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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les / Hotel California

은하철도 |2004.07.22 20:24
조회 276 |추천 0

Hotel California



Hotel California, 1053호,

꽃무늬가 그려진 핑크색 커튼을 젖히면 저 아래의 다운타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Market Street가 보이고 조그만 공원도 보였던 기억입니다.  임포리얼 백화점에 걸린 네온사인이 밑으로 우산을 쓴 사람들이 오가던 날,

태평양에서 몰려온 잿빛 구름이 점점 검은 빛을 띄우다가 메마른 대지에 비를 뿌리던 날입니다.  당신의 붉은 입술에 내가 녹아들던 밤이었던가요,  누구나 다 유혹을 그리워합니다.  차마 내가 하지 못하는 대담한 행동으로 당신이 접근하여, 숨결 거친 밤을 만들어 행복했습니다.


아, 행복이라고 말했던가요?

아닙니다. 행복한 느낌이 아니라 허름한 삶에 지친 고독이었습니다. 누구의 유혹이든지 그리웠던 외로움이었고, 긴 세월에 지친 정신적 쇠락이었습니다. 심야에 사막을 횡단하는 자동차의 전조등이었으며 낮선 도시에 들어서던 눈빛이었습니다. 그러나 Social security number 하나만 가지고 일자리를 찾아든 노동자는 겸손합니다.  가난한 자는 낭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지금 토하는 외로움이라는 말은 사치스럽게 느껴집니다.


저 아래의 거리에서 당신이 먼저 유혹의 눈짓을 보냈던가요,

아니면 당신과 내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느낌으로 동시에 서로를 유혹했던가요,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여자의 육체가, 당신은 남자의 육체가 그토록 그리웠을 뿐이고, 옷을 벗어 던지고 몸을 던진 침대에서도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미치광이가 되었습니다. 인간이란 굶주림 앞에서는 한낮 짐승처럼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너무도 순수한 순간, 짐승으로 서로 대들던 순간은 누구도 침범치 못하는 신성한 빛마저 감돌았습니다.  If you were my woman, I would kill you. 

그렇습니다. 당신이 만약에 내 여자였다면, 그 황홀함으로 당신을 죽였을 것입니다.


토네이도의 소용돌이,

돌과 나무를 송두리째 날리고, 도시를 순식간에 폐허로 만든 성난 회오리바람이었습니다.  뽀얀 가슴과 뒤틀어지던 허리곡선, 그리고 얼굴을 덮치던 붉은 입술과 그 향기, 부대끼는 살결은 굶주린 피부가 입을 벌려 허기진 배를 채우듯 서로 감겼던가요, 그 황홀함에 당신은 울음을 터뜨렸던가요,


나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고독한 음악을 기억합니다.

American Top 40에서 1위에 올랐던 곡,

바로 이 곡이었습니다.  Eagles / Hotel Califo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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