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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를 꿈꾸며-제24부-

까미유 |2004.08.16 22:05
조회 1,771 |추천 0

제 24 부

 

 

 

윤미의 집에서 나온 진우는 먹은 점심이 영 거슬린다.

체했는지 속이 부대끼는 것 같아 가슴을 두드린다. 윤미가 그런

진우를 보고 걱정한다.

 

-체했니?

-그런 것 같아.

-그렇게 불편했어? 먹은 음식 체할만큼?

-아냐, 너무 긴장해서 그런가봐. 괜찮아.

-기집애도 아니구.....보기보단 정말 다르단 말야. 기다려 봐, 내가 약국가서

소화제라도 사올게.

 

윤미가 돌아서자 진우가 재빨리 윤미의 팔을 잡는다.

 

-괜찮아, 가다가 정 안되겠으면 사 먹지 뭐.

-정말 괜찮겠어? 그러게 미련스럽게 왜 억지루 먹니?

 

진우가 차문을 열자 윤미가 힐끔 보다 차에 오른다. 그러자 진우가

운전석으로 가서 오른다.

 

-운전 내가 할까?

-아냐.

 

시동을 걸고 차가 움직이자 윤미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진우를 힐끔 본다.

 

 

 

******************

 

 

새어머니와 태희의 모친이 마주 보고 앉아서 콩나물을 다듬는다.

새어머니는 힐끔 모친의 눈치를 보다 어렵게 말을 꺼낸다.

 

-저기....접때 아드님이 데리고 온 여자 말이에요.

 

새어머니의 말에 모친이 고개를 들고 보며 콩나물을 다듬는다.

 

-네.

-결혼....시키실 거에요?

-글쎄요...아직 나이가 어려서.

-스물 일곱이라면서요?

-서른쯤에 시켰으면 좋겠는데....모르죠, 지들 좋다고 그러면.

-며느리로 인정하신건가봐요?

-그것도 아직은 모르겠어요. 바깥 양반이 워낙 고집이 세서.

 

새어머니의 표정이 어두워지다 다시 묻는다.

 

-여자쪽에 대해선 뭐 아시는 거 있으세요?

-참, 아줌마 여식이랑 친구라고 했죠? 그럼 잘 아시겠네.

-네?

-부모님은 뭐하신대요? 대학은 어디 나왔구?

-부..부모님은 다 계시는 걸로 알아요.....대학은....글쎄요....제 여식이랑은

고등학교 친구라서....저도 잘...

 

괜히 말을 더듬는 새어머니는 모친의 표정을 살피며 콩나물을 다듬는다.

 

-사람만 반듯하면 되지 그게 뭐 중요하겠어요....그래도, 어느 정도는

반듯한 가정에서 교육 받고 자란 애였으면 좋으련만.

그때 보니까, 인상은 뭐 그리 나빠 보이지 않던데....사람들이 워낙에 겉하고

속이 다르니 그것도 알 수가 있나.

 

모친이 혼잣말로 중얼 거리자 새어머니는 귀를 쫑긋 세우고 못 들은 척

앉아 있다.

 

-가시 방석이 따로 없네.

 

새어머니가 중얼거리자 모친이 고개를 들고 본다.

 

-네?

-아...아니에요, 그냥....

 

 

 

******************

 

 

미용실에서 머리를 말고 앉아 있는 수정. 태희는 뒤의 응접실에 앉아 길게

하품을 한다. 그러다 잡지를 뒤적이고는 꾸벅꾸벅 졸고 있다.

수정이 지루한 듯 앞의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의 태희가 졸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수정이 피식 웃음을 흘린다. 졸던 태희의 고개가 앞으로 꺾어지자

놀란 태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졸지 않은 척 하며 의자에 기대 수정일 본다.

그런 태희를 못 본 척 고개를 돌린 수정은 웃음이 자꾸 나오려 하자 입술을

깨문다.

 

머리 손질이 다 끝나고 둘이 미용실에서 나오는데 태희가 길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켠다.

 

-여자들은 진짜 피곤하겠다. 뭐가 이렇게 하는 게 많아?

-그러게 누가 오자구 그랬어?

 

입을 삐죽이며 수정이 말하자 태희가 힐끔 수정일 돌아본다.

 

-이제서야 좀 사람 같네.

-웃겨 증말.

