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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사 이야기 episode3 악연의 시2 [惡緣의 詩]

전선인간 |2004.06.21 07:09
조회 562 |추천 0

//전편에 이은 글입니다.

글을 올리고 출근하려고 하다보니 결국 밤을 새웠네요. 비몽사몽간이라 전개가  매끄럽지않은 듯합니다만 기다리실것같아 먼저 올립니다. 올리고 나서 보면서 수정하겠습니다.^^

좋은 한주들 되세요

 

 

 

남형사 이야기 episode3 악연의 시2 [惡緣의 詩]

 

 

 

“독특하네요!”


“응 그렇지?”


채연은 남형사가 건네어준 경찰서표 자판기 커피 잔 속을 바라보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종이컵 안! 갈색의 검은 커피 중간에서 하얀 박하사탕 하나가 나선을 그리며

자신의 몸을 뜨거운 커피사이로 녹이고 있었다.


“검은 커피사이로 녹아드는 하얀 박하사탕의 향.

훨씬 부드러운 데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말예요

마치 악마와 천사의 어색하지만 아름다운 인연 같네요”


“흠 흠  뭐 그렇더라구”


남 형사는 사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늘 마시던 대로 박하사탕

하나를 넣어서 채연에게 주었을 뿐인데, 그녀의 계속되는 미사여구에

약간은 쑥스러운지 헛기침을 해대었다.


“그래 잘 지냈지?”


“네 저 잊지 않으셨네요”


“응 그때 너의 그 눈빛이 늘 마음 속 한 곳에 새겨져있었거든,

그래 결혼은 했고?“


“네 덕분에........ 참 저희 남편 참 좋은 사람이예요.

너무 가정적이고 그리고 너무 잘해줘요.

제가 너무 미안할 정도로.......“


“잘되었네. 그래 머하는 분이신데?”


“남 형사님과 같은 공무원이예요. 소방 공무원요”


“그래?........ 음........

그런데....... 왜 나를 찾아 온건지.......?“


남 형사는 찾아오지 않을 사람이 찾아온 것에 대해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라도 든 듯 더듬거리며 힘겹게 그녀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민원상담실의 통 유리창으로 6월의 기분 나쁜 후덥지근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마치 그때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아 비 엄청 오네요. 예보에도 없더니.........”




“어이 남 형우! 수고 했어. 간만에 수신호 하려니까 힘들지?

어이구! 완전 비 맞은 생쥐 꼴 이구만,

자 커피 한잔 하라구”


박 철현 형사는 예보에도 없는 비를 맞으며 정체된 도로의 교통지도 지원을 나갔다

돌아온 남 형사에게 따뜻한 커피한잔을 건네었다.


“대체 이 놈의 정체는 언제쯤 해결될까요? 퇴근 시간만 되면 이 모양이니........

한 10년쯤인 2004년 쯤 되면 해결이 될려나? 정치하는 분들은 머하나 몰라

맨날 싸우기만 하시고 교통문제나 좀 획기적으로 개선하시지 말야“


남 형사는 비에 젖은 우비를 털어 경찰서 한 켠의 옷걸이에 걸기 시작했다.

눅눅한 빗방울이 회색의 우비를 따라 나무 옷걸이의 결을 따라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봐 박 형사 남 형사!

지금 특별히 하는 일 없지? 남산에 지원 좀 나가야겠어 지금“


이제 막 자리에 앉으려는 남 형사와 박 형사에게 김 반장은 뜬금없이

남산으로 지원을 나가라는 말을 했다.


“네? 남산은 왜요?”


“오늘 오전에 영등포 여중에서 남산으로 사생대회를 나갔는데

그 중 한명이 지금 행방불명이야.

덕분에 지금 그 반 아이들 역시 집에 못가고 말야.

그 아이 찾는데 지원 좀 나가달라고 마포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네“


“아니? 남산이면 저희 관할구역도 아니고 아직 정식 행불자 신고가

들어온 것도 아니고 24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무슨 지원입니까?

보나마나 어디 구석에서 놀거나 아님 도망갔겠죠.

무슨 경찰이 학교 훈육선생도 아니고 그런데 까지

이 비 오는데 나가야합니까?“


남 형사는 몇 시간째 교통 정리를 하다 이제 자리에 앉은 자신에게

다시 관할서도 아닌 남산으로 지원을 나가라는 김 반장의 말에

입을 삐죽내며 뾰루퉁 거렸다.


