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신속하게 귀도로 철수하여 버리니 유혼교에서는 종적조차 찾지 못하였고 맹금류를 거의 상실했고 또한 맹수들의 한 무리가 떼죽음을 당하게 되었으니.......
모르긴 해도 지금쯤 유혼산장의 분위기는 지옥 그 이상이리라 생각이 되자 공연히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금비의 존재와 효연이 모습을 드러낸 이상 이들은 천무장의 추면유룡이 나타나 저지른 일이란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니 이들에게 약간의 경종이 되었을 것이다.
한사람의 부상자도 없이 맹수 한 무리를 해치우고 돌아온 그들은 완전히 잔치 분위기였다.
이렇게 쉽게 해치울 수 있다면 얼마든 와도 상관없을 것 같았기 때문인데...... 세상의 일이 모두가 이럴 수는 없는 일이 아니던가?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 약간의 짐승들을 해 치웠다고 안심하기에는 그들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숨어서 공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고 그들도 이를 대비할 것이 분명하므로 더 이상은 숨어서 공격하는 것이 힘들 것입니다.”
“어쨌든 속이 다 후련하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좋았으면 몇 차례 더 유인 해볼 걸 그랬나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랬으면 아마 십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모두들 푹 쉬고 우리 주작단이 오면 그때에 제대로 한판 붙어봅시다.”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청룡단원들이 전부 자신의 구역으로 돌아가자 무철과 둘이만 남게 되었다.
“자, 단장님도 좀 쉬었다가 새벽에 보시기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주공께서도 편히 쉬십시오.”
“예, 어서.....”
효연은 무철 마저 들여보내고 귀도를 한바퀴 돌면서 섬주위의 상황을 살펴보고 난 후에 신의가 있는 석실로 들어가니 아직까지도 신의는 두 여자의 치료에 골몰하는 듯 했다.
아까는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만 있던 두 여자가 침상에 나란히 누워 잠을 자는듯한데....... 신의의 손에는 금침이 들려있었으니...... 아무래도 신의가 최후의 수단을 쓰려고 하는 것 같았다.
“신의님!......”
“오! 돌아왔구나. 잠시 기다렸다가 이야기하자.”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상을 하는 듯 하였는데 신의의 손이 갑자기 빨라지며 이나찰의 몸에 금침을 꽂아 넣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끄...응”
이나찰의 입에서 무척이나 아픈 듯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신의는 이를 무시하고 대여섯 개의 침을 더 꽂아 넣는데 마지막에는 인중에 침을 꽂아 넣었다. 그러자 이나찰의 전신이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무언가를 자꾸 토해내려 하는 것이었다. 신의가 이나찰을 약간 모로 눕게 돌리고 커다란 그릇을 받쳐 들면서 이나찰의 명문을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나찰은 허리까지 구부러지며 무언가를 토해내기 시작하였는데......
시커먼 곤죽 같은 액상물질이 계속적으로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냄새까지 고약한 것을 보니 아마도 오래 묵어있던 체증이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효연이 달려들어 요추 부분을 문질러주며 요추에서 경추까지 훑어 올라가며 토하는 것을 도와주는 추나를 시작하고 신의의 손길은 더욱 바쁘게 움직인다.
여자가 토해낸 토사물을 뒤적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언가 생각에 골몰하기도 하던 신의가 결국은 토사물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기까지 하였다.
그러더니 급하게 여자의 하의를 풀어헤치고 하단전 쪽을 노려보기 시작하였다.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는데..........
이나찰의 하복부가 심하게 요동을 치는 듯 하더니 아래쪽으로 피가 번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효연이 화들짝 놀라 확인하려하자 “놔 두어라.”
“아니? 대체 어찌하여 하혈을 하는 것입니까?”
“이 악독한 놈들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무슨 일 입니까?”
“임신 중인 여자를 그렇게 만들었어.”
“음....... 이 악독한 놈들.......”
“이미 쏟아진 물이니 어쩔 수 없고 이제 정신이라도 돌아오게 할 밖에........ 아주 지독한 약을 써서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들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겠지.”
“자, 이제 다음여자도 도와주어야겠다.”
