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4살 여 직장인 입니다.
톡은 보통 나이 성별 직업으로 인사를 하죠?
두번짼가 세번짼가 글을 쓰네요.
그냥....
일주일만에 내일 출근하려니까 심란해서 그냥 끄적끄적거려봐요.
전 20살때 대학때문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원래 집은 부산이구요,
부모님이랑 오빠는 지금 다 부산에 있어요.
학교 다닐때도 학교랑 알바 왔다갔다 하면서
1년반을 고시원에서 지냈고,
방학때에도 알바하느라 집에는 며칠 못갔다 왔어요.
2년제라 21살 여름방학때 취직이 됐어요.
그후로는 고시원에서 나와 친구랑 자취를 하고 있고,
없는 살림인지라 치약 하나, 세제하나 맘놓고 못쓰면서 그렇게 아끼고 살고 있어요.
친구는 아직 학생이라 지금 방학인거 보면 부럽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 해외 어학연수 갔다오고 워킹가고 그런건 뭐 딴나라 얘기려니...
심지어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월급이 3달 밀려서 퇴직금도 못받고 그만뒀을때도,
아직도 그 돈 때문에 툭하면 이나이에 법원 들락날락 거리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제가 고3때 부모님 몰래 서울와서 대학 찾아가서 면접보고 그날 ktx 타고 내려왔거든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이정도쯤이야... 그러려고 살았어요.
그러고 3년을 일했어요.
힘들면 힘들게 산건데,
그래도 뭐 아직 겨우 24살이니까 지금 이 고생 해놓으면 나중엔 더 편하겟지,
나중에 친구들 취업할때즘이면 난 팀장 달고 있겠지.. 그생각하고
일도 재밌고 사람들도 좋아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요.
제가 이번에 맹장 수술을 했어요.
새벽에 너무 아프더라구요. 아 맹장이구나. 직감했죠.
몇번 들었거든요. 누를때보다 뗄때 아프면 맹장이라고;;
그날 새벽을 겨우 넘기고 아침에 혼자 병원 찾아가서 맹장이라고 진단받고,
그 병원은 수술 못하는 곳이라 그래서 또 혼자 택시타고 딴병원 갔더니
거긴 병실이 없어서 수술 못한다 그러고.. 남자친구 불러서 또 택시타고 다른병원가서
그 시각으로 바로 수술 받았어요.
부모님한테 말 안하려고 했는데 보호자 동의??
꼭 직계가족동의가 있어야 된다길래 전화해서 말했어요.
엄마 놀랄까봐 괜히 안아픈척.
" 나 맹장이라네?? 수술해야된데 허허 근데 안아프니까 엄마, 놀라지마~ ㅋㅋㅋ"
엄마 당연히 놀라죠, 아빠 오빠 다 전화오고...
근데... 저희 아빠가 십년도 전에 부도가 크게 두번 났는데 그 시절에 10억인가?
지금으로도 큰데 그땐 오죽 큰돈일까요...
아직도 그게 회복이 안되서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아요.
아빠도 그 연세에 고기집에서 일하시고, 엄마도 팔다리 안아픈데가 없는데 겨우겨우
사정하고 부탁해서 마트에서 생선다듬는 일 하고 계세요.
근데 저땜에 올라오면 엄마 그 마트직마저 짤리거든요.
거기도 엄마 나이 많다고 안된다고 한거 엄마가 애원해서 겨우 된곳이라는데...
힘들어도 그 돈으로 벌어서 반찬값이라도 하고 살아가는데 ...
엄마는 올라와서 저 돌보고 싶어하시는데 우시고..
오지말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입원해있는4일동안 룸메이트랑 남자친구가 번갈아가면서 저 돌봐주고(진짜고맙죠) 이모가 두번정도 들러서 보고 가시고... 그러고 퇴원했어요.
주말동안 집에있으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해서 끽해야 김밥, 떡볶이 이런거나 먹고,
입맛없어도 약먹으려고 억지로 빵먹고 약먹고..
오늘 아침에 친구랑 병원가서 실밥풀고 왔어요.
그러고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네요.
돌아다니기도 힘들어요. 안그래도 저질체력, 맹장이랑 같이 체력도 잘랐나봐요.
원래 이렇게 숨도 가쁘고 그런가요;;? 완전 버스로 한정거장인 지하철타는데까지도
걸어가면서 몇번이나 쉬고 헉헉대고 진짜 만화처럼 땀흘리고..;;
아까 엄마랑 또 웃으면서 통화하고 끊었는데...
막 엄마가 너무 보고 싶고 아빠도 보고싶고 오빠도 보고싶고, 다 때려치고 집에가고 싶고 목소리듣고 싶은데 제가 울면 엄마도 울까봐 전화도 못했어요.
엄만 그래도 하루에 몇번씩 전화해서 밥먹었냐고 묻는데 아빤 미안하다고 전화도 못하시네요. 뭐가 미안한건지..
그냥, 그냥 뭐 그렇다구요.
이런 말 할 사람도 없고..
내일 출근해서 9시간 10시간씩 앉아있을 자신은 없고...
집에 가려면 휴가는 20일도 더 남았고..
물 안들어가게 머리감으려니까 허리랑 등이 너무 아파서 씻다가 울고..
혼자 자취방에서 볶음밥 해먹고 약먹고 나니까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요.
5월달에 집에 갔다왔는데 그때 저 기차탈때 엄마가 안울려고 울음 참던모습만 자꾸
떠오르고 그러네요.ㅠㅠ
질문좀..
근데 원래 맹장수술하고 나면 이렇게 힘든가요;;?
사실 수술한 자리보다, 배아파서 똑바로 못서니까 허리랑 구부정하게 걸어서
허리랑 등이 더 아파요;;
원래 이렇게 체력이 1/100로 줄어든것처럼.. 이렇게 되나요;?
진짜 먹는만큼만 체력이 생기는듯;;
빵먹으면 빵만큼의 체력이, 물마시면 물만큼의 체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