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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신부의 신혼일기-4

아리엄마 |2004.10.26 17:05
조회 21,494 |추천 0

오늘부터 카운트를 해봤습니다. ㅎㅎㅎ 솔직히 몇편 안쓸거 같았거든요.

근데 그래두 꾸준히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는것 같아서..

특히 독신남녀들에게 결혼의 로망을 제공해드리는 것 같아 보람이^^

오늘도 올라갑니다~~~~~~

 

1. 시집살이

저는 요즘 젊은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결혼을 하였습니다.

장남에 부모님을 모시고 시누가 둘이나 되며 주말 부부로 사는 것!

듣기만 해도 으아아아아아아악 외치는 많은 여인네들이 있을 것입니다.

자갈밭에 던져놔도 자갈 씹어먹으며 살 수 있는 저는 여기서도 저의 살길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시집에서 살아남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알아도 모르는척 입니다.

저의 가장 큰 어드벤테이지(?)라면 어리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집에서 가장 어린 아이지요.

오빠 누님 30 오빠 28 여동생 26

여동생하고도 4살이나 어립니다.

먼저 집안 분위기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아버님은 참 무뚝뚝하십니다. 그래서 집안 식구들이 말을 잘 안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딸들도 참 무뚝뚝합니다. 오빠가 예외적으로 붙임성이 있는 편이지요.

여기서 키포인트는 바로 저 틈새를 파고 드는 것입니다.

이집에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애교덩어리 막내딸이 되는 것이지요.

그제와 같은 경우를 예로 들자면 아버님이 향우회 다녀오셔서 갓김치랑 타월을 타오셨드라구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

"어머머머~~~ 세상에 아버님이 타오신거에요~ 음~~~ 갓김치 냄새 좋다.

나가셔서 돈 벌어 오셨네요. 안그래도 먹고 싶었는데 아버님덕분에 갓김치 먹네요~"

좀 오도방정 같지만 무뚝뚝한 아버님얼굴이 환하게 피십니다.

어머님이 음식하실땐 옆에 찰싹 달라붙는게 좋습니다.

"어머 그걸 참기름에 볶는 거에요? 그래야 어머님처럼 고소한 맛이 나는구나~

얼마나 볶아야 하는 거에요? !#!@#!@#!$#$#%"

나도 다 아는 거지만 하나도 모르는 척 하며 종알댑니다.

그러면 어머님도 더 반찬도 잘해주시고 일도 잘 안시키십니다. 무엇보다 음식칭찬을 좋아하시니깐요^^

아버님 혼자 테레비 보고 계시면 인터넷 갈켜드린다고 쫄라서 인터넷 고스톱 갈켜 드리고,

어머니는 앉혀놓고 화장하는 법 알켜드리고..

결혼전부터 부지런히 들락날락 거리며 알랑방구 뀐 결과

지금은 진짜진짜 막내딸이 되었지요.

밥상에 모일 때마다 아버님은 제 방석 젤 먼저 챙겨주시고요.

어머님은 생선살 발라서 꼭 제 수저위에 놔주시고요.

요새 감기가 걸려서 코를 풀고 있으니 아버님 오셔서 현명하게 코푸는 방법(?)까지 알려주십니다.

주말부부래도 심심하지 않아서 좋네요^^

여러분 여시가 됩시다~~~

참 시누들도 막내동생처럼 잘해주세요. 오늘은 저 먹으라고 시집간 형님이 호두도 부쳐주셨는데..^^

 

 

2. 아리 이름 짓기.

이제 벌써 8개월 슬슬 아리이름 지을 때가 됐지요.

아리는 전 편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태명입니다.

울 아리는 딸내미 입니다.

머리크고 다리 짧은 딸내미..ㅠ.ㅠ.....생각할 때마다 암울하네..

요새 아리 이름 짓는 걸로 곰팅과 저는 골머리를 썩고 있지요......

아리의 성은 "안"씨.

곰팅; 현지 어때

나; 으휴~ 세대차..80년대 청춘물 찍냐~!

곰팅; 아름이 어때?

나; 우리과에 아름이만 세명이다. 넘 흔해서 싫어.

곰팅; 그럼 어떤거....