“형우야 그냥 가자. 응? 비도 오는데 그냥 좋게 산책 간다고 생각하자고

내 마치고 소주한잔 살테니까“

박 철현 형사는 자신이 아끼는 후배인 남 형사가 반장에게 찍히는 게 싫은지

조용히 남 형사의 옆구리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에이 시발 비 말릴 시간도 없네”


순찰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걸면서 까지 남 형사는 마치 차의 시동소리 만큼이나

입술을 부르릉거리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해하라고 그 없어진 애 반에 마포경찰서 서장 딸이 다니나봐

괜히 머 없어졌다구 하니까. 그 왜 알잖아? 우리 사모님들

있어 보이고 나서기 좋아하는 거

덕분에 말단인 우리만 죽어나는 거지 머

반장도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아무튼 한국 놈들은 꼭 머 하나 있으면 그걸 과시하고 자랑 할려구 해요

지도층이면 좀 모범을 보여야지.

에이씨 캬르르르 퉤~!“


남 형사는 아직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굵은 가래를 커피잔 안으로 내 뱉었다.


“어 그거 다 안마신거 아냐?”


“아 맞네. 이거 다 안마신건데.....에이씨 오늘 되는거 진짜 없네

머 어차피 내 속에서 나와서 내 속으로 들어갈 건데 그냥 마실렵니다.“


남형사는 한 손을 운전대에 잡은 후 서둘러 가래가 섞인 커피잔을

냉큼 들여마셨다.


“아무튼 더러운 놈이라니까.....,... 큭큭

근데 이 놈의 빗줄기가 더 거세지기 시작하네. 장마가 시작될려나?”


박 형사는 순찰차의 라디오를 틀기시작했다. 경찰 방송에서는 그날의

일기를 예보하기 시작했다.


“치이익...... 오늘 오후부터 시작된 전국에 걸친 예보에 없는 소나기와 함께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오츠크해 고기압으로 형성된 장마전선이 한반도 전역에

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마는 오늘부터 7월 초순까지 계속될 예정이니

모든 차량은 특별 조심운행하시고 순찰시 꼭 우비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 채연! 2학년 3반 이 채연 학생! 경찰 아저씨가 찾으러 왔으니

거기 있으면 어서 나와요? 어디 있어요? 아저씨가 맛있는 거 줄께요“


장마를 동반한 거센 빗줄기 속으로 남 형사는 한 손엔 회전 전등을

켜고 3시간째 남산을 빙빙 돌고 있었다.

비록 정말 나오기 싫어 투덜거린 자신이긴 했지만

혹여 이런 큰 빗줄기 속에 이제 여중 2학년인 여린

소녀가 떨고 있는 건 아닌지

남 형사는 혹시나 하는 걱정에 누구보다 열심히 큰 소리로

남산의 구석 구석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한 쪽 주머니엔 소녀에게 쥐어줄 캔디와 초콜렛을 넣어둔 체로........





채연은 무서웠다. 채연은 두려웠다.

그랬다. 다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았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

그리고 이 어둠과 추위,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바람소리마저,

모두 근처에서 그림을 그리라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말을

듣지 않은 채 좀더 이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남산의 외지고 깊은 곳까지 온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이 왜 이런 벌을 받아야하는 지 이런 고통을 받아야하는지

자신은 그저 좀더 이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여기로 온 것 뿐이었는데


왜 자신이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해야하는 지 채연은 여린 심성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햇살을 받아 너무나 이쁜 바위 돌담 사이의 꽃!

채연은 그를 그리고 싶어 스케치북을 꺼내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파스텔과 4B연필로 바위 틈 사이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여린 꽃을  스케치북으로 옮겨놓고 있었다.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림을 완전히 그린 후 감수성 예민한

중학 소녀인 그녀는 그 꽃을 자신의 안방으로 옮기고 싶었다.

꽃에게 아픔을 주는 것이 미안했지만 그보단 그 아름다움을 가지고 싶은 욕구 때문에

채연은 바위틈 사이의 꽃을 꺾기 위해 손을 뻗었다.


“악!”


꽃을 꺾기 위해 너무 깊숙이 손을 넣었던 탓일까 그녀는 둔탁한 바위에

긁혀 손끝에 상채기를 내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던 바위의 중심에 꼭 사람의

형체 크기 만큼의 그림자가 생긴 것은.........




“흐흐흐흐!”


