한 달이나 두 달 정도가 소요될 것 같네요.
대신 이틀에 한 편 정도면 저도 스트레스나 양에 밀리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조금 양해를 해주시고요.
항상 행복하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제가 리플에 일일이 감사의 말씀을 못드려도 마음은 항상 감사한다는 걸 알아주십시오.
정말 감사드리고요.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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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은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자기 자신한테만은 말이다.
'대체 언제까지 자신한테까지 속일 수 있을 것 같니?
요즘 네 머리의 관심사는 온통 그 남자뿐이잖아..
그리고 좋았잖아...그 남자한테 안기는 거... 실은 은근히 그러고 싶었던 거잖아?
단지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고 더욱이 그런 남자한테
빠져버린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이잖아...'
지원은 맥주 탓인지 자신의 감정을 너무나 잘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르겠어...앞으로 어떻게 해야좋을지.. 그렇다고 그 남자한테
바라는 것이 결혼인 것도 아니야..그런데도 막연히 즐기기만
하기에는 불안해..뒷감당할 자신이 없어.
더욱이 난 결혼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도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왔어... 더욱이 어딜 봐도 그 남잔 믿음직한 남자가 아니잖아.
그 남자와 더 깊은 관계에 빠져봤자 남는 건 상처뿐일 거야..
더욱이 그 남잔 지금도 결혼 같은 것에는 관심없어하잖아.
단지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더욱이 사랑이라는 것의 유효기간은 정말 믿을 수 없어.
부모님을 봐....캠퍼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 CC가 결국은
얼마나 떠들썩하게 결혼하고 그리고 서로 얼마나 미워하며 이혼했는지...
분명 그 남잔 연애상다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혼상대자는 더더욱 아니야.
그걸 알면서 빠져들 순 없어.
너무나 분명하게 미래가 보여.
왜 하필이면 그 남자인 거지?
왜 유대리와 사랑에 빠지지 않은 걸까?
누가 봐도 정말 좋은 사람은 유대리야..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면 좋았을 거야.
끝을 뻔히 알면서 명민과 사랑에 빠질 순 없어.
....아님...후회나 없게 그냥 마음가는 대로 어울려볼까?
그러다 끝내면 되는 거잖아..쿨하게.
어차피 마지막에 구차해지지만 않으면 되는 거잖아.
어차피 그 남자와의 어떤 미래를 기대하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미리 끝을 각오하고 달려가면 되는 거잖아.'
지원은 어이가 없었다.
별의 별 생각이 머리 속을 다 스쳐지나갔다.
'사랑을 하면 이성적일 수 없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나온 말인가?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럴까? 아니면 나만 이런 것일까?
끝이 안 좋을 걸 알면서도 빠져들고 마는 게 사랑인 걸까?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이성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일까?'
지원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왜 오늘따라 술은 이렇게 맛있는 거야?
이게 사랑의 힘일까? 사랑과 함께 찾아온 캔맥주라...'
지원은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에랴 모르겠다..될대로 되라지..사랑 따위....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사랑 따위...
그런 것쯤 될대로 내버려두자...아무리 애써도 결국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는 걸 알잖아...'
지원은 평소보다 배의 피곤함을 느끼며 침대에서 누운채로 뒤척이다가 다른 날보다
쉽게 잠이 들었다.
'사랑 따위 어찌되든 상관없어...가장 시시한 사랑 따위....'
라고 주문을 걸어서였는지 모르겠다.
다음날 지원은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은 이성을 따라가보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노력해보는 것이다...유대리와 노력해보자..
그 사람 같이 있어서 기분 나쁜 상대는 아니잖아..
노력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한 노력해보는 거야...'
지원은 스스로 유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대리는 몹시 감동받은 듯 했다.
그러고보니 유대리에게 전화를 건 기억은 처음이었다.
지원은 평소보다 화려한 옷차림이었고 귀걸이도 평소보다 화려했다.
기분전환 겸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에게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지금이 아니라면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아.
그리고 너무나 무서워..자신도 어쩔 수 없는 감정에
빠져버릴까봐..그땐 그 어떤 대책도 안 설까봐.'
지원은 유대리가 30분쯤 늦을 것 같다해서 사무실에서 시간을 채울 생각이었다.
금요일이라 모두 신나게 퇴근을 했다.
명민이 사무실에서 나왔을 때 지원은 애써 명민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당신 오늘 무슨 날이야? 나 때문이지?
