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톡이다...헐.....................
톡1년 좀넘게 햇는데...톡된건 진짜 처음인듯.................ㅋㅋㅋ
많이본판엔 몇개 올라갔었는데 ㅋㅋㅋㅋ
와 신기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싸이공개를 하고 싶지만 ㅋㅋㅋ
싸이가 없는 관계로 패스 ~ㅋㅋㅋㅋㅋ
톡의 영광을 주신 운영자님 감사해요^^
재밌게들 보세요 ^^
제가 올린거 많이 있으니깐 심심할때 보시구요 ^^ㅋㅋㅋㅋ
아 참고로 이건 제가 쓴글이 아니예요^^;;;;
공포소설..몇개씩올리다...이렇게 된...음..ㅋㅋ
리플 다봤어요 ~!!ㅋㅋㅋ
어쨉든 다다 감사해용 ~~~~ㅋㅋㅋ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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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하다가 졸다가 일하다가 졸다가
겨우겨우 빠져나왔다는 ^^;;
단편 2~3개 묶어서 올릴께요^^
늦어서 ...ㅈㅅ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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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재수좋은날
“형씨는 오늘 재수 없는 날이 될 거야”
지하철을 탈 때부터 따라다니면서 돈 달라고 구걸하던 노인네는 내가 끝까지 돈을 주지 않자
더러운 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반대편에 앉아계신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구걸을 해댔다.
‘미친 노인네가 망령이 들었나? 한 푼만 달라고 굽실거릴 때는 언제고’
거지 노인네의 이중적인 태도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안 그래도 비오는 날씨라 기분이 울적했는데
기분이 더욱 다운됐다. 아침부터 지하철에서 구걸이나 하는 저런 거지한테 상소리를 듣다니.
나는 더러워진 기분을 조금이나마 드러내기 위해 노골적으로 거지 노인네를 노려보았다.
그 노인네는 내가 쳐다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연신 불쌍한 표정과 몸짓을 지어가며 반대편
아주머니에게 구걸을 했다. 결국 그 아주머니는 노인네가 불쌍했는지 아니, 빨리 노인네를 쫓아버리고
싶었는지 그 노인네에게 꼬깃꼬깃 꾸겨진 천 원짜리를 건네줬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노인네는 구겨진 천 원짜리를 주머니에 쑤셔놓고는 연신 아주머니를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
‘계산적이고 가식적인 노인네, 만약 아주머니가 돈을 주지 않았더라면 욕을 퍼부었겠지?’
내 생각을 듣기라도 한 걸까? 노인네가 갑자기 나를 쳐다봤다. 기분이 상했던 나는 두 눈을 부릅뜨며
노인네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노인네는 나와 아주머니를 비교라도 하는 듯 번갈아 쳐다보고는 이내
나를 내려다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누런 치아가 도드라져 정말 더러워 보이는 웃음이었다.
저런 더러운 웃음이 또 있을까? 정말 역겹고 추잡스럽다. 노인네는 그렇게 웃어보이고는 다른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뭐 더 얻어먹을 거 없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슬렁거리는 노인네의 모습이 마치 시궁창의 쥐새끼 같았다.
“저렇게 구걸하는 사람들이 자리만 잘 잡으면 일반 월급쟁이보다 수입이 괜찮다는데?”
“그러냐? 나도 나중에 장애인인척하면서 구걸이나 할까?”
내 맞은편에 서있던 학생 둘이 거지의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장애인인척하면서 구걸을 하면 월급쟁이보다 잘 번다고?’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바쁘고, 성실히 살아가는 월급쟁이 중 하나로서,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병신 같은 새끼들. 그래, 너희 같은 놈들이 나중에 저런 거지새끼가 되는 거야’
한심한 학생들에게 마음속으로나마 따끔하게 한마디해주었다.
- 이번 역은 이수, 이수역입니다.
‘벌써 내릴 역이 되었나?’
