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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나쁜놈이었습니다4-슬픔과기쁨, 분노의 비요일

포에버 |2004.06.18 08:11
조회 2,786 |추천 0

어제 일산의 국립암센터에 가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혜민병원에서 받은 조직검사자료를 볼 때, 암인 것은 바뀔확률이 적다는 군요... 다만, 정밀검사를 받아서 전이가 예상한것보다 적게 되어 있어야만 수술을 할수 있답니다. 예상대로 전이가 진행됐다면...수술 해보나 마랍니다랍니다. 

 

3일간 입원해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입원실이 없어서 입원예약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언니네 집에가서 저녁을 먹고 자고 왔습니다. 조카들과 형부와 사진을 찍으려고 없는데 아침에 아이 학교가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사진도 못찍고 왔습니다. 에구... 

 

비가내리더군요... 내리는 빗속에 아이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 집에 와서는 그녀가 좀쉬고 있을 때,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3인실 나왔는데, 입원하시겠습니까?” 2~3일정도 걸릴꺼라고 했는데.. 다행입니다. 

“비용은 얼마인데요?” 전 그녀의 눈치를 살피면서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어제 하루에 18만원짜리 일인실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했을 때, 그녀의 돈 걱정하는 눈빛이 맘에 걸렸거든요... 

“10만원입니다.” 

전 그녀에게 물어봤습니다.  

“3인실은 10만원이라는데, 1인실보다 싸다. 입원할까?” 

“오빠, 나 피곤하고, 비오는데 내일 입원하면 안될까?” 

실은 저도 어제 힘들어서 친구녀석과 술을 마시고(저혼자 소주3병마시고, 친구는 그냥 옆에있었습니다만...), 새벽에 잠이깨서 좀피곤하더군요... 글구 제차 타이어가 낡아서 빗길에 일산까지 갈수 있을는지 자신도 없었구요... 어제 다녀오면서도 사고날뻔 했어서.... 

한편으로는 하루만에 병실나는걸 보면 내일도 날것같아서 그러기로 했습니다. 

“저희 내일입원할게요”라고 연기했습니다. 

 

“근데, 내일입원해서 검사바다두 되겠어? 하루라도 빨리 검사받고 수술해야 하는데...” 

“오늘 비두오고, 오빠 생일이 내일이잖아, 오빠 미역국은 집에서 내손으로 끓여주고 싶어서” 

아! 저두 잊고 있었는데, 내일이 제 생일이었습니다. 

그녀의 마음에 저는 너무나도 고맙고 기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상태도 모르고 있는 그녀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려 합니다. 

 

“우리, 커플링하러 가자, 내생일선물로 커플링해죠” 

“비싸잖아, 돈들어갈데도 많은데, 글구 난 반지 갑갑해서 못낀다고 했잖아. 그냥 오빠반지만 사주면 안돼?” 

“그러면 의미가 없잖아...싫어, 글구 너는 내반지 사주고, 나는 니반지 사주면 돼잖아. 블루젬 사장이 나한텐 싸게 해주겠데...” 

“알았써...” 

나갈 준비를 하고 차를 빼려고 하는데.... 

“오빠, 나좀 힘든데... 안가면 안돼” 

가슴이 철렁합니다. 

“왜? 어디아픈데...” 

“좀 미식거려서... 멀미가 할 것 같기두 하구” 

어제 일산까지 왓다갔다하구 언니네 갔다 오니 그녀도 피곤한가 봅니다. 

 

“알았써, 아...난 종로서적에좀 갔다올게.. 병원에 갈 때 우리 복음성가라도 들으면서 가게, 종로서적이 기독교서적이나 음반이 많거든... 글구 죽만드는 책두좀 사고” 

“응...” 

 

비를 맞으며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면서 제 생일을 위해 병원을 안가는 그녀에게 고마움과 슬플에 눈물이 납니다. 

비오는날이 울기는 참 좋더군요..빗물인지 눈물인지 사람들이 몰라서.... 

 

종로서적앞에서 내렸더니, 이런...종로서적이 없어지고 무슨 학원이 있네요.... 하기야 종로서적에 온게 한 5년은 넘은 거 같으니... 

영풍문고에서 그녀를 위해 복음성가 테이프와 복음성가집, 글구 죽만드는 책을 고르고, 암에 관한 책을 보다보니, 그녀가 읽으면 좋은 책이어서 한권 샀습니다. 읽기두 편할 것 같구 암에대하여 알아야만 이길수 있다고 해서. 

 

이런 벌써 11시30분입니다. 그녀 점심을 차려 주어야 하는데... 

 

전 블루젬 사장한테 전화를 걸엇습니다. 

“XX니... 난데, 전에 말한 커플링 하러 가려는데, 종로1가거든... ” 

녀석은 외근중이라고 직원한테 전화해놓을 테니, 들려서 보구 가라고 하더군요... 

 

전화를 끊구 나서 갑자기 그녀가 반지는 갑갑해서 못낀다는 말이 생각나고, 살이빠지면 반지가 헐거워진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난데.. 미안한데 커플링 말구 십자가 목걸이랑 반지에 십자가 있는거 셋트로 돼있는거 있니? 반지는 내가 낄거구, 목걸이는 그녀가 할건데... 있다구? 고마워.. 아참 반지는 평생낄수 있어야해, 글구 샤워하거나 목욕할 때, 세수할때두 빼지 않아두 돼야 하구? 알았지?” 

