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톡을 즐겨 읽는 처자입니다..--ㅋㅋ
잠이 안오길래 제 얘기도 올려보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에겐 600일된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저보다 3살이 많고 같은 학교에 다녀요.
저는 정말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사람이예요. 그래서 너무너무 좋고.. 잘해주고.. 그러죠.
제 남자친구도 참 좋은 사람이예요. 소탈하고, 다정다감하고, 저 신경 많이 써주구요. 자기보다 남일에 더 신경 써주는 사람이죠.
그런데, 저희 사이의 가장 큰 트러블은 바로 그의 전애인였답니다.
그는 군대가기 전 3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저의 경우처럼 처음으로 사랑해본 여자였던 것 같습니다. 온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랑을 했겠지요.
저희가 처음 만나기 시작할때, 그는 옛애인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그러려니 들었지만,
사귀게 된 후에도 거의 하루에 한번 이상은 꼭 얘기를 하더군요. 길 가다가 생각나는 거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식으로. 그런데 전 처음에 '아.. 그렇구나' 하고 들어주기만 했고, 화내지 않았어요. 그때 바보같았던 저는 오빠보다 나이도 어리고.. 제가 오빠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말을 들으면서도 가슴이 타들어만가고 말은 못했죠. 사귀고서 7개월이 될때까지(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옛애인에 대해 말하는 횟수는 점점 줄었지만..) 그랬어요.
그러다 어느날 제가 속에 든거 다 터뜨려버리고 엄청 화냈어요. 그 후로는 먼저 옛애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가 저의 염장을 지른 사건들을 나열해보죠...ㅋ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매일 피눈물 흘렸답니다.
-그 여자와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첫눈에 반했다고 하더군요. "진짜 이쁘다!" 이렇게 생각했다고.
-그는 재수중이었는데도!! 그 여자한테 빠져서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그 여자가 다니는 학교(여대-_-;)에 가서 매일 수업 청강하고.. 하면서 거의 사랑에 미친 날들을 보내다가 수능 보기 한 달전 쯤에 헤어졌대요.. 그리고 수능이 끝나자마자 다시 사귀었죠..
-성인의 날에는 여대에 혼자 들어가서 창피를 무릅쓰고 장미꽃다발을 주고(저한테는 꽃 한번 준적이 없죠..)
-저랑 다른 친구랑 셋이 있을 때 이런말도 한적이 있죠..“너네 사람한테 미쳐본적 있냐??”
-그 여자는 나레이터 모델을 했었대요.. 쭉쭉빵빵이였다고, 사귈 때 초반에 그래서 제가 말은 못했지만 속으로 엄청 컴플렉스 느꼈어요..ㅋㅋ
-저랑 사귄지 100일쯤 됬을 때는 같이 걷는데 여기 예전 여자친구랑 왔었다고 그랬죠..
-제가 편지를 쓴 다이어리를 주니까 자기도 글 쓴걸 주겠다고 준 게 군대에 있을 때 쓴 글들이었는데.. 거의 전부 그 여자에 대한 얘기를 담은 상징적인 글들이었죠.. (나중에 싸울때 이 글들을 가져가라며 다 던져줘버렸지만)
-저랑 사귀고 몇주 안됬을때 사진 하나만 갔다달라니까 사진이 별로 없다면서 그 여자랑 같이 찍은 스티커 사진을 갔다주더군요..(거의 엽기죠...)
-핸드폰 단축번호에 그여자가 11번으로 저장되있었죠. 지금은 지워졌지만..
-제 방에 와서 눈썹뷰러를 보더니 예전 여자친구는 이게 다 닳아있었는데.. 그런적도 있고..
-저랑 사귀고 200일쯤 됬을때는 친구랑 셋이 바에 갔었는데 그 여자한테서 쓸쓸한 여운같은 걸 남기는 문자가 왔나보군요.. 오빠가 바에서 술마신다고 문자 보내니까.. 자기도 데려가달라고 했다는 말을 하면서.. 사귈 때 돈이 없어서 바한번 못데려갔다고 쓸쓸하게 말하더군요..
-사귄지 2달쯤 됬을 땐 술에 만땅 취해서 이렇게 말한적도 있죠.. 나를 흔들어놓을 여자는 하나밖에 없었어..
-흠... 무엇보다도 작년 초겨울 쯤에 한게 가슴에 아프게 남는군요.. 그 여자는 오빠가 군대에 가자마자 다른남자랑 사귀었어요.. 그리고 계속 사귀다가 그때 헤어졌나봐요.. 그런데 깨진날 오빠한테 울면서 전화를 했어요.. 오빠가 전화를 받자마자 갑자기 반사적으로 ’조용히해!‘ 그러는 거예요 저한테.. 제가 있는 걸 안들키게 하려고. 전화 끊고서 왜 그랬냐고 그러니까 엄마인척 하려고 했다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더군요. 그런 변명하는 성격 아닌데.