나; 좀 아리 미래를 생각해서 국제적인 이름같으면서, 흔하지 않으면서...

곰팅; 국제적인이라......'젤리나졸리'어때

나; 안...젤리나 졸리.....ㅡ.ㅡ;;;;;;

곰팅; 아들로 태어났으면 정환으로 짓는데..

나; 안정환...그이름은 부모복 없어서 안되.

곰팅; 그럼 사회적인 흐름에 맞춰서 요새 아빠성 엄마성 같이 쓰자나 그렇게 한번 생각해볼까?

나; 내가..전씬데...그럼...안전..ㅡ.ㅡ;;; 이름은 제일이냐!!?

곰팅; ㅋㅋㅋ 글쿠나. 니가 전씨구나..ㅋㅋㅋ

나; 사랑어때? 한글이름..

곰팅; 개이름 같애. 글구 성붙여봐 안사랑인데...사랑안한다는 거잖아..

나; 그럼 고운, 슬기, 이런 이름 다 안곱고 안슬기네..ㅡ.ㅡ;;;;

곰팅; 그럼..못난, 찐따. 이런걸로 지으면 안못난, 안찐따...ㅡ.ㅡ;;;;;;;;;;;;;;;;;;;;;

 

이름 짓기 정말 힘들다. 사실 내이름도 개명한 이름이다.

처음이름은 나리였다. '나리' 그냥 들으면 정말 이쁜 이름이지만.

성을 붙여보자. 전나리......아직까지 눈치 못챘나?

전에 약간 강세를 두고 발음해 보자...전나리.................민망한 이름이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예쁜이름 공모합니다~!~!!!!!!!

 

3. 결혼식날.

갑자기 결혼식날이 생각났다.

결혼은 정말 두 번하기 싫은 것이다. 정신없고 힘들고 머가 어떻게 된건지 몰겠따.

전에 한번 오빠랑 궁합보러 갔을 때 점쟁이가 내 사주에 결혼이 한두번이 아니래든데..ㅡ.ㅡ;;;;;;;;;

암튼 결혼식은 무지 힘들다.

새벽 7시 반까지 미용실에 밥도 못먹고 갔다.

엄청난 얼굴들의 신부들이 앉아있다.

화장끼 하나 없는 머리 부시시한 신부들....저사람들이 과연 사랑받아 결혼하는 신부들일까 싶을정도로..

눈썹없는 신부도 있고, 입술이 푸르딩딩한 신부도 있고,

난 아직 어려서 아직 화장을 잘 안하기 때문에 눈썹도 있고, 입술도 빨갛다 ^^v

화장을 시작했다. 아줌마가 떡칠을 하신다. 멀 발르고 또 발르고 무진장 처발랐다.

긁으면 떨어진다는 얘기가 먼말인지 알겠따.

세상에....

얼굴이 틀려졌다.

나아닌 다른여자가 거울앞에 있었다. 헉..

화장이 다 끝났을때 오빠가 미용실에 도착했다.

나를 바로 눈 앞에 두고 날 찾아 헤매드라...ㅡ.ㅡ;;;;;;

"저...저기...오빠~ 나 여깄거덩."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경악을 금치 못한다.

"세상에... 이렇게 귀엽고 이쁘고 까~암찍하고 섹시하고 앙증맞을 수가~~~"

이놈이 다른 신부들 다 있는데서 좀 시끄럽게 오버한다..오빠도 화장한 여자가 좋나보다.

다른 신부들은 모두 긴장한 것같다. 상당히 상기돼있다.

하지만 역시 철없는 나는...배가 고팠다.

오빠한테 슈퍼갔다 오라 시켜서 이것저것 먹기 시작 했다. 파이도 먹고 우유도 먹고..

결국 화장 다 망가져서 아줌마한테 혼나고 다시 화장했다.

스프레이도 무진장 뿌려서 벽돌같이 단단한 머리스타일도 완성됐다.

오빠는 디카로 찍고 난리가 났다.

난 그사이 코가 자꾸 나와서 코풀다가 또 화장지워져서 아줌마한테 또 혼났다.

화장은 대체 왜하는 걸까..

식장에 들어가기전 벼래별 걱정이 다들었다.

