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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을 도와야 하는 이유

이은아 |2004.07.15 09:05
조회 118 |추천 0

매일 하루에 두번씩 거리모금을 나서면서 로버트 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확인한다. 우리는 왜 로버트 김을 돕는가 왜 많은 한국인들은 8년이나 지난 오늘까지 그를 잊지 않고 관심을 갖는가 그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고, 그의 선택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선, 해외동포 500만명 시대, 이제 한국 간판이 걸리지 않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국제화되었다. 로버트 김은 이들 수많은 해외동포들이 모국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의미를 던져준다. 로버트 김 사건은 국내외 한국인들에게 조국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는 단지 교포들에게 모국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가 500만 해외동포들을 아울러서 국력의 기반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로버트 김은 국제 무대에서 여전히 열세에 있는 한국의 국가 위상을 확인해 주었다. 당시 한국은 안보상 북한 관련 정보를 필요로 했지만, 정보수집 능력이 따라주지 않았고, 그래서 로버트 김은 한푼의 대가도 받지 않고 그 정보를 제공했을 뿐이다. 로버트 김이 미국 시민이고, 한때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부각된 적도 있지만, 이 사안은 결국 우리의 문제다. 선진국으로 진입한다, 국민소득이 얼마다, 이런 자화자찬도 하지만, 국제 사회에서 한국은 여전히 변방에 있을 뿐이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거기에 대처하여 자립·자주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 우리의 시급한 과제다.

셋째, 그의 아름다운 가족사는 우리의 귀감이 된다. 하루 아침에 닥친 비극 앞에 그의 가정은 더욱 견고해졌다. 그의 아내는 8년 동안 주말마다 왕복 7시간을 달려 남편을 면회했다. 파산선고를 할 만큼 경제적으로 바닥난 상태에서도 절망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세 자녀 모두 잘 성장했다. 그의 막내딸은 얼마 전 박사학위를 받았다. 결코 쉽지 않았을 긴 세월을 밝고 건강하게 견뎌온 이 가족의 인내와 노력은 소중한 결실을 봐야 한다.

넷째, 후원활동은 로버트 김 사건 직후부터 시작되었지만, 그동안 사면과 보호관찰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실질적인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물론 법적인 문제 해결도 중요하다. 하지만 생활대책도 막막한 판국에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는가 후원회는 그 먼길을 돌아 로버트 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정말 로버트 김을 돕는 후원활동이 시작된 셈이다.

로버트 김이 8년 남짓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우리들 곁으로 돌아올 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애국자, 혹은 영웅 대접을 받기 위해 그런 희생을 치른 것은 아니더라도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그에게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하는 어려운 현실까지 책임지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적 관심을 모아온 이 일이 이왕이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있으면 또한 그를 잊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믿는다. 앞으로도 순수한 모국애를 실천하는 제2, 제3의 로버트 김이 있을 것이며, 그를 돕는 제3, 제4의 후원회도 등장할 것이다. 이런 끈끈한 동포애, 강한 연결고리가 한국역사를 이어온 원동력이다. 8년이 넘도록 계속돼온 로버트 김 돕기 운동은 정부는 약할지라도 국민은 강하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생존해온 이유, 생존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국을 도운 사람을 그 조국이 품에 안아야, 조국이 필요로 할 때 누구든 기꺼이 손내밀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로버트 김을 돕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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