-그날 그 여자가 와달라고.. 만나자고 그랬는데.. 전화를 끊고 저한테 묻더군요.. 내가 갈지 안갈지 니가 결정하라고.. 저는 속이 상해서 맘대로 하라고..했어요. 그랬더니 내가 전화가 꺼져있으면 만나러 간거고 전화가 켜져 있으면 안간걸로 알라고.. 그날 전 당연히 갔을줄로 알고 전화를 해봤더니 왠일로 받더군요.. 만나러 안가고 전화통화만 했대요.. 그런데 그 여자가 다시 사귀자고 했대요.. 그 여자는 오빠랑 사귀다가 군대갈 쯤에 바람을 펴서 깨지고 그 남자랑 계속 사귀다가 깨지자 마자 오빠한테 그 말을 한거죠.. 재수없죠..--ㅋ 그때 다시 돌아가고 싶었는데 저 때문에 양심상 안 돌아간건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는군요.
-사귀고 나서 그의 옛여친에게 문자나 전화가 꽤 자주 왔었어요.
-그가 그녀에 성격,행동거지,사는 곳, 학교 등등에 대해 다 얘기했었어요. 저는 좀 무뚝뚝한 성격인데.. 그 여자는 뭐 애교있고 여우라나?
-심지어는 그녀가 자기랑 사귀기전에 다른 남자 때문에 낙태한 적이 있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그걸 왜 저한테 얘기하는지!!
-이런 얘기들을 할 때는 꼭 "내 옛날 여자친구가.. 어쩌구저쩌구.." 이런식으로 화두를 꺼냈는데, 그소리 정말 듣기도 싫었어요. 끝났으면 끝난거지 왜 아직도 "내" 여자친구야?
=> 이렇게 긴 글은.. 제가 한참 고민하던 7개월쯤 전에 다른 게시판에 올린 것을 따온 겁니다. 너무 길죠..? 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많아요.
이렇게 긴만큼 그에게는 옛여친의 그림자가 너무 드리워져 있었어요. 사실 엄청 잘해주던 군대 갈때 차고, 다른 남자 만나다가 깨지니까 또 전화해서 사귀자는 어이없고 철없는 저보다 4살이나 많은 그의 옛여친도 저로서는 참 짜증나구요.
그때 저는 너무 어려서 몰랐어요. 제 남친이 그 여자에게 연락하는 걸 바람피는 수준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와서 천천히 생각해보니 그때 그의 마음속에는 옛애인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맘으로 들어간건 천천히..였던 것 같구. 이젠 그가 마음을 잡을 수 있을만큼 그의 마음으로 들어간 것 같긴 하네요.
그런 일들이 지나가고 많은 시간이 흘렀어요. 어느새 저희는 서로에게 동등한 위치의 안정적인 연인이 되었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죠.
그런데 문제는 끝나지 않았네요. 지금 그는 옛애인 얘기를 꺼내지도 않고, 연락도 서로 전혀 안하는 것 같지만 저에게 생긴 의부증 비슷한 게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요.
심심할 때마다 그의 핸드폰 문자와 통화내역을 빠르게 확인해요.. 때로는 보는 앞에서도. 혹시 그 여자랑 연락했나하고.
그리고 그가 그렇게 많이 얘기하던 그 여자에 대한 이야기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가슴에 여전히 담고 있는 건 아닌지. 여전히 꿈속에서 나타날 여자는 그 여자가 아닌지. 그의 사랑에 확신 못하는 건 아니지만.. 워낙에 남자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면서요. 정말 짜증나요 남자들. 첫사랑이 뭐라고 옆에 있는 사람을 힘들게 해요?
그리고.. 이건 좀 말하기 뭐하지만. 그의 옛애인 이름이 좀 특이해서 싸이로 홈을 금방 찾을 수 있었어요. 얼마전에 재미로 한번 들어가봤는데. 그 여자의 사진을 다 봤어요.
솔직히 전.. 통쾌했습니다..--ㅋㅋㅋ;;;
그렇게 이쁘고 쭉쭉빵빵하다고 하던 그녀는.. 키 크고 날씬하긴 하지만
전혀 조화가 안되는 얼굴에.. 화장 지우면 아주 어이없을 저보다 네살이나 많은 여자였을 뿐이었죠.--제 남친말로는 애교있고.. 여우라하더니.. 홈피주소가 cute로 시작하는 나이에 안맞게 귀여운척 하고, 이쁘지도 않은데 사진 찍은 거 보면 참 이쁜척 하는 여자더군요. 쌓인게 많아서.. 그 얼굴을 보니 속에서 올라오더군요..
전 사실.. 외모로 제가 훨씬 꿀릴꺼라 생각했는데, 실체를 확인하고 나니 자신감마저 생기더군요. 나지만 참 싸이코같죠..--ㅋ
그런데 아직도 가끔 그 홈에 가보면서.. 혹시 오빠랑 또 연락 안하나 감시하는 눈으로 몰래 보게된다는 거죠.
제 남자친구를 믿긴 믿어요. 믿음에 어긋나는 일 할 사람은 아니예요.
그런데도 아직 제게는 후유증이 남아있네요. 제가 이상한가요..
그리고.. 제 남자친구는 정말 그 여자를 잊었을까요...
제 남친은 바람기는 전혀 없어요. 한 사람만을 생각하는 순정파쪽이죠.
그래서 더 걱정이 남는군요. 그 지고지순한 순정파가 목숨보다 사랑했던 여자를 과연 정말 잊었을까?
나로인해.. 잊었을까? 아니면.. 아직도....
아..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