젠장, 망할 노인네와 머저리 같은 학생 덕분에 출근길동안 스트레스만 잔뜩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앉아있었는데도 온몸이 뻐근하다. 나는 겨우겨우 피곤에 절어있는 몸뚱이를
일으켜 세우고는 문 앞으로 향했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거지노인네가 학생들을 밀치고는 재빨리
내가 있던 자리에 몸을 던졌다. 나는 곁눈질로 놈을 쳐다봤다.
놈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자리에 앉자마자 낄낄댔다.
“푸시이이”
기분 탓인지 출입문열리는 소리도 요란한 게 신경에 거슬렸다.
“툭!”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 하나가 내 어깨를 치며 들어왔다.
‘사람들이 먼저 내리고 그 다음에 타는 것이 순서일 텐데?’
나는 지하철문밖으로 나가면서 내 어깨를 치고 들어간 녀석을 응시했다. 모자를 푹 눌러쓴 그놈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빈자리를 찾고 있었다.
‘고작 빈자리 찾으려고? 수준 낮은 새끼’
불쾌함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욕을 한 바가지로 들이부어 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짜증났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짜증나는 일투성이다. 거지노인네의 저주와 머저리 같은 학생들 그리고 어깨를 툭
치고 가는 미친놈. 비오는 날씨까지.
‘잠깐’
손을 보니 우산이 들려있지 않다. 우산을 깜빡하고 자리에 두고 온 것이었다. 재빨리 뒤를 돌아봤지만
지하철 출입문은 이미 닫혀있었다.
되는 일이 없다.
문득 내 자리에 앉았던 거지노인네의 웃음소리가 떠올랐다.
“낄낄낄”
‘그래서 웃은 거였나?’
우산을 두고 가는 내 멍청한 모습을 보며 신나게 웃었을 놈을 생각하니 저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빌어먹을 놈”
나는 하는 수 없이 우산을 사기위해 지하철 역 안에 있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지하철 바닥을 놈들의
면상이라고 생각하며 짓밟으며 갔다.
‘거지같은 노인네’
‘머저리 같은 학생들’
‘그냥 미친놈’
그렇게 해서라도 화를 풀고 싶었다.
성큼성큼 놈들의 얼굴을 밟으며 가다보니 금방 편의점에 도착해 있었다.
“우산 하나 주세요.”
나는 지갑을 꺼내며 물었다.
“다 팔렸는데요?”
아르바이트생이 재수 없게 말했다.
“네? 다 팔렸다고요?”
“죄송합니다, 손님. 우산 다 팔렸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재수 없게 말했다.
“네, 수고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아르바이트생이 재수 없게 말했다.
터벅터벅 편의점을 걸어 나왔다. 순간 내 입술이 제멋대로 벌어지며 말했다.
“오지게 재수 없는 날이 구만”
지하철 출구로 향할수록 방정맞은 빗소리가 거세게 들려왔다. 죽어도 비를 맞기는 싫었다.
나는 비를 막을 만한 것을 찾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비를 막을 만한 것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아쉬운 대로 회사 동료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하철역이랑 회사랑 먼 거리가 아니기에 와줄 거란 생각에서였다.
“여보세요? 어, 박 대리야? 지금 비가 와서 그러는데”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끊고 싶었다. 근데 박 대리가 느닷없이 내 말을 자르며 소리쳤다.
“김 대리, 비오는 게 문제가 아니야! 지금 난리가 났어!!”
뭐라고 말할지 대충 짐작이 갔다. 듣고 싶지 않아서 휴대폰을 꺼버렸다.
회사사정이 어려운건 익히 알고 있었다. 거래업체들이 도미노 쓰러지듯 줄줄이 쓰러졌을 때부터,
우리 회사도 곧 쓰러진 다는 것은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회사에는 계속 나갔다.
부채 때문에 밀려버린 월급 생각에, 그것 하나 때문에 나갔다. 하지만 더 이상은 나가지 않아도 된다.
회사는 나에게 밀린 월급을 줄 능력이 없다. 죽어버렸으니까. 왠지 오늘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나는 회사가 부도날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참 재수 없는 하루다.
생각해보니 집에서부터 재수가 없었다.
출근하려고 현관에서 구두끈을 묶는데 아내가 말을 걸었다.