마치 TV나 영화에서나 보아오던 짐승에 가까운 사람의 소리.

그리고 거친 숨결. 검은 그림자가 채연을 덮쳐왔다.

그녀는 손에 꽃을 쥔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 그림자는 채연이 체 그를 보기 전에 채연을 덮쳐왔고

이제 막 세상에 대한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눈이 떠지는 중학 2년 소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분간하기도 전에

자신의 교복치마와 상의가 벗겨지는 것을 깨달았다.


“아악...... 안돼요. 안돼! 제발 살려주세요.”


“으아앙! 아저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아앙! ”


소녀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잘못했다고 빌기 시작했다.

이제 막 피어나는 소녀의 처절한 비명.

그러나 그는 그저

“으흐흐흐”라는 욕정의 소리만을 내세우며 그녀의 치마사이로 들어왔고

소녀가 알지 못하는 짐승과 같은 행위로

소녀의 몸과 소녀의 마음을 마음대로 유린하였다.


소녀는 작은 손으로 그의 어깨를 수없이 쳐대고 그의 상의를 손으로 밀치고

작은 손에 잡힌 그의 상의의 무언가를 세차게 잡고 뜯어도 보았으나

이미 이성을 상실한 그는 짐승처럼 채연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지독한 불이었다.

채연이 아주 어렸을 적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맞게 된 불 주사 마냥

그는 더욱 아프게 그리고 더욱 잔인하게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불 주사의

흉터보다 더 깊은 흉터를 남겼다.


그의 더러운 불길이 너무나 거세었는지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꺾여지는 소녀의 순수가 가여워서 였는 지 하늘은 예보에도 없었던

굵은 빗줄기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후덥지근하게 변해버린 빗줄기는

소녀의 기대와는 달리 그의 욕정의 불길을 잡아주지 못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욕정을 다 풀었는지 소녀의 몸 위에서

일어났고 채연의 심한 반항 때문이었는지 그의 상의는 반쯤 벗겨져 있었다.


계속되는 하복부의 고통과 그것보다 더욱 자신을 조여 오는 수치심,

죽을 것만 같은 상실감 속에서 채연은 그를 보아두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힘이 없는 자신을 이토록 잔인하게 유린한 그를

절대로 용서해선 안되는 그를 꼬옥 보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용기를 낸 소녀의 눈앞에 있는 것은 자신의 욕정을 푼 뒤

비를 맞으며 서있는 짐승에 가까운 남자의 등판 뿐이었다.


반쯤 벗겨진 상의위로 오른쪽 어깨위에 새겨진 거미 문신을

눈 안에 각인 시킬 무렵 그가 채연을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이미 공포에 질린 소녀의 눈은 그의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고

그는 여전히

“흐흐흐흐흐”하고 짐승에 가까운 소리만을 남긴 채

서둘러 반대쪽의 나무들 사이로 뛰어 사라졌다.


소녀는 그가 사라진 후에서야 비로소 눈을 떴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나무사이들을 바라보며 아픔과 수치심, 절망감들이

다시 한번 거세게 밀려왔다.


친구들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았지만, 내리는 비가 무서웠지만

채연의 다리는 주인의 마음과 달리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채연의 가는 허벅지 사이로 흐르는 피와 자신이 그토록 가져가고 싶었던

손에 쥐었던 짓뭉개져 버린 여린 꽃, 그리고 그보다 더 찢겨져 버린

채연의 가슴, 그가 무서워서 크게 소리 내어 울 수도 없었던

모든 설움이 그제서야 채연의 눈에서 채연의 목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앙! 으아아앙! 엄마!”


불쌍하게도 그녀의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조차 내리는 빗소리에

묻혀 버렸다.







“어이 남형사 아직도 찾고 있어? 빗줄기도 더 굵어지고

애도 없는 거 같은데 대충 찾고 그냥 내려와!”


무전기를 통해 박 형사의 소리가 들려왔다.


“아 네 박 선배님! 지금 내려 갈께요!”


‘그럼 그렇지 내가 멀 생각하고 있는 거야.

이 꼬마 아가씨 보나마나 땡땡이 치고 어디 놀러간걸 텐데‘


남 형사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 벌써 몇 시간째 학교를 땡땡이치고

놀러갔을 여중생을 찾고 있는 자신이 한심스러운 듯 피식 한번 웃으며

큰 돌 바위들이 놓여있는 길을 따라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이 남형사 심심하지. 내가 내려올 동안 노래 불러줄게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사랑의 괴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못 잊어서 울던 그 사람

아싸~!


