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을 마시면
이미 우리의 곁을 떠난
사지를 허우적거리며
네온사인이 명멸하는
환멸의 거리를 지나
검붉은 도시로 떠난다.
술에 취한 남자와
화장 짙은 여자의 살 내음이
안개처럼 넘실거리는
환락의 도시에서
설움으로 빚어지는
메마른 감성의 축제.
시든 꽃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노라면
세상은 온통 잿빛 고독과
우울한 절망으로 색칠을 하고.
아-우린 미아들
삶이라는 기나긴 레일위에
반역의 깃발을 내건
허무의 십자군.
2.
오열 같은 빗물이 흐르는 새벽
퀘퀘한 선술집 한 귀퉁이에서
정액처럼 비릿한 소주 한 모금으로
아침을 기다리면.
세치 혀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사랑도 이상도 하이 없는 정열도
부질없는 환상으로 난도질당해
핏물을 흘린다.
덧없이 비는 내리고
술에 젖은 영혼을 비웃고 지나가는
백열등 불빛 아래로
눈물 아닌 눈물이 가슴을 에인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