“여보, 우리 현관문 말이야, 디지털 도어록으로 바꾸면 안 될까?”
“그게 뭔데?”
“번호로 문 여는 거 있잖아. 비밀번호 해가지고 여는 거, 응?”
아내가 자꾸 말을 걸어서 구두끈이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묶여지지 않았다.
“돈 아깝게 왜 바꾸려고?”
“아니, 요즘 이쪽 주변에 좀도둑들이 설치는데 열쇠로 된 문은 쉽게 따고 들어온데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닌데, 바꾸자 응?”
“그 돈으로 애 먹일 분유나 사”
아내가 이런 소리를 내뱉을 때면 회사의 사정을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출받은 돈으로 월급을 주는 게 아니었다. 나는 아내를 무시하고는 그냥 일어섰다.
여전히 구두끈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더 이상 집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 그러지 말고 바꾸자?”
아내가 내게 바짝 다가오더니 팔에 잡아당겼다. 사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구두끈을 밟은 건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내를 밀쳐서 쓰러뜨리고는 소리쳤다.
“너 왜 그래, 진짜?!! 남편회사가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마당에 돈 쓸 궁리나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발걸음이 너무나 무거웠다. 꼭 발에 무거운 족쇄를 달고 걷는 것 같았다.
집근처에 다다랐을 쯤, 속도를 내서 걷다가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내가 생각해도 험한 꼴을 보이며
넘어졌다. 나는 혹시나 누가 봤을까하고 재빨리 일어났다. 불행히도 슈퍼마켓 아저씨가 내 꼴을
보고 말았다. 아저씨의 주름진 미간을 보니, 웃음을 꾹 참고 있는 게 훤히 보인다. 아마 내가 지나가면
배꼽을 잡고 웃어댈 게 분명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스스로 내 꼬라지를 보아하니 가관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홀딱 젖어있고, 구두끈은 풀려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집과 회사가 가깝다는 점이다.
만약 집과 회사가 좀 더 멀었더라면 오늘 이보다 더한 꼴을 여러 번 당했을 것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아휴’
아침에 저지른 일도 있고 해서 들어가기가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바깥에서 비를 맞을 수는 없었기에
걱정되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초인종을 눌렀는데 안에서 반응이 없었다. 나는 두 번 연달아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딩동-.”
초인종소리가 경망스럽다.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어라? 문이 열려있네’
이상하게도 문이 열려있었다. 참 이상하게도.
“응애! 응애! 으앙!”
문을 열자 집에서 아들 녀석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뭐하는 거야? 남편이 왔는데”
나는 일부러 누워있는 아내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아내는 나무토막마냥 누워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슬며시 아내에게 다가가 아내가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
‘다행이다.’
아내는 숨을 쉬지 않았다.
바닥에 머리부터 부딪혀 즉사한 것이었다. 솔직히 그렇게 쓰러져놓고 살아있다면 곤란했다.
‘다행이다.’
행여나 아내가 깨어나 경찰에 신고라도 했다면 오늘 하루가 통째로 재수 없는 날이 될 뻔했다.
죽은 아내 덕분에 재수 없던 오늘 하루를 보상받는 기분마저 들었다.
"똑똑똑"
누군가 문을 거세게 두들겼다. 내 심장도 그에 맞춰 거세게 뛰었다. 문을 잠그지 않았으니까.
“철컥”
순간 문이 열리고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꼼짝 마!”
경찰들은 죽은 아내 옆에 멀뚱히 앉아있는 나를 보며 소리쳤다.
‘누가 신고했지?’
분명 나는 아내를 밀쳐 쓰러뜨려 죽여 놓고, 문을 잠그고 나왔다. 목격자 따위 있을 리가 없다.
한 살도 채 안된 아들 녀석이 신고 했을 리는 더더욱 없다. 그렇다면.
‘아! 그러고 보니 문이 열려있었다.’
경찰들이 내게 서서히 다가왔다.
‘좀도둑!!’
머릿속에 갑자기 떠올랐다. 주변에서 열쇠를 따고 집을 털어간다는 좀도둑.