 

차에 오른 두 사람, 차는 약속 장소로 향한다. 수정인 마음이 조급해진다.

말을 꺼내야 하는데 좀처럼 기회가 생기지 않아 내내 겉과는 달리 불안하다.

까페 앞에 도착하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린다. 태희가 수정일 보며 팔을

내밀자 수정이 멀뚱하게 보다 피식 웃고는 팔짱을 낀다.

다정하게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이

두 사람을 본다.

 

-이야, 이게 누구야?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대요?

 

영석이 태희는 제쳐 두고 수정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자 수정이 미소를 띠며

인사를 한다.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 자식이 연애하더니 아주 친구들하고 연락을 끊어버리더라구요.

 

영석의 말에 태희가 시큰둥하게 내뱉는다.

 

-나는 안 보이냐?

-투명 인간인 줄 알았지, 하도 옆의 여자 분이 눈부셔서 넌 안보이더라.

 

영석의 농에 태희는 웃지 않고 지나쳐 간다.

 

-이야, 강태희 얼굴 보기 힘들다?

-난 유학이라도 간 줄 알았지 뭐냐?

 

저마다 태희에게 한마디씩 건네고 수정인 멀뚱하게 서 있다가 한 쪽 자리에

앉는다. 영석이 그런 수정일 힐끔 보다 태희 곁에 서서 나지막히 말한다.

 

-너 정말 쟤랑 연애하냐?

 

영석의 말에 태희가 무슨 말인가 하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난, 그냥 적당히 데리고 놀다 끝나는 줄 알았지. 어쩐지 첨 볼 때 좀 이상하더라니까.

이제 맘 잡은 거냐? 잘 했다 임마.

-안 본 사이에 너 말 많아졌다?

-나야 원래 입이 보살 아니냐? 근데, 누구 집 딸이야?

-니가 누구 집 딸이라 그러면 알어?

-이름만 대면 알만하지. 이쪽 바닥에선 첨 보는 얼굴인데, 접때도 그게 무지 궁금

했었는데 참느라고 나 욕 좀 봤다.

 

한심한 듯 영석을 보다 태희가 돌아서는데 한 쪽 자리에 준호가 앉아 와인을

마시며 다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자식도 초대했냐?

-초대 안해도 지가 알아서 오잖냐. 오는 인간한테 가라고 할 순 없잖어.

근데, 어쩌다 니 눈에 준호가 가시처럼 박혔냐? 예전엔 잘도 붙어 다니더니.

너 혹시?

 

영석이 무슨 말인가를 꺼내려다 태희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문다.

태희가 영석을 노려보다 고개를 돌려 수정이 앉아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까페 문을 열고 낯익은 여자가 들어온다. 순간 태희의 표정이 굳어진다.

태희의 표정을 보고 영석이 시선을 돌리는데 자신도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본다.

 

-내....내가 초대 안했다, 근데....쟨 여기 어떻게 알고 왔지?

-준호 자식이 초대했겠지.

 

태희가 굳은 표정으로 낮게 말하고는 못 본 척 수정이 앉은 쪽으로 다가가

마주 앉는다. 준호에게 다가가던 찬휘가 태희를 보고는 발걸음을 멈춘다.

찬휘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준호 앞에 선다.

 

-어, 왔어?

 

준호는 고개를 들고 웃어 보이는데 찬휘의 표정이 굳어진 걸 보고 힐끔

태희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무슨 짓이야?

 

찬휘의 물음에 준호가 고개를 돌려 다시 그녀를 올려다 본다.

 

-앉어.

 

찬휘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고 준호를 보며 자리에 앉는다.

 

-악취미다 너?

-어차피 부딪힐 사람이야, 정색할 것 까진 없잖아. 태희도 여자가 생겼는데.

 

준호의 말에 찬휘가 고개를 돌려 수정일 본다. 그러다 태희와 시선이 마주치고

먼저 태희가 고개를 돌려 버리자 찬휘가 다시 준호를 본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어. 일부러 부딪치게 할 필요까진 없잖아?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준호가 찬휘의 손을 잡는다.

 

-그냥 있어. 너 이대로 나가면, 아직 저 자식한테 맘 있는 걸로 알거야.

 

준호의 말에 찬휘가 망설이다 화가 난 듯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러자 준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태희쪽으로 다가간다.

 

-오랜만이다?