그래서 다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혼자 남은 거지?
그럴 줄 알고 나도 기다렸어."
지원은 기가 막혔다.
"아니요. 약속이 있어요. 실장님 때문이 아니예요.
먼저 가세요. 약속 시간이 조금 남아서 기다리는 것 뿐이예요."
순간 명민의 표정이 바뀌었다.
"약속?"
"네...당신 말고는 약속도 없는 사람처럼 제가 한심해 보여요?"
"무슨 소리야?
난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인 줄 알았는데...."
"가세요.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당신 이렇게 애를 먹일거야? 도대체 잘 풀려나간다 싶으면
태클이고 노력해서 다가가면 또 태클이고...이젠 정말 지겨워."
"잘됐네요...그럼 여기서 끝내면 더 이상 애를 먹을 필요없잖아요.
여기서 그만 끝내요."
"그래? 좋아...그럼 우리 여기서 끝내지..나도 지겨워.
어차피 우린 더 이상 건널 강도 없잖아..."
순간 지원의 혈압이 솟구쳤다.
지원은 참을 수가 없어 명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명민에게 팔을 잡혔다.
"이 뻔뻔한 놈...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가 있지?
이제보니 당신이 원한 건 단지 그것 뿐이었지?
오히려 내가 끝내자고 말하길 기다린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맘대로 생각해."
"이 손 놔...아파."
하지만 명민은 더욱 세게 지원의 팔을 잡았다.
"당신 얼마나 형편없는 여잔지 알아?
물론 나도 자랑스럽게 말할 건 없지만 적어도 당신처럼
그렇게 이중적인 행동을 하진 않는다고..."
"당신과 연애하면 남는 건 뭘까?"
"날 나쁜놈으로 만들겠다는 거야?"
"그동안 당신이 얼마나 많은 여자들한테 상처를 줬을지 너무나 빤히
상상이 돼...여자들을 찰 때마다 어떻게 했어?
어떤 방법을 쓰는 거야?"
"뭐? 지금 나한테 차이기 전에 미리 방어하겠다는 거야?"
"당신과는 연애하지 않겠다는 말이야...."
"그럼 지금까지 우리가 한 건 뭐야? "
"당신도 그걸 연애라고 부를 생각은 없는 거잖아."
"아니..난 당신과 연애했어...그것도 아주 최상의 기분을 느끼면서..
가끔은 혼란스럽기도 했어...조금 감정이 지나치면."
"그것도 바람둥이로서 얻은 말솜씨인가 보지?"
"아니..다른 여자들은 훨씬 더 교양있어서 이런 유치한 방법은
안 쓴다고 이미 말했을텐데...그런데 이젠 나도 당신과는
끝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길게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야..
그리고 다시 다른 여자들한테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말이야."
"좋아..얼마든지 당신 연애놀음이나 즐기시지.
난 상관하지 않으니까..."
"좋아..그래.당신이나 나나 자신의 연애문제에 최선을 다하자고.
안 그래도 요즘 매력있다고 생각되던 상대가 있었거든."
"잘됐군..."
그렇게 말하는데 지원의 가슴이 욱씬거렸다.
'역시 잘못한 걸까? 그냥 한 번쯤 감정이 가는대로 살아볼 걸 그랬나?
그러다 끝이 나면 그냥 받아들일 걸 그랬나?
그냥 눈 딱감고 한번쯤 사랑하다고 말해볼 걸 그랬나?'
지원은 그 짧은 순간에도 아주 긴 후회를 했다.
"그만 가보시지...약속한 상대가 기다릴텐데..."
명민이 팔을 놔주었다.
지원은 핸드백을 집어들었다.
"너무 일찍 상대방과 자지는 마...그럼 남잔 금방 시시해하거든.
더욱이 당신은 아직 초보라 테크닉이 엉망이거든."
"정말 별 걱정을 다 해주네요."
지원은 어이가 없어 말했다.
"진심으로 해주는 얘기야...남자는 애를 먹일 수록 좋아해."
"걱정하지 말아요.그런 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지원은 토라져서 휙 돌아섰다.
그때였다.
명민의 목소리가 지원을 다시 돌려세웠다.
"......이것봐...당신이 원하는 게 뭐야?"
"뭐라고요?"
"나한테 원하는 게 뭐냐고?"
