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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 OF GOGURYE 1.

강병찬 |2004.12.19 14:50
조회 166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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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햇살이 쏟아지는 9월...

서울의 시끄러운 소음을 벗어나 조잘거리는 새들의 노랫소리만이 간간히 들리는 아늑한 산속의 별장.
일백평이 넘는 정원의 한쪽에 팔각으로 잘 다듬어진 정자가 그 고귀함과 고풍스러움을 달래고 있었다.

"용아, 네가 아버지에 대해 그토록 궁금해한다고 네 어머니께 들었다."

"백호삼촌, 어머니는 여태까지 한번도 아버지가 누구인지,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 살아계신지 돌아가셨는지 한말씀도 없으셨어요. 제가 돌아가셨냐고 수없이 물어도 그냥 눈물만 흘리시는 걸요! 꼭 알고싶어요... 아버지에 대해서..."

백호라 불리운 사내는 간절한 소망을 담은 소년의 눈동자를 보고는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용아, 이젠 너도 알아야 할 때가 온 것 같구나..."

"지현씨, 이젠 용이에게 모두 말하려는 건가요?"

어느새 다가온 눈이 부실만큼 수수한 자태를 풍기는 여인이 맑은 향이 나는 용정차를 지현이라 불리운 사내앞에 조심스레 놓았다.

"정희씨, 용이도 벌써 열 살이 됐어요. 이젠 아버지에 대해 알때가 된 것 같군요."

"예, 저도 그동안 숨겨만 왔지만, 이제 때가 된 걸 알고 있었어요."

하며 정희라 불리운 여인은 눈에 뜨거운 눈물이 고이는 걸 느끼고는 애써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휙 고개를 돌렸다.
허나, 소년은 한껏 기대하며 중년의 사내에게 좀 더 다가갔다.

"백호삼촌, 빨리 말해줘요. 네?"

"그래 용아, 너의 아버지는 성함이 강민호이고, 나와 처음 만난건 아주 어렸을적 '소망원'이라는 고아원에서 였단다..."

하며 시작한 중년사내의 회상은 약 2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무수히 많지만, 아주 어렸을때부터 소외된 아이들이 그 작은 삶들을 시작하는 두메산골 '소망원'이라는 한 작은 고아원.
지금 아이들은 여기저기 트고 씻지도 않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정신없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점심을 먹고 있었다.

<드르륵>
그때, 원장실의 문이 열리고, 곱슬머리에 사각뿔테를 쓴 30대 후반의 여자가 나왔고, 옆에는 서먹서먹한 표정의 유난히 눈이 큰 소년이 서 있었다.

"다들 조용히... 앞으로 너희들과 함께 생활할 아이다. 8살이구 이름은 강민호야. 싸우지 말고 잘 지내도록 해라."

하며 소년을 소개시키려는 듯 한발짝 앞으로 떠밀었다.

"..."

그러나 소년은 아무말이 없었다.

"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런가보다. 자 어서 니 또래들과 놀아라."

인상을 찌푸린 원장은 귀찮은 듯 훌쩍 원장실로 들어가 문을 꽝하고 닫아버렸다.

큰 눈의 소년은 자신에겐 관심없는 듯 먹는거에만 온 신경을 쓰고 있는 십여명의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자기와 비슷한 또래들이 대부분이었고, 이제 갓 젖을 뗀 것처럼 보이는 갓난아이 둘은 젖병을 물고 곤히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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