대충 정황을 봤을 때, 좀도둑이 열쇠를 열고 들어왔다가 신고를 한 게 분명하다.
‘망할 좀도둑새끼, 그냥 물건만 훔쳐서 나가면 될 것을 신고는 왜 하고 지랄이야?’
경찰은 내 손목에 차가운 수갑을 채우고는 나를 끌고 갔다. 수갑이 꽉 조여서 손목마디가 아팠다.
‘좀도둑이 네놈이었냐?’
나는 봤다.
현관으로 끌려가면서 봤다.
현관 구석에는 내가 지하철에 두고 내린 우산이 있었다.
‘형씨는 오늘 재수 없는 날이 될 거야’
터벅터벅 현관을 걸어 나왔다. 순간 내 입술이 제멋대로 벌어지며 말했다.
“오지게 재수 없는 날이 구만”
(두번째 이야기)-100%
시퍼런 식칼을 든 강도 하나가, 많고 많은 집들 중에서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한 우리 집을 찾아올 확률은
어떻게 될까? 그것도 하필 어머니는 프랑스에 계시고, 아버지는 야근을 하셔서 나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오늘.
그 확률이 0.1%나 될까? 나는 강도에게 팔과 다리를 묶인 채, 거실중앙에 앉아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내 신세를 한탄하며 중얼거렸다.
“재수도 참 없네.”
그나마 다행인 건 강도가 친절하게도 내 입에 재갈을 물리지 않아서 답답하지 않은 것. 영화에서 봤던
범인들은 인질들이 소리 지르지 못하게 입을 막던데, 우리 집에 들어온 강도가 착한 건가? 그렇지만
아무리 입이 뚫려있어도 나는 살려달라고 소리칠 수가 없다. 목이 터져라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러봤자
방음시설이 뛰어난 독립주택이라 밖에선 들리지도 않고, 마을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집이라서 도와주러
올 사람도 없다.
무엇보다 나는 집안을 뒤지고 있는 강도의 심기를 건드릴 만큼 멍청하지 않다.
“안 무섭냐?”
벽걸이 텔레비전 밑의 서랍을 뒤지던 강도가 침착한 내 모습에 놀랐는지, 나에게 복면을 쓴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 처음에는 검은 복면을 뒤집어 쓴 강도의 모습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되어 그렇게 까지 무섭지는 않았다. 그래도 강도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무서운 척을 했다.
“무서워요. 살려주세요.”
“뭐야, 근데 왜 이렇게 침착하게 말해? 말도 또박또박 잘하고”
무서운 척을 하는 게 바로 들켰다. 뭐, 상관없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살인을 할 만큼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강도가 나를 묶자마자 식칼을 손에서 뗀 지
꽤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게요, 누굴 닮아서 그런지”
“허허, 녀석 말하는 거 좀 봐라”
강도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거실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묶여 있는 나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강도는 나를 죽였어야 했다. 국내최고의 의사와 뛰어난 소설가 사이에서 태어난 이 몸의 머리를
무시하다니. 나는 무사히 살아남아서, 강도의 정체를 추리해낸 뒤, 내일 아침 기쁜 마음으로
경찰에 신고를 할 것이다. 이미 여태까지의 강도의 행동을 보고 상황파악은 대충 되었다.
일단 강도의 목적은 돈이 아니다. 지금 강도는 거실을 어지르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통장과 귀중품 등이 있는 아버지의 금고와 어머니의 보석함에는 손도 안대고 있다.
강도가 뒤지는 곳이라고는 아버지의 서재와 내 방이 전부. 돈은 확실하게 노리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강도의 목적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돈을 노리는 좀도둑이나, 사람의 목숨을 노리는 사이코패스 같은
녀석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내가 허튼 행동만 하지 않으면 내 목숨은 보장되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남는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범인이 누군지 추리해 내서 내일 아침에 신고하는 일.
완벽하다.
지금 시간이 밤 11시 인 것으로 봤을 때, 강도 치고는 꽤 빨리 우리 집에 들어왔다.