삼나찰은 임신한 사실이 없었지만 워낙 많은 독을 사용하여 이를 토해 내게 하는 데도 한동안 애를 써야했다.
이들의 지독스런 점이 체증을 일으키게 하여 조금씩 만성독약이 흡수되도록 한 점이었다.
그렇게 그냥 정신을 잃은 채 미약에 의한 본능만 남아있고 서서히 죽어가도록 만들었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신의가 두 여자의 중독을 해독하는 데만 열흘 이상이 소요되었고 기다리던 주작단원들이 귀도에 집결하기 시작하였다. 무철과 부림은 단원들의 단속과 훈련에 치중하면서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키워 나가며 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다리던 효연의 명이 떨어졌다.
일부 경계인원을 제외하고는 전부가 유혼산장을 치기위하여 비림 근처로 이동하라는 것이었으니......
효연이 미리 비림근처에서 이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모든 준비가 될 때까지 높은 상공에서 감시하며 기다리게 되었다. 이윽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때에 청룡 주작단원들이 모든 준비를 끝내고 서서히 접근을 시작하였고 효연의 신호에 따라 일시에 진입하여 유혼교도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치고 빠지는 수법을 사용하기로 하였고 모든 것이 계획된 대로 맞아들고 있었던 것이다.
높은 상공에서 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감시만 하다가 유혼산장을 중심으로 거의 원형을 이루어 접근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자신이 행동에 들어가야 할 때임을 확인하자 멀리 내려앉아 금비에게 높은 하늘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새떼의 행동을 막으라고 이야기하니 금비는 하늘높이 날아올랐고 즉시 경신술로 유혼산장으로 침투하였다.
맹수나 맹금들도 워낙 빨리 움직이는 효연의 실체를 알 수 없었고 전각의 지붕에 내려앉아 즉시 엎드려 이들의 동정을 살펴보니 꽤나 많은 인원이 있는 것 같았으나 별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본 전각에서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확인되었다.
자신이 있는 곳과 본전과의 거리가 약 오십 장에 이르자 한번에 도약하려면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고 살며시 지상으로 내려와 이형환위의 신법으로 본전에 접근하는데.......
갑자기 발밑에서 뭔가 화살처럼 솟아올랐다.
“이......익” 화들짝 놀라 솟구치자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주 가느다란 뱀이었다.
땅위를 자세히 보니 뱀들이 여기저기에서 혀를 낼름거리며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것을 모르고 그냥 진입했다가는 청룡, 주작단원들이 영문을 모르고 당할 뻔한 것이 아닌가?
효연은 급히 퇴각하여 밖으로 나와 단원들에게 알리려하였지만 자신에게 쏘아져오는 암기와 독물들이 너무 많아 몸을 빼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대적할 수밖에 없었다.
장원 내에 경종이 울리고 각 전각에서는 무수한 인영들이 병장기를 빼어든 채 효연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모든 일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이들이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였고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안위조차 확보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이니.......
앞쪽이 열리며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십 중반정도의 보기 좋은 풍채를 지닌 자였다.
“네놈이 주효연이란 놈이냐?”
“허! 입이 시궁창에서 나왔나? 대뜸 나오는 소리가 지저분하군.....”
“이놈! 네놈 때문에 우리 계획에 막대한 지장이 있었다. 그런데 네놈이 예우를 바라는 것이냐?”
“그렇다면 나도 똑같이 그렇게 할밖에. 네놈들 유혼교도의 극악한 행동이 이미 세상이 다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막으려는 내가 당신들의 계획을 막으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자, 어디 마음대로 한번 해봐라.”
말을 하면서 효연의 가슴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뚫어진 입이라고 말은 청산유수로구나 어디 네놈의 실력도 네 입에 따르는지 봐야겠구나. 모두들 저 놈의 목을 내게 가져와라.”
“하하하하...... 어디 가져가고 싶은 자있으면 먼저 나서봐라.”
진형이 조여지기 시작하자 강한 암력이 다가들었다. 효연은 자신의 공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암력에 대항하면서 좌우양손에 진운과 섭선을 꺼내어들고 즉각 펼쳐낼 수 있도록 가볍게 움켜쥐고는 이들의 공격을 기다렸다.