 

목걸이는 작년 제생일날 그녀가 제게 3만원짜리 은목걸이를 해주어서 이목걸이를 벗을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이반지를 평생 빼지 않을려구 하기 때문에, 설거지 할때두 빼지 않아야 하기에 녀석에게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불루젬 사장한테는 내사정을 얘기하면 돈을 안받을거 같아서 얘기를 안해서 모르기에 좀 힘들게 돌려서 얘기해야 했습니다. 

 

금으로된 십자가 목걸이는 이쁜게 몇 개 있더군요, 근데 반지는 십자가 있는게 묵주반지밖에 없답니다. 근데 묵주반지는 싸더군요 육만원밖에 안하고, 또 앞으로 기도할 때 좋을 것 같아서 잘됐다 싶었습니다. 

 

그녀와 나와의 약속의 증표로 십자가 목걸이와 반지를 사서, 집으로 빨리 돌아왔습니다. 

너무 지체해서, 1시가 다돼서 집에 왔습니다. 

 

그녀에게 죽을 끓여주고, 전 라면을 하나 끓여서 같이 점심을 먹고....  

“오빠가 줄게 있어” 

“뭔데?” 

“이거... 목걸이는 니가 하구, 반지는 내일 나끼워주라...” 

“오빠.....”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 걸어주고, 살포시 그녀를 안아 주었습니다. 

“사랑해...” 

“나두 오빠 사랑해” 

그녀는 십자가 목걸이를 전부터 갖고 싶었던 거라고 하며 무척이나 기뻐했습니다. 

“오빠두 반지 껴, 내가 끼워줄게” 

“내일 끼워주지...” 

“어차피 본건데, 뭐 끼워줄게” 

그녀가 제게 묵주반지를 끼워줬습니다. 전 이반지를 죽을때까지 절대 벗지 않을겁니다. 

 

이때까지는 행복했지만, 오후에 전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피곤해서 잠시 누워있는데, 그녀의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했나봅니다. 

“...... 아니 글쎄 그사람이 전화해서는 너3,4개월밖에 못산다며, 암으로 죽는다며 하면서 말하는거야....참나 세상에.....” 

 

저는 벌떡일어나 앉았습니다. 다음 얘기는 그냥 일반적인 얘기여서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누구야?” 

“응...친구...“ 

“무슨 얘기를 했는데, 그리 오래전화해?” 

“어,, 그냥, 글쎄, 전남편이 갑자기 전화해서 나보구 3,4개월밖에 못산다구 막 이상한 얘기하잖아...미친놈” 

 

저는 순간적으로 맥이 탁풀렸습니다. 

지난주에 암선고 받았을 때, 아이 양육문제로 그녀의 언니가 전남편에게 전화했었다고 했는데... 그사람이 설마 전화를 할줄이야.... 

 

“참...미친놈이네.... 지가 알지도 못하면서...” 

“오빠, 나 암말기 아니지? 난 모른다고 했는데...지가 어디서 들었다면서 막말하는데...미친놈이야” 

“응...넌 암말기 아냐, 수술받으면 났는거라고 의사가 그랬어” 

 

전 그녀에게 쉬라고 말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골목을 벗어나 집에서 안보는데서 털퍼덕 주저앉아 그사람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누구 때문에 암에 걸렸는데... ’ 

 

그녀는 그사람과 헤어지기전에 시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는 동안 10일이상 위가 아팠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그때 검사를 받았어야 했는데... 

 

원래 이혼하려고 했다가, 시어머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장례를 치루고 49제가 끝나면 이혼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녀는 전남편에게 무지하게 맞고 살았습니다. 지금도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면 머리에 술병에 맞아 꿰멘자국이 있고, 콧등위에도 흉터가 남아있고.... 온몸에 조그마한 흉터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맞으면서 살았으니... 위가 아픈게 느껴지겠습니까? 

 

위가 아파도 다른부위 상처를 돌보느라 복통정도야 참으면 사라지니까.... 

 

우리나라 어머니들 참 대단합니다. 피나야 아프다고 병원가지 복통이나 그런건 참으면 낳겠지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녀는 그사람이 착하다고 말합니다. 

“그사람 원래 성격은 착해... 근데 술을 많이 마시면 난폭해져..” 

 

그녀는 시댁에서도 시댁 식구들이 보는 앞에서 맞았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술을 마시고 시댁에 가서 말하면 술냄새날까봐 말안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다고.... 

 

그런데 왜 진작 이혼하지 않았냐고 하면... 

“시어머님이 잘해주시고, 기독교에서는 이혼하면 안된다고 지역장들이 말리고, 해서” 

 

그녀가 맞고 산건 한,두해가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경찰서까지 가고, 옆집사람들이 이혼 할 때 증인이 돼주겠다고, 할정도입니다. 

 

“그사람이 술마시다가 병들고 그러면, 난 끓는물 들고 덤볐다!”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했었습니다. 

 

바보같은 여자, 착하기만 하고, 순종적이고... 

 

내가 왜 이여자를 진작 만나지 못했는지.... 아니 최소한 그사람과 결혼만 안했어도.... 

 

처음엔 그사람에 대해서 원망과 분노가 있었지만.... 이제는 용서하렵니다. 

 

이제 그녀는 내사람이고, 그녀가 아픈 것을 모른 제잘못이 더욱 크니까... 

 

오늘 새벽기도 가서 그사람 용서한다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박이셨는데...그정도야  

 

글구 그사람 미워한다고 해서 그녀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분노와 원망의 기운은 암을 키우는 것이라 하기에..... 

 

그녀에게도 그사람 이제 용서하자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사람 용서했습니다. 

 

주님...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자를 용서하였듯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벌써, 8시입니다... 아이 학교 늦을 것 같군요...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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