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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헬싱...레스타드 저택 (테페스의 전설편)

사이렌 |2004.09.16 15:58
조회 213 |추천 0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그녀가 해석을 해주기 시작했다.

 

-아브라함 반 헬싱은 드라큐르 백작 블라드 테페스와 다음 사항에 대해 합의한다. 두 가문은 앞으로 어떤 살육도 금할 것이며 공동의 적을 멸하기 위해 연합한다. 이에 서명함. 아브라함 반 헬싱. 블라드 테페스.

 

-이게 무슨 말인지?

 

-소설에 나오지 않는 그 뒷 이야기이죠.

 

-흠?

 

나는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가 책상에 기댔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믿을지 모르겠네요.

 

-지금보다 더 믿지 못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녀 옆에 섰다. 그녀가 살짝 웃어보였다.

 

-당신은 당신 아버지를 전혀 닮지 않았군요. 당신 아버지는 자신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였었어요.

 

-난 잘 모르겠군요. 나의 운명이 무엇인지. 나는 과학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나도 과학적인 것을 좋아하죠. 나는 증거가 없는 것은 믿지 않아요.

 

그녀는 말을 마친 후에 한 책장으로 다가가 아주 오래된 책을 한 권 들고 왔다. 그 책은 모서리가 닳고 닳아 가죽으로 여러 번 덧댄 자국이 선명했다. 나는 무엇에 홀린 듯, 그녀에게서 책을 받아들었다.

 

-라틴어여서 못 읽겠어요.

 

내가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은 읽을 수 있어요. 방금 전엔 집중을 하지 않았잖아요?

 

그녀의 말에 나는 다시 책을 봤다. 여전히 읽을 수 없는 글자들 투성이였다. 나는 다시한번 정신을 집중했고, 라틴어를 응시했다. 어느 순간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라틴어가 눈에 들어왔다. 읽을 수가 있었다.

 

-이럴수가! 내가 라틴어를 읽고 있어!

 

나는 깜짝 놀라 책을 떨어뜨릴 뻔 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카밀라가 크게 웃었다.

 

-당연하죠. 당신도 반 헬싱이잖아요?

 

나는 잠깐 내가 언젠가 라틴어를 배운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나 나는 라틴어를 배운 적이 없었다. 책이 너무 무거웠기 때문에 나는 책을 놓을 만한 곳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마침 저쪽에 책상이 보였다.

책은 마치 성경처럼 신이 세상을 만들 때부터 시작했다.


-태초에 신이 천지를 창조했다. 신은 하늘과 땅, 달과 별과 해, 바다와 육지, 모든 생물을 만들었다. 그러나 신은 신에 대적할 만한 다른 신을 만들지는 않았다. 그는 최고가 되기를 바랬고, 누구도 그의 왕좌에 다가서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인간들이 자신에게 올리는 기도를 들으며 절대자의 권력을 즐겼으며 많은 자신의 전사들을 통해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인간을 무참히 살해했다. 인간들은 그가 만든 맹수들의 위협과 그가 심심풀이로 일으키는 많은 천재지변에 떨어야했고 그를 존경하는 마음보다 그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러던 어느 날, 신의 총애를 받던 그의 전사 루시퍼는 신에게 대적한 바벨론의 한 인간을 벌하러갔다 인간의 딸을 보고 반했다. 루시퍼는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비는 인간의 딸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인간을 죽이지 못하였고 그 사실을 안 신은 그의 날개를 번개로 쳐 땅에 떨어뜨렸다. 그러나 루시퍼는 태생이 신이었고, 전사였다. 그는 탁월한 지도력으로 인간들의 살아있는 신으로 군림했다. 루시퍼는 인간들에게 불을 전했고 인간들은 더 이상 맹수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루시퍼는 인간들에게 물을 가두는 인공 호수를 만들게 했다. 인간들은 더 이상 홍수와 가뭄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루시퍼는 바벨론의 왕이 되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인간의 딸과 결혼도 하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신은 엄청난 대 홍수를 준비하였다. 신은 바벨론의 상징인 하늘의 탑까지 잠 길만큼의 대 홍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루시퍼 역시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큰 배를 만들었다. 루시퍼는 자신의 왕비와 자신을 따르는 많은 인간들, 그리고 가축, 씨앗 등을 배에 싣고 비를 기다렸다. 비는 40일이나 내렸고, 땅의 모든 것을 쓸어갔다. 그러나 루시퍼와 그의 추종자들은 건재했다.


나는 여기까지 읽고 카밀라를 돌아봤다.

 

-이거 성경 이야기 아닙니까?

 

-성경이라.. 그럴 수도 있겠죠. 전설일 수도 있고.

 

그녀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나는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신의 사자 모셉트가 말했다. ‘우리를 예루살렘으로 보내주시오.’ 루시퍼는 파라오의 뒤에서 속삭였다. ‘왕이여. 당신은 이길 수 있소.’ 루시퍼의 속삭임을 들은 파라오가 외쳤다. ‘절대 안된다!’ 그러나 파라오는 루시퍼에게 자신의 딸 마하렙수트를 피의 재물로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루시퍼는 신의 재앙에서 이집트를 구하지 않았다. 결국 모셉트는 유태인들을 데리고 이집트에서 탈출했다.

루시퍼는 그 이후에 바알세불이라 불리었고 그의 왕비 릴리트는 아세라로 불리기도 했다. 루시퍼와 릴리트는 조용히 살고 싶었다. 특히 릴리트는 인간이었고, 그렇기에 더 이상 피의 제사를 바라지도 않았다.

 

루시퍼는 사랑하는 아내 릴리트의 제안을 받아들여 신의 눈이 미치지 않는 땅, 보헤미아를 지나 어둡고 추운 땅, 트란실바니아로 갔다. 그곳은 난폭한 늑대인간의 땅이었으며, 버림받은 곳이었다. 루시퍼는 늑대인간을 잡아들여 길들였고 인간들을 불러들였다. 그 곳에서 탁월한 기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트란실바니아의 왕으로부터 왈라키아 공국의 왕으로 임명받았다. 그는 테페스라는 가문의 수장이 되었으며 그의 왕비 릴리트는 테페스 왕비가 되었다. 그러나 신은 그들을 가만 두지 않았고, 신의 전사 가브리엘 반 헬싱은 릴리트의 목을 베었다.

 

3천년이 넘게 함께 해온 왕비를 잃은 테페스는 자신의 이름은 스스로 블라드라 칭하였다. 그는 살아있으나 죽은 사람이었고, 존재하였으나 전설이 되었다. 테페스는 반 헬싱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잡아 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쏟게 하였다. 자신의 가문을 지키고자 하였던 반 헬싱은 신과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가문을 신의 전사로 바치는 대신, 신이 자신의 가문을 보호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반 헬싱 가와 테페스 가의 악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블라드 테페스는 그 때부터 자신이 사랑하였던 인간들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는 인간의 피를 마시며 어둠을 지배하는 신이 되었다. 그는 오랜 시간을 왈라키아의 성에서 은둔하였다. 그가 유일하게 만나는 것은 그의 노예였던 늑대인간들 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런던에 여행을 갔다 자신의 왕비 릴리트와 너무나 닮은 윌헬미나를 만났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윌헬미나의 남편 하커는 자신의 아내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는데, 그 친구가 바로 아브라함 반 헬싱이었다. 그는 충성스런 신의 전사였고 윌헬미나 하커의 애인이 블라드 테페스라는 사실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그는 왈라키아의 성으로 잠입해 테페스의 목을 자르는데 성공했다. 전쟁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아니, 누구도 그렇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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