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흘만 있으면 아버지 회갑입니다.
아버지 회갑때, 축의금 한푼받지 않고, 동생들끼리 오백만원씩 내서 가까운 분들과 회갑연을 열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장남인 제가 못나서, 회갑연을 고사하고, 여동생이 모든 경비를 다 내서 금강산으로 여행을 가시걸고 회갑연을 대신 하기로 했습니다.
여동생과 남동생은 오백만원씩 들고 왔는데, 저때문에...................
돈을 마련 못해서가 아니라, 장남이 장가도 못가고 직장도 없이 그러고 있는 것이.................
어려선 아버지께서 회갑을 맞으시기전에 번듯한 직장도 가지고 결혼도 할 줄 알았습니다.
저만 아니면 넉넉할 수 있었던 형편에 외국에 까지 보내어 공부까지 시켜 놓았지만,
나이 서른이 넘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는 의사가 되겠다고 다시 학원다니고 있는 통장엔 딸랑 2백만원이 전부인 백수입니다.
그냥 200만원이라도 내놓고, 번역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공부를 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앞으로 들어갈 학원비만은 있어야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금강산으로 여행을 가시기에 운동화 두개를 사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버지 앞에 내미려고 하는데, 차마....... 그래서 지금 방구석에 두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비참해지는지.........
그리고, 부모님께서는 지금 제가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는 걸 모르십니다.
그냥, 다른 더 좋은 직장을 위해서 공부하시는 줄 알기에
3개월만 더 다니면, 취직을 해서 결혼을 할 거라고 믿고 계십니다.
" 돈벌어다 주는게 효도가 아니라, 니가 가정을 이뤄서 행복하게 사는걸 보여주는 게 효도 " 라고 말씀하실때마다, 정말 가슴이 미어집니다.
여기저기서 선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의대에 다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의사가 되겠다고 공부하고 있는 제가 무슨 결혼을 꿈꾸겠으며, 또 누가 이런 저에게 시집을 오겠습니까.
사랑한다던 그녀도, 의사가 되겠다고 했기에 떠났는데 말입니다.
결혼은 점점 포기쪽으로 가까워져가는데............
이제 앞으로 여행까지는 10흘이 남았습니다. 아버지께서 무좀이 심하셔서 운동화를 신고 다니시면 더 고생하실거 같아서, 매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무좀 약을 발라드리려고 오늘 좋은 무좀 약 하나를 샀습니다.
그렇게 아침 저녁으로 무좀 약을 발라드리면 부모님의 은혜의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분의 1이라도 채울 수 있을런지...............
불효자는 오늘도 웁니다.
죄송스러워서 오늘도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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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회적응을 못해서 이런다고 생각하시는 몇몇분들..........
전 그 어느누구 못지 않게 뛰어난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때문에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우연히? 아니면 필연인지?
정말 실력이 뛰어나신 한의사 한분을 알게되었고,
그 분께서 저의 무엇이 맘에 드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든 비법을 전해주겠으니, 의사 면허증만 들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그 말만 달라 믿고 덤벼든것은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다친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수지침, 지압, 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종종 MT에서 급체나, 기타 여러가지로 고통스러워하는 후배나 동기들을 도와주면서
느낀 보람때문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그 일에서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기때문에 뛰어 든거랍니다.
거기에 4년만 다니면 되는 의학전문 대학원이 생기고, 4년만 어떻게든 버텨서 의사면허증만 딴다면,
인터이나 레지던트과정 필요없이 아시는 한의사 선생님 밑에서 수련을 할거랍니다.
그냥, 어디다 이야기는 못하겠고, 그냥 답답한 마음에 올린 글이랍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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