박 형사는 이미 순찰차에 자리를 잡고 앉은 듯 무전기를 통해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을 빗소리에 맞춰 부르기 시작했고

남 형사는 자신이 심심할까봐 노래까지 불러주는 박 형사의 따뜻함에

매료되어 함께 노래를 부르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클라이 막스 부분을 불러가려갈 할때 쯤 빗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무전기의

노래 소리사이를 따라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박 선배? 방금 박선배가 그랬어요?”


“지이익. 머? 멀 해?”


“방금 박선배가 이상한 흐느끼는 소리를 내지 않았어요?”


“먼 소리야.?”


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엔 좀더 크게


“선배 잠시만 무전 꺼봐요”


남 형사는 무전기를 끄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분명 그것은 여자애의 흐느낌 소리였다.


남산의 중턱! 바위로 이루어진 돌담. 바로 이 뒤에서

흐느낌 소리가 들렸다.


“이 채연, 이 채연 학생이야?”



“흑흑..엄마.... 흑흑.....”


남 형사는 서둘러 돌담의 반대편으로 뛰어넘어가 손전등을 비추었다.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

그녀의 팔과 다리는 온통 상처가 나있었고

아래위의 교복이 찢겨지고 더럽혀져있었다.

그렇게 상처 입은 한 소녀가 거기에 털썩 주저앉아있었다.

벌써 몇 시간째 비를 맞았기 때문인지 

채연은 아픔과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고 있었고  손전등에 비춰진

소녀의 눈동자에는 마치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마냥 차갑고도

어두운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져있었다.

소녀의 한손엔 짓뭉개어졌으나 겨우 머리가 붙어있는 야생 꽃이 들려있었고

또 다른 한손엔 무언가가 꼬옥 쥐여져 있었다. 


남 형사는 서둘러 채연에게 우비를 입혀주고 그녀를 등 뒤로 업었다.


“이제 괜찮아. 괜찮을 꺼야”


소녀를 업고 남산을 내려가던 남 형사는 자신이 받치고 있는 소녀의 엉덩이 사이로

무언가 비와는 다른 끈적한 것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피였다.

너무나 일찍 겪게 되어버린 아픔을 대변하는 어린 소녀의 피


남 형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지만

‘괜찮아’라는 말밖엔 차마 너무도 빨리 상처를 받아버린 소녀의 순수앞에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정말 괜찮아? 정말?”


산 아래에 다 내려와서도 남형사는 채연에게 괜찮아라는 말만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내내 업혀있던 남형사의 크고 따뜻한 등 때문인지

채연은 겨우 조금의 이성을 찾을 수 있었다.


“흑흑......네”


“저기...... 채연아! 아저씨는 경찰이거든, 그러니까 경찰은

무슨 일이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란다.

그러니까........ 채연이가....... 그러니까 나쁜 사람을 잡아주고 벌 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남 형사는 차마 이 상처받은 소녀에게


“강간당했지? 인상착의 기억나? 범인은 꼭 잡아주마”

따위의 말을 할 수 없어서 계속해서 공허한 말만 빙빙거리고 있었다.


채연은 이 경찰 아저씨는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할 수 없었다.


이 경찰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면 이내 학교에서 다 알게 될 것이고

채연의 잘 잘못과는 상관없이 자신과 가족이
또다시 고통을 받게 될 것 이라는

생각에 겁이 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 여기 세워주시면 되요 ”


신길동 국철 전철역 앞에서 채연은 세워달라고 했다.

그리고 남형사가 준 커다란 우비로 찢어진 교복을 가린 채 채연은

자신의 집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죄를 지은 사람인거 마냥 뛰어 도망가는 채연을 보고

남형사는 무언가 자신이 해야할 것을 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채연에게 소리쳐 외쳤다.


“채연아!. 난 영등포경찰서 남형우 형사야.!

약속할께 언제든 어느때는 채연이의 오늘 일 아저씨가 꼭 해결해준다고

약속할게 꼬옥!“


채연은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아직은 수치스런 고통이

남아있는 하체를 더욱 힘차게 움직여 남형사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세찬 빗줄기 때문인지 채연의 오른손에서 겨우 붙어만 있던

야생 꽃의 머리가 ‘뚝’하고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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