보통의 강도들은 자정이 넘어서야 활동을 하는데,
아마도 우리 집에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게 분명했다. 그 사실을 바탕으로 이 강도가 우리가족의
주변사람이거나 우리 집에 대해서 조사를 많이 한 강도인 것을 추리해낼 수 있다.
한참을 생각하는데 아버지의 서재에서 강도 녀석의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찾았네.”
‘벌써 원하는 걸 찾은 건가? 이제 돌아가려나? 아직 누군지 감도 못 잡았는데?’
강도는 한 손에 서류가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집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아버지의 서재에서 유유히
걸어 나왔다. 그 봉투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아침 아버지가 서재에 두고 가신 봉투가 분명했다.
“뭘 찾았는데요?”
“눈 없냐?”
강도는 손에 쥔 종이봉투를 흔들었다.
“그러니까 그게 뭔데요?”
참 나란 녀석은 겁도 없다. 무식하지도 않은데 왜 이리 용감한 걸까?
“집문서는 아니니까 신경 꺼라”
강도는 원하는 것을 찾았음에도 가지 않고, 거실을 서성거렸다.
“왜 안가세요? 원하는 것도 얻었잖아요.”
나는 거실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강도를 보며 말했다.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까 안 가는 거야”
강도는 이렇게 말하고는 거실과 내 방 사이의 통로에 놓인 가족사진 근처로 갔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내가 담긴 화목해 보이는 우리 가족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사실 화목해 보이는 것이다. 물론 나와 아버지의 사이, 나와 어머니의 사이에는 문제가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문제가 있을 뿐.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으로 보였으나,
어머니는 아버지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서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일을 핑계로 아버지를 떠나서 생활했고, 나 역시 그 덕분에 화목한 가정에서 생활하기는
힘들었다. 사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를 생각하면 내가 태어난 것도 정말 기적적인 일이다.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나는 아버지가 불쌍했고,
그렇기에 더욱 아버지를 잘 따랐다.
“아빠랑 별로 안 닮았네?”
어지간히 할 말이 없는 강도인가? 강도주제에 별말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별로 안 닮았어요. 부자지간이라고 해서 무조건 외형적으로 닮으란 법은 없으니”
무시해서 이득 될 게 없다고 생각된 나는 강도의 말에 친절이 대답해줬다.
“좋겠네. 너네아빠, 가족사진도 찍고 나는 찍지도 못했는데”
“뭐가요?”
“내 아내를 죽였거든”
강도는 갑자기 화가 나는지, 거울 속의 아버지를 주먹으로 쿵 치며 말했다.
강도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기는 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강도 녀석이 왜 우리 집에 찾아왔는지.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고 해서 매번 100%의 성공률로 수술을 할 수는 없다.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아버지한테도 해당된다.
최근에 아버지가 신경질적이었던 일이 생각났다. 일주일 전부터인가? 아버지의 행동이 좀 이상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늘 내게 웃는 얼굴로 대하시던 아버지가 별것도 아닌 일로
내게 화를 냈고, 때리려고 손까지 들었었다. 나는 그 당시에는 너무 놀라 아버지께서 왜 그렇게
행동하셨는지 몰랐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내 추측이건데, 아버지는 최근에 어떤 수술을
실패하신 것 같다. 꽤 중요한 수술을. 그리고 그 수술의 대상은 아마도 저 강도의 아내일 것이다.
아직은 추측이지만 확률이 70%정도는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내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강도가 복수심으로 아버지의 아들인 나를 죽일 수도 있으니까.
나는 불안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절 죽일 건가요?”
강도는 나를 돌아봤다. 복면 뚫린 구멍으로 녀석의 눈이 웃고 있는 게 보였다.
“네가 보기에는?”
“50%요”
“100%로야”
강도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강도의 속사정을 알고 나니,
살짝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강도가 지금 저지른 행동은 분명히 죄였다.
나는 더 이상의 큰일을 막기 위해 강도를 설득해야했다.
강도는 내 방에서 나오면서 내게 말했다.
“너 록음악을 좋아하는 구나”
아마도 내가 아버지 몰래 숨겨두었던 록 앨범들을 뒤진 듯 했다.