 

준호가 먼저 말을 걸며 수정의 옆에 앉는다. 그리곤 수정일 돌아 본다.

 

-안녕하세요, 태희 친구 이준호라고 합니다.

-네....안녕하세요, 수정이에요.

 

뭔지 모를 태희의 표정에 수정이 눈치를 보며 인사를 건네자 태희가 굳은 표정으로

준호를 건너다 본다.

 

-니 인사까진 받고 싶은 맘 없었는데, 괜한 걸음 했다?

 

태희의 말에 수정이 더 당황하고, 준호는 피식 웃는다.

 

-나야 원래 너한테 불청객 아니냐.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찬휘한테 아는 척 좀 하지

그러냐?

 

준호의 말에 수정이 힐끔 찬휘를 돌아본다. 찬휘의 뒷모습만 보인다.

 

-오라고 그래 그럼.

 

태희가 툭 내뱉자 준호가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찬휘가 있는 자리로

간다. 수정이 태희를 보며 나지막히 묻는다.

 

-왜 그래, 친구한테?

 

수정의 물음에도 태희는 아무 말 없이 잔에 와인을 따른다.  준호와 찬휘가 나란히

태희의 자리에 와서 서자 수정이 엉거주춤 일어나려 한다.

 

-그냥 앉아 있어.

 

수정이 태희의 말에 서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한 자세로 있자 준호가 돌아보며 말한다.

 

-그냥 앉아 있어요.

 

그제서야 수정이 민망한 듯 자리에 앉고 태희는 일부러 표정을 풀고 곱지 않게

웃으며 고개를 들어 찬휘를 본다.

 

-오랜만이다?

-어....오랜만이야.

 

태희는 찬휘의 인사에 시선을 피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수정의 옆자리로 옮기면

준호와 찬휘가 나란히 앉는다. 그때 영석이 다가와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목소리를 높여 말한다.

 

-이야, 짝 있는 것들끼리 노시겠다? 아유, 없는 놈 샘나서 술맛이 나겠냐?

 

영석의 말에도 분위기가 서늘하자 영석인 괜히 민망한 듯 태희의 어깨를 툭 친다.

 

-오늘 내가 사는 거니까 맘 껏 마셔.

 

영석이 그렇게 말하고는 눈치를 보며 자리를 떠난다.

 

-제주도 간다 얘기 들었다. 내일이냐?

-어.

-우리 다음 달에 결혼한다, 올거지?

 

준호가 일부러 찬휘의 어깨를 감싸며 말하자 찬휘의 표정이 굳어진다.

태희는 그런 준호를 보다 와인을 마시고는 일부러 수정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내가 먼저 할지도 몰라.

 

태희의 말에 수정이 놀란 눈으로 태희를 돌아본다.

 

-벌써 진도가 그렇게 나간거냐?

-이번에 제주도에 같이 가, 거기서 결혼할까 해.

 

태희의 거짓말에 수정인 당황한 표정을 수습하며 와인잔을 드는데 찬휘의 시선과

딱 마주치자 수정이 애써 웃음을 보인다. 찬휘는 웃지 않는다.

 

 

 

 

***************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현숙이 밥을 먹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나간다.

 

-누구세요?

 

입안 가득 음식물을 오물 거리며 묻자 밖에서 새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다.

-나가 누구야?

 

투덜대며 현숙이 문을 열자 새어머니가 서 있고, 현숙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반갑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묻자 새어머니가 안을 힐끔 거리며 묻는다.

 

-수정이 없어?

-없는데요.

-어디 갔는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갈 데 갔겠지...

 

새어머니가 현숙을 힐끔 흘겨보다 문을 확 잡아 당기자 현숙의 몸이 앞으로

쏠려 넘어지려 한다.

 

-곧 오겠지? 안에서 기다리지 뭐.

 

새어머니가 불쑥 안으로 들어가자 현숙이 기가 막히다는 듯 노려 보고 서

있다가 궁시렁 거리며 뒤따라 들어간다. 방안에 들어온 새어머니는 밥상을

보며 혀를 찬다. 그리곤 안을 쭉 훑어 보다가 한 쪽에 자리 잡고 앉는다.

현숙이 그런 새어머니의 뒷통수를 흘기다 안으로 들어와 밥상 앞에 앉아

다시 먹던 밥을 먹는다.

 

-얜 맨날 이렇게 늦니?

