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평범한 연인처럼!!
“우리도 평범한 연인처럼 지냈음 좋겠어!”
정말 뜬금 없이 그의 입을 타고 나온 말이였다. 평범한 연인???!!!
“연우씨가 말하는 평범한 연인이 뭔데요?!”
“우리 말야! 그 흔한 사랑싸움 한번 안해봤어...젠장! 왜 그런거 있잖아. 영화같은데 보면 있지! 여자가 토라져서 먼저가면 남자가 여자네 집앞에서 3시간이고 4시간이고 기다렸다가 서로 감동먹어서 막 부둥켜 앉고 울고 막 이런거....”
“쿡쿡...”
“지금 웃는거야?!”
“당신...가끔 애같아요!”
“애라니....난 지극히 정상이라고!”
연우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우리는 그 흔한 영화관 데이트 한번 없었다. 그리고 그동안은 하균과의 일 때문에 서로 감정정리 하기 바빠 힘들었던게 사실이였다. 그렇지만 연우가 그런 여자와 남자의 싸움 조차 부러워 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당신 말이 무슨뜻인지는 알겠지만 싸우는건 싫어요....”
“쿡..쿡... 하긴 그래?! 그치?! 하지만 우리 나중에 싸우게 되면 서로 멋지게 화해 받아주기 하자! 어때?! ”
“그래요!”
“오늘은 차 버리고 사람 많은 곳 한번 걷는게 어때?!”
“좋아요!”
연우와 나는 종로로 향했다. 금요일 저녁의 종로는 발딛을틈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다. 연우와 나는 서로 따스한 손을 마주 잡고는 씨익 웃었다.
그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연우와 나는 하나의 완전한 커플이였다. 모두들 우리를 커플로 알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정말 완연한 연인이였다.
연우도 그게 좋은지 연신 싱글 벙글이였다. 그때 가판대 아주머니가 연우와 나를 불러세웠다.
“거기요! 거기 남자. 그래! 그쪽말예요! 여자친구한테 꽃 한송이 사주는거 어때요?! 이꽃 정말 이쁘지 않아요?!”
그 아주머니의 말에 연우는 키득대며 내 귓가에 ‘너보고 여자친구래...우리 저런말 들어본적 없잖아. 그치?!’ 하며 말했고, 그리곤 곧바로 그 아주머니에게 달려가 거기에 있는 장미꽃 한 통을 사버렸다.
그 진갈색 바구니 안에 들어있는 통을 덥썩 들어올리더니 연우는 나에게 턱 하니 넘겨주었다.
“쿡쿡..당신도 참.... 아마 여기에 있는 수많은 여자들중에 바구니째로 장미꽃 받은여자는 아마 나뿐일꺼예요!.....”
“잠깐만!”
내 말에 연우는 사람들 많은 한복판에 장미꽃이 한가득 들어있는 진갈색 통을 나에게 안기고는 사라져 버렸다.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내가 들고있는 장미바구니를 힐끔거리면서 부러운 눈빛이나 또는 의아한 눈빛으로 한번씩 나를 향해 시선을 두었다. 그 눈빛 마저도 지금은 행복하다면 웃긴 일일까?!
느닷없이 장미꽃을 안기는 연우가 싫지는 않았다. 물론 집에서 흔히쓰는 진갈색 바구니를 들고 있다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난 옷이 더러워 지는것도 상관하지 않고 그 갈색 바구니를 꼬옥 껴안았다. 콧끝으로 향긋한 장미향이 물씬 풍겨왔다.
잠시후 숨을 헐떡 대며 연우가 나에게로 뛰어왔다.
“어디 다녀 왔어요?!
“잠깐만 기다려 보라구!”
연우는 갑자기 사람 많은 곳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연우의 행동에 갑자기 주변의 사람들 시선이 한꺼번에 몰렸고, 사람들은 웅성대며 그와 나의 주변을 에워쌓았다.
“뭐하는거예요! 사람들이 보잖아요. 빨리 일어나요....”
종종 대는 나와는 달리 그는 태연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링반지 하나를 꺼내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서는 나를 향해 내밀었다.
“자! 받아... 우리 사귀자!!!”
“.........”
서로 말은 안했지만 우리는 연인이였다. 서로 ‘사귀자! 지금부터 시작!’ 이런 식의 만남은 아니였지만, 서로 사귄다고 믿고 있었고, 말을 안해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저런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에 저런 프로포즈를 받고 싶어했던걸 그는 알았을까?!
난 조심히 떨리는 손으로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려져 있는 반지를 들어 내 약지 손가락에 살며시 끼웠다. 근데....
“쿡쿡...근데요... 근데...반지가 안들어가....”
“뭐?! 풋...풋.. 푸하하하하”
정말 이런 경우도 있을까?! 사람 많은 곳에서 프로포즈를 받고 반지를 받았는데 그 반지가 작다... 정말 이런경우도 있을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한동안 어이없이 바라보다가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
남들이 보든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 없었다. 그냥 행복에 겨우 사람들 많은곳에서 우리는 하하 거리면서 웃고 있었다.
아마도 그를 만나 처음으로 큰소리로 웃은 날인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우리의 모습이 근처에 있던 모 방송국 카메라 맨에게 잡혔나보다. 한참 늦잠에 빠져있는 일요일날 은영이가 호들갑을 떨면서 전화를 했다.
“지금 나 VJ특공대 보는데 거기서 프로포즈의 방법편에서 니네 모습도 찍혔던데?! 우와! 연우씨 너무 멋지다! 기분 어때?! 근데 살좀 빼!!!! 반지가 안들어가고 그러냐?! 쿡쿡”
은영이의 놀림도 달콤한 잠을 깨운것도 당분간은 행복의 연주곡만 같을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도 그날 일을 떠올리면 비실 비실 걸리는 미소는 어쩔수가 없는걸 보니 말이다.
난 누워 손을들어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내 약지 손가락에는 누런 금 반지가 톡 하니 끼워져 있었다. 반지가 안맞는다는 나의 말에 그는 근처 금은방으로 들어가 나에게 맞는 반지를 급하게 하나 구해왔고, 그 반지가 지금 내 손에 살포시 끼워져 있는 이 반지다.
어디서 순금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나이에 안맞는 순금반지의 커플링이지만 말이다. 아마 그 사람의 하얗고 긴 손가락에도 나처럼 이런 누런색의 금반지가 끼워져 있을 생각을 하니깐 또 주체 없이 웃음이 나와 혼자 미친 듯 키득거렸다.
그와 사귄지는 꽤나 오래되었지만 마치 처음 사귀는 연인사이처럼 우리 둘은 서로 부끄러워 하고 쑥스러워 했다.
남들이 들으면 웃을 일이지만, 난 그와 처음부터 다시 만난 사이처럼 되돌아온 지금은 좋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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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에 대한 답변은
내일 이거랑 같이 써드릴께요^^*
오늘은 두편 올려요~
즐거운 오후 되시구요!
오늘도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