“네”
“내가 앨범 몇 장만 가져간다. 내가 좋아하는 앨범이 있어서, 미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강도가 물건을 훔치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록 앨범보다 지금은 저 강도를 설득하는 게 중요했다.
나름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하는 재능이 있었던 나였기에 어느 정도 사람을 설득시키는 데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다.
“저기 강도 아저씨”
“왜 그러냐?”
“이 세상에 100%의 확률로 수술을 성공하는 의사는 없어요. 의학적인 실수로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아저씨 마음은 잘 알겠는데, 그것 때문에 아버지 또한 상처를 받으셨어요. 아저씨가 우리 아버지나 다른 누군가를 해코지한다고 해서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건 아니에요.”
강도 아저씨의 얼굴이 순간 진지해졌다.
복면에 가려서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내 설득이 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살아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을 살릴 수가 있어”
“무슨 말씀이에요?”
“100% 다른 희생자가 생길 거야”
“저희 아버지가 일부러 아저씨의 아내를 죽였단 말인가요? 아버지는 그럴 분이 아니에요!”
강도 아저씨는 내 말을 무시하더니, 거실에 걸린 벽시계를 보며 엉뚱한 소리를 했다.
“너 평소에 몇 시에 자냐? 몇 시에 자냐고?”
“왜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대답해라 얼른”
“12시에서 1시 사이에 자는 대요, 거의 지금 시간에 자요.”
내가 말을 하자마자 강도는 나를 들더니 아버지방 침대에 나를 눕혔다. 그리고는 거실 불이며 실내에
켜진 전등을 모두 껐다. 강도는 칼로 위협하며 내게 말했다.
“한마디도 하지 말고 자는 척해, 허튼짓 하지 말고”
나는 순간 강도가 무슨 의도로 저런 행동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강도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내가 조용해지자 강도는 방문 뒤에 숨었다.
“삐리릭”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방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설마 아버지가?’
아버지는 녀석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아마 녀석은 나를 잡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버지를
집으로 불러냈겠지. 아버지를 죽이려고. 나는 죽을 각오를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빠 위험해!!”
순간 시커먼 무언가가 내게 달려들어 내 배에 칼을 꽂았다.
배에서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를 보고도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순간 환하게 불이 켜지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더러운 놈의 자식”
아버지가 나를 보며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나를 찌른 건 나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흉악한 표정으로 칼로 내 배를 쑤시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표정을 오래 볼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털썩 쓰러졌다.
쓰러지는 아버지의 등에 칼이 꽂혀 있었다.
강도의 칼이었다.
강도는 복면을 벗었다.
울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꽤나 잘 생긴 얼굴이었다.
내가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멍청한 나는 배에 칼이 꽂히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까 강도가 손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가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나는 사실 확인을 위해 안간힘을 내서 봉투 겉에 적힌 글씨를 봤다.
-친자확인검사결과-
결과는 100% 불일치겠지.
나는 속고만 살았던 바보였다.
나를 구하기 위한 진짜 아버지의 계획을 모두 망쳐버리다니.
칼에 찔린 나를 보며 울고 있는 진짜 아버지를 보며 아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왜 안가세요? 원하는 것도 얻었잖아요.”
나는 거실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강도를 보며 말했다.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까 안 가는 거야”
오늘 우리 집에 강도가 들어올 확률은? 0.01%?
아니, 100%로다.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려는 확률처럼.
(세번째 이야기)-형
나한테는 두 다리가 없는 형이 하나 있었다. 형이라고 부르기에도 상당히 부끄러운, 내 인생에 있어서
도움은커녕 짐밖에 되지 않는 못난 형. 온몸을 방바닥에 문대며 두 팔로 기어가는,
혼자서는 화장실변기에 앉지도 못하는, 그렇게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항상 형 노릇을 하려는
못난 형이 있었다.