"주례도중 오줌매리면 어쩌지? 코나오면 어쩌지? 재채기하면 어쩌지? 다리 쥐나면 어쩌지?"

암튼 일단 대기한 신부대기실..

친구들이 무지하게 많이 왔다.

솔직히 진짜 축하해주러 온 친구들보다 신기해서 구경온 친구들이 많았다.

연락도 안한 동창애들이 구경오고, 울 과애들 무진장 몰려오고..

그날 신부 친구들만 한 오십명 넘게 왔다.

신부 대기실 안....

친구 1: 야 장난 아니다~ 화장발...세상에나 세상에나.

나; (참자..)..호호호..본판이 좋으니깐 이정도 나오지~~~

친구2; 야 아냐..본판하고는 차이가 확실해. 세상에..난 이렇게 변신한 신부 첨봐

          나도 여기서 결혼할까봐..

나; (참자.........) 호호호...애가 무슨 말을 글케해..

친구3; 요샌 보톡스가 하루만에 되나봐..애 코높아 진거봐..화장때문인가~

나; (참자.........................) 호....호................

친구4; 너 절대 신혼여행가서 화장 지우지마..오빠 심장마비 걸리실라~~

나; (갈라진 목소리로..) 너 이뇬들!!!!! 조용히 몬해!!!!!!!!!!!!!!!!!!!!!!!!!!!!!!

그때 밖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린다. 날 보러오신 신랑쪽 친척분들..

"신부 목소리가 왜저래..."

망했다..............................................

식장에 입장했다...

아빠손을 잡고 들어가는 길..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오빠 손에 넘겨지고...드디어 앞에 섰다...

신발을 작은 걸 신었나보다............발이 아프다..............

주례가 시작됐다.... 뒤쪽 카메라맨이 자기를 쳐다보라는 신호를 주는 것 같다..

카메라맨을 쳐다봤다...

그 때 주례하시는 분이..주례하시다 기분이 나빴는지.

"여길 쳐다봐야지 어딜쳐다봐요?"

주례하다 혼내는 주례사가 어딨담.....

암튼 주례사가 먼말했는지는 하나도 기억안난다...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시간...

참고로 나랑 엄마는 무지하게 눈물이 많다. 영화예고편만 보고도 콧물까지 흘려가며 눈물흘릴정도다.

그래서 우린 그런 불상사를 막기위해 사전에 십만원빵 내기를 했다. 먼저 우는 사람이 십만원주기로.

동생이 껴들어 이십만원판으로 커졌다.

엄마를 바라봤다.. 눈물이 날려고 했는데....이십만원을 의식한 엄마.

내 눈을 안 마주치고 딴짓을 하신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혼자 막 멀 중얼거리신다.

이십만원에 애쓰시는 엄마 모습이 웃겨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때 안울라고 주기도문 외우셨단다....

그리고 식이 끝나자 사회자가 그냥은 안보내겠다면서...신랑에게 "나는 도둑넘이다"를 세번 외치게했다.

곰팅은 우렁차게 "나는 도둑넘이다!!! 나는 도둑넘이다!!! 나는 울 애기를 사랑한다!!!" 라고 외치더라.

글고 푸쉬업을 백번을 시키더라..징한넘.....

암튼 우여곡절 끝에 식이 끝나고 신랑신부 친구들 사진찍는 시간...

그림이 넘웃겼다. 오빠친구들 전부 검정 정장 입고 각도 딱 잡고 서있는데..

내친구들 우왕좌왕 난리도 아니다. 츄리닝 입고 온것들도 있다..ㅡ.ㅡ;;;

머리도 요란한 염색 파마머리도 있고..암튼 가지 각색이다.

오빠 친구들도 한오십명 오고 내친구들도 그정도 와서 결국 반도 못서고 사진을 찍었다.

결국 반은 형님들 사진(?) 반은 MT촌가서 찍은 사진 분위기가 나버렸다...

신행가기전..친구들에게 인사하는 데...나는 들었따..

친구들이 오빠에게 하는 얘기..

"야...전에 니가 사귀던 여자 맞어?"

망할......................결혼식날 화장이 넘 잘되도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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