-몰라요.

 

현숙이 툭 내뱉고는 수저로 밥을 퍽퍽 퍼서 입안으로 집어 넣는다.

그런 현숙을 한심한듯 보다 새어머니가 고개를 돌리자 현숙이 그런 새어머니를

보지 않고 말한다.

 

-또 돈 얘기하러 왔어요?

-뭐?

 

현숙의 말에 새어머니는 쌍짐질을 키며 현숙을 본다.

 

-아니, 해준 게 뭐 있다고 꼬박꼬박 수금만 해간대요? 빚쟁이도 아니고.

-뭐...뭐?

-나 같았으면 진작에 인연 끊었어요, 수정이가 맘이 여려서....

-야, 그 입 다물고 밥이나 먹지 그러냐?

 

새어머니가 소리를 지르자 현숙이 움찔 거리다 수저를 확 놓는다.

 

-여긴 내 집이걸랑요, 밖에서 기다리기 싫으시면 목소리 좀 낮추시죠?

 

일어나 현숙이 신경질적으로 밥상을 들고 나가자 새어머니는 기가 막히지만

할 수 없이 입을 다물고 앉아 있다.

 

 

 

***************

 

 

준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 틈에 섞여 얘기를 주고 받고 태희는 아까부터

말없이 와인 잔만 기울이고 앉아 있다. 찬휘는 그런 태희를 힐끔 보다 고개를

돌리고 앉아 있고, 수정인 이런 분위기가 어색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왜?

-화장실 좀....

 

태희의 물음에 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자리를 뜨자 괜히 태희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린다. 찬휘가 고개를 돌려 그런 태희를 본다.

 

-불편하지?

 

찬휘가 먼저 말을 꺼내자 태희가 고개를 돌려 찬휘를 본다.

 

-불편하면 나 그만 갈게.

-안 불편해, 내가 왜 널 불편하게 생각하냐? 우리가 뭐, 불편한 사이냐?

 

태희의 말에 찬휘가 잠시 말문을 닫고 있다가 다시 말을 꺼낸다.

 

-정말, 결혼하니?

 

찬휘의 말에 태희가 고개를 들어 본다.

 

-그냥 하는 소린가 싶어서.

-왜, 너는 하는 게 당연하고 나는 하면 안되는 거냐?

-그런 말 아니란 거 알잖아.

-나, 쟤 좋아해. 그냥 바람처럼 만나는 애 아냐. 내가 지금까지 만나왔던 애들하고

아주 다른 애야.

 

태희의 말에 찬휘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아주 다른 애?

-너랑은 아주 다르지.

 

태희의 말이 가시가 되어 찬휘의 목에 와서 걸린다. 찬휘의 표정이 굳어지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행이네, 나랑은 아주 다른 애를 만나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보자.

 

찬휘가 휘적휘적 걸어 나가자 태희는 굳은 표정으로 테이블만 보고 앉아 있다.

준호는 그런 찬휘를 보다 태희를 돌아 본다.

수정은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거울을 들여다 본다. 조금 전 그들의 행동에 수정은

이상한 기분이 들지만 곧 떨쳐 버리고 화장실에서 나온다.

자리로 오자 태희 혼자만 앉아 있는 걸 보고 옆에 와서 앉는데 태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만 가자.

-어...어?

-가자구, 일어나.

 

태희가 수정의 팔을 잡고 일으키자 수정이 엉겹결에 따라 일어난다.

영석이 멀찌기서 보다 다가온다.

 

-왜, 가려고?

-운전해야 돼.

-야, 주인공이 빠지면 무슨 재미냐?

-담에 따로 연락할게, 간다.

 

태희가 수정의 팔을 잡고 끌자 수정이 서둘러 영석을 보고 목례를 한다.

영석이 기분 상한 표정으로 태희를 보다 준호를 돌아본다.

 

-저 자식은 왜 나타나서....

 

영석이 준호를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돌아선다.

밖으로 나온 태희는 차 문을 열고 수정을 태우고, 운전석에 오른다.

 

-미안하다, 괜히 데리고 와서.

 

태희의 진지한 말에 수정이 놀란 눈으로 태희를 힐끔 보다가 안전벨트를 맨다.

 

-기분....상했니?