어렸을 때는 형이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다. 항상 내 옆에서 같이 TV를 보고,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같이 나가서 뛰어 놀 수만 없었을 뿐이지, 그 외의 다른 모든 것들을 형과 함께 했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비록 다른 형제들처럼 손잡고 함께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형은 어머니의 등에 업혀 특수학교에 갈 때마다 혼자서 학교에 가는 내 걱정에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차 조심하고, 누가 괴롭히면 형한테 말해. 형이 꼭 지켜줄게.”
그런 형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건 중학교를 들어가고서 부터였다.
물론 덩치는 형이 다리가 없어서 나보다 항상 작았지만 형의 존재가 작게 느껴진 건 그 때부터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랑 같은 반이 되었다.
그리고 그 때 알았다.
다른 사람들이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같은 반 친구들은 장애를 가진 친구가 엉뚱한 짓을 할 때마다
그 친구를 도와주기는커녕 장애인이라고 무시하며, 빙 둘러싸고 욕을 하고, 심지어는 때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 사실을 버젓이 알면서도 항상 주의만 주고 끝냈다.
그렇게 반 친구들의 괴롭힘이 계속되자 학기가 끝나기 전에 그 장애를 가진 친구는 견디지 못하고
전학을 갔다. 하지만 전학을 갔어도 소용없을 것이다.
특수학교에 가지 않는 한 일반학생과 다르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나마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비교적 양심이 있던 그 시절의 나는 장애를 가진 친구가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형이 생각나서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 분위기, 장애를 가진 친구를 놀림감으로 여기는 분위기에 휩쓸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식으로 장애인에 대한 관념이 머릿속에 잡혀버린 나는 장애인 형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점점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내내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하지 않은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형이 창피해서.
하지만 형은 내 생각도 모르고 항상 친구들 좀 집으로 초대하라고 그랬다.
“진수야, 너는 친구도 없냐? 집에 친구들 좀 데려와, 같이 놀게”
형이 그렇게 말할 때마다 나는 친한 친구가 별로 없다고 둘러댔다.
“아, 내가 아직 친한 친구가 없어”
“그래? 너 혹시 왕따야?”
“그런 건 아니야”
“누가 너 따돌리면 말해. 형이 꼭 지켜줄게”
형이 그럴 때마다 형이 조금씩 미워졌다.
모든 게 형 때문인데 내 마음도 모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고등학교에 들어간 나는 형이 본격적으로 싫어졌다.
순전히 형의 장애 때문에 형이 싫어진 것은 아니었다. 사실 형을 증오하는 마음을 키운 것은
내게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부모님의 탓이 컸다.
내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를 위한 나만의 시간이.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절실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언제나 내게 형의 수발을 들라고 하시면서 강제로 나의 시간을 빼앗으셨다.
고작 지 몸뚱이 하나 제대로 못 가누는 병신 때문에 나는 번번이 내 자신을 억누르고 참아야했다.
한 번은 그런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형이 말했다.
“나가도 좋아, 나는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거 하고 와라. 엄마가 뭐라고 하면 형이 꼭 지켜줄게. 걱정 말고 다녀와”
왠지 선심을 쓰듯이 말하는 형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너무나 고마웠다.
나는 그렇게 형을 믿고 나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처음으로 아버지한테 싸대기를 맞았다.
아버지는 내게 실망을 하셨다며 나를 때리셨고,
어머니는 방바닥에 똥을 싸지른 형을 씻기느라 나는 신경 쓰지도 않으셨다.
‘지켜줘? 누가 누구를 지켜줘? 똥오줌도 못 가리는 병신주제에’
그 날 나는 아버지에게 맞은 뺨을 눈물로 쓸어내리며 잠들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내 배 위에 누가 앉아 있는 것 같은 답답함에 눈이 떠졌다.
눈을 뜨자 내 배위에 어떤 사람의 등짝이 보였다.
그 사람은 내 배 위에 눌러 앉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답답해서 그 사람을 떨쳐내려고 했지만 그 사람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포기하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나를 돌아봤다.
형이 웃고 있었다.
“으악!!!”
내 생에 가장 끔찍하고 더러운 악몽이었다.
그 날 이후로 우리 집에는 휴대용 변기가 생겼고, 나는 그 변기를 닦고, 처리하는 일을 도맡았다.