“차 앗!” 다가들던 유혼교도 중 가까이 있던 자가 먼저 발검하였으나 순간 희뿌연 진운의 검기에 의하여 허물어졌다. 그러자 이를 신호인양 벌 떼처럼 달려들기 시작하였고 한 폭의 지옥도가 그려졌으니.......
바닥에는 진운과 섭선에 의하여 베이고 찢겨진 시신이 즐비하였으며 효연도 마치 피로 목욕이라도 한 듯 전신에 핏물을 뒤집어썼다. 이들은 효연의 무위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철저히 차륜전을 시도하고 있었다. 눈코 뜰 사이 없이 핍박해 들어오는 그들의 공세에 내력의 소모가 극심한 은하성검을 연속적으로 펼쳐내었으니 숨이 약간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점점 높은 차원의 무공을 사용하는 자들로 빈자리가 채워지자 직접적으로 전해오는 암력도 점점 강해지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천하의 추면유룡일 지라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입을 굳게 다물고 진운을 떨치자 효연의 주위에는 마치 구름이라도 내려온 양 진운의 검기에 의하여 희뿌연 안개가 감돌기 시작하는데...... 유혼교도들은 다시 생사를 도외시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순간 효연의 입에서 웅후한 창룡후가 터져 나왔고 이를 신호로 장원 밖이 소란해지며 맹수들의 울부짖는 소리와 기합소리 그리고 비명소리가 이어지니....... 공격하려던 자들이 움찔 하며 멈추는 순간 효연의 진운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 유혼교도들의 치명적인 급소만 베어내기 시작하였다.
무철과 부림은 효연의 안위가 걱정되어 자신들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벌써 장원의 담 위에 올라 진중으로 떨어져 내리며 효연에게 다가서려고 무서운 검광을 흩뿌리며 달려왔다. 이를 막으려는 유혼교도들의 완강한 저항에 커다란 세 무리의 진형이 갖추어지고 무서운 공격을 해대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발에 자꾸 걸리는 시신들을 발로 걷어내며 신법을 최대한 빠르게 운용하여 흐트러지려는 자신의 내력을 조절하였다. 무철과 부림이 뛰어들자 자신에 가해지는 암력이 많이 감소하여 약간의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었고 유혼교도들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시신을 피해가며 공격하려하니 자연히 그 공격이 무디어질 수밖에 없었고 이를 이용한 효연의 검세는 점점 더 강맹해지게 되었고 무철은 그런대로 잘 버티고 있었으나 부림은 벌써 휘청거리는 듯싶었다. “하 앗!” 기합과 함께 효연은 직선으로 움직이며 부림 곁에 내려섰고 다가서려던 자들을 무자비한 검세로 몰아붙이니 일장 안쪽에 있던 자들은 몸을 던져 피하는 자를 제외하고는 살아남지 못하였다. 부림도 이때를 이용하여 자신의 흐트러진 검세를 회복하여 다시 이들에게 공격을 가하기 시작할 즈음...... 담 벽 위에서 유혼교도를 향하는 암기들이 무차별 투사되기 시작하였고 먼저 올라온 청룡, 주작단원들이 전신에 피칠을 하고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제는 완전히 아비규환의 장속으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서로 피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일대의 접전이 벌어졌고 땅바닥에는 흙이 안 보일 정도가 되었으니......
밀고 밀리는 전세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서로 많은 사상자를 내게 되었으니...... 효연의 눈에서는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피붙이 같은 단원들의 생명이.......
결국은 전신의 내력을 집중한 회검술을 펼쳐내기 시작하였다. 이제 진운은 자신 주인의 손을 떠나 스스로 움직이며 유혼교도들을 도륙하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그 가운데에 서서 진운에 자신의 내력을 보내기 시작하였다.
겨우 한편 정리가 되었습니다.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써야하지만........
너무 바빠서 좀 힘이드는군요. 어제는 또 집에 우환이 있어 밤새 병원에있었습니다.
아버님이 구십세이다보니 노환으로.....ㅠ.ㅠ 지킬 사람이 없어 구할때까지는 제가 직접해야하는데
간병인도 구하려하니 쉽지 않군요. 오늘 저녁에는 온다고 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괜한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