 

수정이 조심스럽게 묻자 태희가 시동을 건다. 수정인 그런 태희에게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한다. 차가 한강 둔치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아무런 말을

나누지 않는다. 차가 멈춰 서고 태희가 차에서 내린다. 수정이 망설이다 차에서

내려 태희 곁에 다가와 선다.

 

-나....할 말 있는데.

 

수정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데 태희는 반응이 없다.

 

-할 말....있다구.

-수정아.

 

태희가 나지막히 수정을 부르자 수정이 멀뚱하게 태희를 돌아본다.

 

-나랑 결혼할래?

 

태희의 말에 수정이 놀란 눈으로 태희를 본다. 그러다 수정이 괜히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웃으며 말한다.

 

-에이, 재미없다. 그것도 유머냐?

 

수정의 말에 태희가 피식 웃는다.

 

-재미 없었냐?

-어....재미...없어.

 

태희의 물음에 수정이 실망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얼버무리자 태희가 돌아본다.

 

-할 얘기가 뭐야?

-어?

-할 얘기 있다며?

-어.....그게....

-혹시, 아까 일을 묻고 싶은 거였어?

-어?

-그 일이라면 신경 쓰지마, 다 옛날 얘기니까.

-뭐?

-오늘이 서울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구나.

 

태희가 기분을 바꾸려는 듯 기지개를 켜며 가슴을 편다. 수정이 그런 태희를 보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한숨을 내쉬며 멍하게 앞을 보고 서 있다.

 

-황보수정, 우리 앞으로 잘해보자. 알았지?

 

태희가 돌아보며 말하자 수정이 애써 웃어 보이며 주먹을 쥐어 보인다.

 

 

 

 

*******************

 

 

현숙은 이부자리까지 다 펴 놓고 드러 눕는다. 새어머니는 한쪽 구석에 앉아

기가 막힌 듯 현숙을 내려다 본다. 현숙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불을 덮고

눈을 감는다. 시간은 벌써 열한시가 넘어섰다. 새어머니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현관 문을 열고 수정이 들어온다. 현숙이 벌떡 일어난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이제 기어 들어와?

 

새어머니의 말에 수정이 놀란 눈으로 새어머니를 본다.

 

-무슨...일이에요?

 

수정이 묻자 새어머니가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데 현숙이 먼저 말을 가로챈다.

 

-너, 준비는 다 했어? 낼 제주도 갈 애가 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어딜 갔었냐?

 

현숙이 일부러 그러자 새어머니가 미운 듯 현숙을 노려보다 다시 말문을 꺼내려는데

현숙이 다시 말을 꺼낸다.

 

-몇시 비행기야?

-어?...어....

-일찍 가려면 피곤할텐데 빨리 씻구 자.

 

현숙이 새어머니를 힐끔 노려보며 일부러 말에 못을 박듯 말하자 수정이 당황한 듯

현숙일 본다.

 

-얘, 나도 말 좀 하자. 아유, 정신이 하나도 없네.

-내일 하시죠, 시간도 늦었는데.

 

현숙이 일부러 놀리 듯 말하자 새어머니가 째려 본다. 그러자 현숙이 입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 드러 눕는다.

 

-이미 돈은 다 털어 가서 없으니까, 애시당초 돈 얘기라면 하지 않는게 좋을 거에요.

 

현숙이 눈을 감고 말하자 새어머니가 분한 듯 현숙을 내려다 보고는 수정일 노려 본다.

 

-나랑 얘기 좀 하자, 우리 할 얘기 남았지?

 

새어머니가 가방을 들고 나가다 돌아보고는 현숙일 다시 한 번 째린다.

그리곤 먼저 밖으로 나가자 수정이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으로 가방을 내려 놓고

뒤따라 나간다.

 

 

 

*****벌써 저녁 열시네요.

자기 전에 한 편 더 올릴 수 있으면 올리구,

정 안되더라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제 여행지는 소록도를 출발해서 진도, 해남, 강진, 영암, 남원, 그리고 여기

전주까지 왔답니다. 내일은 둘러 보고, 정읍으로 갑니다.

벌써 부산 떠나온지 8일째네요^^

혼자서 자고, 먹고 하는 것도 이제 적응 되서 그런지 할만 하답니다.

틈나는대로 여건이 주어지면, 그때 그때 올려 놓을게요.

지송하구요, 모두들 좋은 꿈 꾸시고 내일 밝은 얼굴로 하루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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