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닫는 순간 두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리더군요.
집에 들어오기 바로 5초 전, "조심히 가구요, 주말 잘 보내세요~" 라고 그를 보내며 환하게 웃는 척하는 그 얼굴 뒤에... 나의 슬픔은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동안을 엉엉 울어댔습니다.
두 눈이 퉁퉁 불어서 불은 오징어처럼 될 때까지도 진정이 되지 않았던... 어제 밤입니다.
그사람과 만나게 된지 한 달이 좀 넘었네요.
스포렉스를 다니며 운동을 하다가 어느날부터 문득 제 눈에 들어왔던 그 사람...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몰랐지만 느낌만으로 저 남자라는...
사춘기 시절, 마냥 짝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그를 기다리고, 힐끔거리며 쳐다보며 설레임 가득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한달 전 즈음, 정말이지... 아주 우연히도 온라인 상에서 그 사람과 마주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의외로 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더군요.
함께 영화도 보구, 밥도 먹구, 술도 마시는 등... 언제나 먼저 데이트를 하자고 그랬구요.
배고프다고 하면, 늦은 밤에도 달려와서 야참도 함께... ^^;;
언제나 메신저 앞에 붙어서 그 날 일들과 느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공유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새로 인라인 스케이트도 샀답니다. 함께 놀러다니려구요.
저는 아주 신이 났었죠... 너무 즐겁고, 행복한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주부터 그 사람이 약간 저를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느낌만으로는 사람 마음을 알 수 없어서 혼자 답답해 하고, 고민도 되고...
그러다 혼자 내린 원인파악이... 제가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처음에 못박았던 솔로예찬이란 말 때문에 더이상 가까이 하기 어려워하는게 아닌가 하는... ㅡㅡ;;
흠... 제 멋대로 결론을 짓구서는 나름대로 강구책을 세워야겠다라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제 그사람이 퇴근하고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하더군요.
그 사람과 만나서 저녁을 먹고, 한참을 이야기 하다보니 밤도 늦었더라구요.
집에 갈 시간이 되었는데... 간단히 맥주 한잔 더 하자는 그 사람...
조용하고 아늑한 바에 들어가서 병맥주를 시켜놓구, 한참을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제 이름을 부르더니, 저에게 고백을 할 것이 있다고 하더군요.
바로 이어지는 말이... "기분 나쁘게 들으실지도 모르지만, 말을 해야할 것 같아서요..."
순간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몰라 바싹 긴장을 했답니다.
그 사람 2년 전에 3년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지난주부터 다시 만난다고 하더군요.
결혼 이야기가 오갔던 모양인데, 서로 시기가 맞지 않아서 헤어졌다고...
그런데 그녀가 다시 돌아와서 결혼을 하자고 하는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단호하게 거절을 하면서 그녀에게 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사람 있으니깐 그냥 돌아가라구요.
그녀가 놓아주질 않는다고 하네요...
얼마전에 수술을 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너무너무 힘들어 하는 그녀를 보고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그동안 저에게 마음이 있어서 잘 해보려구 그랬는데... 여자친구로 만드려고 그랬는데...
그녀에게 연락이 와서... 혼자 일주일동안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 순간부터 표정관리하기 너무 힘들었어요.
애써 웃는 모습으로 "신경 안써도 되는데..., 잘 되었네요~ 뭘!" 이따위 말이나 하면서 말이죠...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있기가... 눈물이 터져나올 것 같은데...
아닌 척하며 웃고있는 내 자신이 어찌나 바보같고, 불쌍하게 느껴지던지... 그는 모를겁니다.
저보고 앞으로도 오빠, 동생, 친구 사이로 지내자는 그런 엉터리같은 말을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더이상 그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힘들겠지만... 두 사람 역시 불편할테니깐요.
다음달 끊어둔 운동도 어찌해야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그녀가 운동을 함께 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인가본데... 정말 싫습니다.
다가오는 생일에 그 사람과 함께 데이트를 하고... 적절한 때에 고백을 해보려고 했는데...
계획을 변경하여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이젠 마음을 접기로 결심을 했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제 스물여덟의 사랑도 여기서 끝인가 봅니다.
헤어진 다음날,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올려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이 노래가 너무 와 닿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