"당신한테 원하는 거 없어요."
"결혼이라도 하자는 거야?"
"날 아주 한심한 여자로 만드는군요."
"도대체 나보러 뭘 어떻게 하라는 소리야?
좀더 만나보고 결정을 하자고 한 거잖아.
그런데 왜 무조건 날 나쁜 놈으로 모는 거냐고?"
"당신은 믿을 수 없어요.."
"내 얼굴에 나쁜놈이라고 써있기라도 해?"
"믿을 수 없어요...당신만큼은요."
"도대체 왜냐고? 날 바람둥이로 색안경 끼고 보는 것은 당신이잖아.
왜 유독 나한테만 이렇게 깐깐하게 구는 거냐고?
왜 내 마음을 조금도 봐주려고 하지 않는 거야?
왜 이렇게 몰인정하게 구냐고?"
순간 지원은 감정이 더 격해지는 것을 느꼈다.
"세상 사람 다 믿어도 당신은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은 날 상처받게 하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예요.
당신한테 상처받는 건 겁나서 당신은 믿을 수 없어요.
그땐 어떻게 해야할지 자신이 없어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구요...
난 지금까지 상처받는 건 전혀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구요.
그래서 난 내 기분으로만 살 수가 없어요.
당신이 한심하다고 비웃어도 어쩔 수 없어요.
난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밖에 살아오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밖에 살 수 없어요."
지원은 울음을 터뜨렸다.
왜 갑자기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가슴이 쑤시면서 여간해선 이를 악물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왔다.
혼자서도 차마 울지 못하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뭐?"
명민이 갑자기 할말을 잃은듯 지원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울고 있는 지원의 얼굴을 만지려고 하자 지원은 얼른 그 손을 뿌리쳤다.
"놔요.."
지원은 휴지를 꺼내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명민이 더 빨랐다.
명민이 지원을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바둥거리는 지원을 억지로 끌어안았다.
"마저 울어...지금까지 살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울어본 적
없지? 어깨를 빌린 적도 없고 말이야...
아주 가끔은 사람들에게 하소연해도 돼...더욱이 그런
이유라면 내 앞에서 울어야하잖아...."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가야돼요..."
"무시해..."
"안돼요..."
"당신과 할 얘기가 있어..."
"난 없어요..."
"또 껍데기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거야?
더욱이 그런 얼굴로 사람을 만나겠다고?"
"화장실에서 고치고 가면 돼요."
"안돼..난 오늘 당신과 얘길하고 그리고 당신을 안고 싶어.
안그럼 욕구불만으로 평생 미쳐버릴 것 같다고."
"안돼요...."
하지만 뉘앙스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어서 전화받아...아는 사람한테 사고가 났다고 해..
그건 그 사람도 인정해줄테니까...."
"거짓말 할 수는 없어요."
"거짓말 아니야..당신이 그대로 가 버리면 오늘 나한테 사고가
날 거야...정말이라구...어서 내가 말한대로 말하라고..."
지원은 전화를 받았다.
유대리는 지원의 목이 잠긴 것을 알고 지원의 말을 그대로 믿은 것 같았다.
지원은 죄책감을 느꼈다.
"제가 또 잘못했군요...좋은 사람인데..."
"그러니..다른 남자랑 어울리지마..."
"제가 미쳤나봐요..당신과 이렇게 어울려선 안 되는데..."
"날 그렇게 신용하지 못하다는 말은 나한테도 상처야..
당신 알아? 나도 당신 때문에 상처받고 있다는 거..."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 집으로 가자..."
"너무나 혼란스러워요..."
"날 조금은 믿어주는 게 어때?
그렇게까지 날 최악으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그보단 조금 나은 놈일지도 모르잖아..."
"난 상처받는 게 두려워요."
"당신이 겁장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 그래서 이렇게 마음의 문을 꽉 닫아두고
있었다는 거..."
"왜 당신에 대해선 내 맘대로 안 되는 거죠?"
" 그 이유? 그건 내가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지...
당신에 대해선 나도 내 맘대로 안돼.
그래서 당신도 당신 맘대로 안 되는 거야..."
지원은 웃고 말았다.
"집에서 식사하고 근사하게 기분 내자고..."
"식사만 할 거예요."
"역시 당신 맞네...그렇게 말하는 것 보니..."
명민이 웃었다.
지원은 명민에게 끌려 사무실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