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운명적 이별이었을거라고 믿습니다.

이별이좋아 |2004.11.23 16:24
조회 1,621 |추천 0

 여기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난 참 운이 좋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내 이별은 운명이었으니까...아니, 내가 그렇게 믿으니까...

 

 난 참 인기없는 여자였다. 별로 예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키도 작고, 별로 예쁘지도 없고,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그런... 내 소원은 내 이상형을 만나 딱 한번만이라도 서로 사랑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소원을 내 나이 24살에 이루었다. 처음 보는 그 순간부터 그를 사랑했다. 그는 내가 꿈에 그리고 있던 그 사람이었으니까...그는 키가 무척컸다. 그리고 꼭 아기곰돌이 푸 같이 생겼었다. 사실 내 이상형은 곰돌이 푸였다. 왜냐하면 날 포근하게 감싸줄 것 같아서였다.

 

 처음엔 내가 그를 너무 좋아했지만, 차차 그도 나를 좋아해주었다. 남들에게 닭살이라고 할만큼 서로 좋아서 어쩔줄 모를 정도였다. 그 시간들 ... 참 행복했다. 그래서 지금 더욱 후회가 없다. 난 그 시간들속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해 했으니까... 그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줬고,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그를 사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와 행복한 날들을 보낸 9달 후, 내게 변화가 생겼다. 갑자기 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셨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나는 취업대신에 시험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런사태에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다. 그때, 서울에 계신 고모가 자신의 집에서 애들을 가르치면서 시험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나는 그 말에 갈등했다. 왜냐하면 나는 지방에 살고 있었고, 서울까지는 엄청나게 먼거리라서 그와 떨어져야만 했기때문이다. 망설이는 내게 그는 서울로 가라고 했다. 내가 먼저 서울에 가서 자리잡고 있으면 학교졸업하고 그도 서울로 올거라고... 나를 위해서 그는 나를 서울로 보냈다.

 

 그렇게 서울에 온 나는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매일매일 그에게전화했다. 별달리 의존할 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고모집은 너무 불편했다. 친척집이지만, 엄연히 남의 집이니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사실 난 참 많이 불안했다. 서울에 올라오기전 둘이서 바다를 보면서 그에게 좋은 여자가 생기면 나는 상관말고 가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서울생활은 참 힘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더욱 의존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집착했을지도.... 그렇게 3개월이 흐른후, 그와 만난지 1년이 되는날을 10일 앞두고 그와 나는 엄청나게 다투었다. 그래서 일주일이나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우리는 하루이상 전화를 안한적이 거의 없었다. 그때 나는 그가 얼마나 전화해주기를 바랬는지 모른다.  

 

 결국, 일주일이 지난후, 내가 먼저 전화했다. 그런데, 그는 아무일없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난 너무 서글프고 화가나서 서러웠던 내 마음을 다 쏟아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내가 너무 잘못한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할려고 전화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 우리가 만난지 1년 되는 날 조차도... 나는 수없이 그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문자도 보냈다. 음성도 남겼다. 하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그 후, 열흘동안 수없이 그에게 전화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찾아갈 수 조차 없어 너무나 답답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것은 이별의 메세지가 아닐까 하고... 나는 결국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었다. 나와 헤어지고 싶어서 그런거라면 제발 전화만이라도 받아달라고... 그래서 이별의 말이라도 확실하게 듣고 싶다고... 그렇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답도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난 충격을 받았다. 난 타키메신저를 하고 있었는데, 그가 갑자기 들어왔다. 난 반가운 마음에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그는 바로 메신저를 꺼 버리고 말았다. 그때, 정말 충격을 받았다. '아... 그가 정말 나와 헤어지려고 하는구나... 나를 피하려고 하는구나... '

 

 엄청난 충격속에 난 그래도 그의 대답을 들을 때 까지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집에 내려간다고 음성으로 남겼다. 그리고 이메일도 보냈다. 그가 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서울역에서 난 다시한번 그에게 음성과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 xx역으로 X시   Y분에 도착해. 그때 네게 나와 있지 않다면 네가 나와 끝내고 싶어한다고 생각하고 다 정리할게..."

 

 그때 나는 너무나도 떨렸다. 그가 나와 있을지... 아니면 ....기차를 타고 가는 몇시간 동안이 너무나도 길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고향역에 내리는 순간, 너무 떨려서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조차 없었다. 그리고 역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날밤, 나는 술을 엄청나게 마셔댔다.

 

 며칠 후, 서울로 돌아왔다. 그런데... 언제나 불행은 겹쳐서 찾아오는 것 같았다.  고모집에 문제가 생겨서, 나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만 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며칠 뒤에 집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가 폐암선고를 받으셨다고... 수술도 늦었다고 한다고... 나는 공부를 접고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아버지 병간호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며칠 후에, 그의 전화가 왔다. 정확히 한달 만이었다. 하지만... 운명이었는지, 진동으로 되어 있었던 전화를 난 받을 수 없었다. 그에게 전화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난 이제 그에게 짐이 될테니까... 내 상황을 알아봤자 그의 가슴만 아플거고... 그러면 난 더욱 아플테니까...

 

 그래서 난 전화번호도 바꾸고, 그가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인터넷상에 가입되어 있는 모든것을 바꾸었다. 이메일, 메신져, 등등 모든것을 가입해지 시켰다.

 

 그는 내가 아직도 여전히 서울에 있는 줄 알것이다. 그리고 그와 연관될 수 있는 끈은 내가 모조리 잘라버렸다.

 

  어쩌면 나는 그에게 버림을 받았을 런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헤어지고 싶은데, 너무 미안해서 아무 말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하지만, 마지막의 모든것은 나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 그와 나를 위해서 한 선택이니까... 그리고 운명적 이별이었다고 믿고 싶다. 어쩔수 없었다고...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할때 정말 최고로 멋지게 사랑하라고 하고 싶다. 그렇지않다면 나중에 그 사람에게 못다해준 사랑에 대해 후회스런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들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별한 사람에게는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멋지게 한번이라도 사랑해본것에 대해 기뻐하고 행복해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직 멋진 사랑 한번 못해본 사람도 많으니까 말이다. 지금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난 소원을 이룬 사람이다. 그래서 행복하다.

 

 난 아직도 아버지를 간호하고 있다. 아버지가 건강해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혹시 내 글을 보시는 분이 있다면 우리 아버지가 건강해주시길 기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힘든 분들이 있다면, 모두들 기운내세요... 세상에는 더 힘든 분들이 많으니까 그분들을 생각하면서 기운내세요. 더 좋은 날이 올거에요. 그러니까 그런 믿음으로 기운내세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