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Shadow 2부 : 장미의 이름 (5막 : 말라카이의 장 #04)

J.B.G |2004.09.17 01:02
조회 122 |추천 0

 

필우는 생필품을 사기 위해 쇼핑센타에 와 있었다. 그는 카트에 물건을 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카트를 몰면서 한 여인이 다가왔다.

 

“뭐야? 계속 날 지켜보고 있는 거야? 누나…”

“말 했잖아…”

 

그들은 카트를 몰며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난, 언제 죽일 건데?”

“타이밍이 내게로 넘어오면?”

“타이밍이라…”

“나, 먼저 간다.”

“오랜만에 누나가 해 준 저녁이 먹고 싶은데”

“그것도 시간이 되면…”

“그래…?”

“정하는 건 나야! 보채지 마!”

“…알았어… 누나. 기다릴게…”

 

그렇게 채연이 사라지고, 필우는 자연스럽게 쇼핑을 계속했다.

 

경찰서에서는 강반장과 최형사가 여전히 퍼즐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부검 소견서를 보고 있었다.

 

“사인은 역시 독극물이에요.”

“그래…”

“역시 혀와 손가락 부분에 독극물의 흔적이 발견 되었어요. 그런데 이 흔적은 사인이 독살이 아닌 이정아와 문여상에게도 나왔어요.”

“이철은?”

“그는 없어요. 아니면, 물에 씻겨 내려 갔는지도…”

“아냐… 놈은 치밀해, 혹시, 첫 번째 살인은 모방살인을 한 그 원재에도 독살이 아니라 자살이었을지도 모르지…”

“트릭을 보면 독살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국은 성윤기와 김경수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은 사인이 독살이 아니에요. 물론, 문여상은 독살과 전혀 무관하고요.”

“왜 독살이 아닌 사람에게까지 반드시 그런 공통 되는 흔적을 남기어야 했을까…? 그렇다면, 왜 이철과, 문여상은 또 예외지? 독살을 공통적으로 하려 했다면 그들도 독살의 흔적을 남겨 놓았어야 하잖아… 왜…?”

 

긴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문득, 강반장이 흔적의 원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들의 흔적이 말이야… 무엇인가 진실에 접근한 나머지 그 조급함에 잠시 이성을 잃고, 다급하게 책을 읽을 때 나오는 버릇과 일치 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

“물론,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그들이 무엇인가 단서를 찾으려 했고, 그것이 기록 된 것이 김경수의 말대로… 책이나 그와 유사한 것이라면…”

“반드시 책이 아니더라고… 그 단서라는 것에 독이 묻어 있었다면, 적어도 손에 묻은 독극물은 추측이 가능하죠.”

“그런데… 여전히 의문스러운 것은 우리가 조사한 그 어떤 예언서에도 독극물 트릭은 없다는 거야. 심지어는 원제가 된 성경에도 말이야. 그런데, 어째서 이 방법을 차용한 거지? 그것도 고집스럽게…”

“그렇게 보면, 미스터리 살인을 교사하는 예언서 자체가 없는 것 아닌가요? 김채연이 첫 번째의 그림자 살인의 계획을 세울 때, 다방면의 여러 학자의 책을 도용한 것처럼. 큰 줄기를 예언서를 모방하면서 그 방법은 다른 책을 도용한 게 아닐까요?”

“글쎄… 내 직감으로는 이 사건은 철저하게 한 사건만을 모방하고 있는 것 같아… 왜냐하면,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법을 차용했다면, 그렇다면 굳이 이미 죽은 사람에게까지 독극물의 흔적을 남길 필요까지는 없었었을 것 같지 않아?”

“혹시, 우리에게 어떤 힌트를 주려는 게 아닐까요?”

“힌트라… 자기를 잡으려는 우리에게?”

“그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요?”

“아니… 절대로 그렇지 않아… 절대로…”

 

또 다시 두 사람 사이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그들은 죽기 전에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제가 만약 그들이었다면, 김채연의 그림자 살인의 모든 진실이 담긴 기록이 아닐까요?”

“그래…? 나라면 말이야. 김채연 그런 살인행각을 벌였어야만 하는 그 원인이 궁금해.”

 

강반장과 최형사가 머리를 싸 매고 있는 그때, 채연은 호텔에서 홀로 슬피 울고 있었다.

 

“흑…”

 

방은 어두웠다. 칠흑처럼… 침대의 커튼은 모든 빛을 가리우고 있었고, 실내는 고요했다. 지금 채연은 침대에 쪼그리고 누워 있었다.

 

“오빠…”

 

채연은 가슴을 움켜쥐고는 매서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나뭇가지처럼 떨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뜨겁게 달아 올라 있었고, 열이 온 몸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온 몸에서 땀과 체온을 모두 쏟아내면서 그녀는 한기를 느끼며 말라가고 있었다.

 

“미안해…”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 사이로 시뻘겋게 충혈 된 눈이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오빠를 위해 속죄를 하면서도 심연 깊은 곳에서 식을 줄 모르는 사무치는 원한을 끌어내고 있었다.

 

“미안…”

 

그녀는 지금 속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 누구도 용서할 단 한 조각의 자비심도 남아있지 않았다.

추천수0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