고등학생인 내게 형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는 것은 너무나 곤욕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다.
만약 내가 어른이 되어도 형이 내 곁에 있다면?
내가 성인이 돼서 독립을 하더라도, 형이 내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안 봐도 뻔했다.
그래서 나는 형을 죽어야 할 사람으로 취급하고 막대하기 시작했다.
형이 알아서, 눈치껏 떠나주기를 바랬다.
내가 형을 막 대하는 태도에 어머니는 형이 불쌍하지도 않느냐고 하시지만,
그것은 어머니께서 스스로를 옭매는 사슬이었다.
장애인 아들을 낳은 어머니의 죄책감이라는 끊어지지 않는 사슬.
사실 어머니는 불쌍한 여자다.
누구보다 형에게 얽매인 삶을 사셨으니.
‘신발, 망할 놈의 형, 너만 없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텐데.’
그리고 나는 오늘 계획을 세웠다.
그 망할 새끼를 패주기로.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일하러 나가신 오늘.
나는 형에게 슬며시 다가갔다.
형은 공부를 하는지 종이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병신이 공부해서 뭐하게?”
나는 형의 머리를 발로 툭툭 차며 말했다. 형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일반사람이랑은 말 섞기가 싫냐?”
나는 발로 치는 강도를 높였다. 있는 힘껏 형의 얼굴을 발로 찼다. 형의 코가 옆으로 꺾이면서
시뻘건 코피가 쏟아졌다. 나는 피를 쏟으며 아파하는 형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형을 밟았다. 지난 17년 동안 억눌려있던 분노를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마음껏 터뜨렸다.
얼마나 두드려 팼을까? 형의 얼굴은 이미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피범벅이 된 얼굴에는 이미 생기가 보이지 않았다.
“죽었나? 몰라, 될 대로 되라지.”
나는 집밖으로 나왔다.
윗배가 아려오는 불쾌한 고통이 느껴졌다.
너무나도 불쾌한 기분을 씻어내 줄 시원한 바람이 필요했다.
나는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까워지자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인가? 신발, 몰라 어쩌라고’
사이렌 소리 너머로 구급차에 실려 가는 누군가가 보였다.
형이었다.
온몸이 터져서 알아볼 수는 없지만 형이었다.
그 때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소리쳤다.
“아이고!! 어쩌면 좋아!! 민수가 자살을 했어!! 자살을!!”
다음날 알았다.
형이 유서를 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사실을.
그 때 형은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형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위해
방안의 내 죄의 증거인 피를 전부 닦아내고 자신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뛰어내린 것이었다.
형이 어렸을 때부터 줄곧 하던 말이 떠올랐다.
“형이 꼭 지켜줄게”
윗배가 아려왔다.
그 기분 나쁜 고통.
내 신체의 일부가 떼어져 나가는듯한 아련한 고통.
장례식이 끝나고, 며칠이 흘렀다. 어느 정도 충격에서 깨어나서 회복을 하시던 어머니께서
내게 사진 한 장을 건네셨다. 형과 내가 아기 때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아니, 자세히 말하면 형과 내가 함께 붙어있는 사진이었다.
사진 속의 아기는 두 다리는 서로 공유한 채, 상체만 따로 가지고 있었다.
서로 붙어있는 사진을 보고, 당황한 나를 보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뒤에 있는 게 진수 너고, 네 윗배에 붙어 있는 게 네 형 민수야. 서로가 꼭 붙들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불쌍한지. 사진봐, 서로의 손을 꼭 쥐고 있지? 엄마는 정말 고민 많이 했어. 둘 다 살리려면 하나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
울먹이면서 말을 하시더니, 끝내 어머니는 슬픔에 말을 잇지 못하셨다.
윗배가 아려왔다.
내 신체의 일부가 떼어져 나가는듯한 아련한 고통.
아주 먼 옛날에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뱃속에 있을 때, 나는 뒤에서 형을 끌어 안으며 말했다.
“형, 무서워”
형은 조그만 두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걱정마, 형이 꼭 지켜줄게”
출처 - 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