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세번째 죄악, 유혹과 섹스>>
지나는 저녁식사를 끝내고 수영연습하러 가기로 했다.
레이와 같이 가고싶었지만 피곤한지 아이는 벌써 양치질을 끝내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아까 입었던 젖은 반바지와 소매 없는 헐렁한 티를 걸치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레이는 잘 가르쳐주긴 했지만 문제는 둔한 그녀의 몸이었다.
머리는 이미 저쪽 건너편으로 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무식한 팔다리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수영장 바닥은 오랫동안 사용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깨끗한데다 깨끗한 물이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레이와 그녀는 바로 실습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지나는 아까 아이가 가르쳐준대로 준비운동을 하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수영장 가로 가서 벽에 손을 집고 다리를 올려 재빨리 움직였다. 하지만 그다지 성과가 없었다.
분명히 어디가 문제가 있었다. 방법이 문제이거나 그녀의 무식한 팔다리가 문제이거나.
물에 뜨는 것은 성공했지만 앞으로 나아가질 않았다.
'휴~ 이래가지고는 오늘 중으로 성공 못 하겠어. 레이한테 잔뜩 큰소리 쳤는데...'
착한 레이는 그녀가 물에 뜨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기뻐하고 축하까지 해주었지만 그녀는 나름대로 욕심이 생겼다.
물에 뜨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이 앞에서 자랑스럽게 수영장을 가로지르고 싶었다.
"어휴!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왜 앞으로 안 나가는 거야?"
그녀는 투덜거리며 다시 팔다리를 마구 움직여댔다. 먹은 물의 양만해도 불러서 헤어나가질 못할 것 같았다.
작업을 끝낸 유키는 바람쐬려고 나왔다가 점점 밤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걸 느꼈다. 그다지 밤 공기가 시원하질 않았다.
어제는 자기 전에 잠깐 수영을 했었다. 시원하게 수영을 끝내고 침대에 누웠을 때 훨씬 잠이 잘 온 것 같았다.
그 순간은 한 여자를 머릿속에서 몰아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속에 수영복을 입고 겉에는 트레이닝복을 걸친 채로 뒷뜰로 갔다. 약간 경사진 곳을 지나 그가 직접 만든 수영장으로 갔다.
그는 수영장 주변에 이미 조명이 켜져 있고 누군가가 물 속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레이의 가정교사였다. 그녀는 적어도 그가 보기에 수영하는 걸로 보이지 않았다.
아마 다리에 쥐가 났거나 아니면 아예 수영을 못하는 바보 멍청이... 그 둘 중에 하나였다.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자 그녀는 적어도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는 뛰어가는 동안에 상의를 벗어던지고 바로 물 속으로 점프하듯이 뛰어들었다.
그가 한 가운데서 파닥거리고 있는 그녀에게로 가는 것은 단 몇 초 만이었다. 재빨리 그녀의 겨드랑이로 팔을 집어 넣어 끌어올렸다.
"아! 푸하!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푸...!"
그녀는 자신을 구해주는 그의 팔을 강하게 뿌리쳤다.
그리고 가슴 쪽으로 올라오는 물 높이긴 했지만 용케 중심을 잡고 서서 상대방을 노려봤다.
"어디 설명 좀 해보시죠! 왜 날 방해한 거죠?"
유키는 자신의 행동이 너무 앞섰다는 것을 알고 기가 막혀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그녀가 물에 빠진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 생각하지 않고 그녀를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뛰어들었으니까.
그런데... 되려 그에게 왜 방해하느냐고 소리지르고 있었다. 도대체 그녀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내가 당신을... 방해했다고?"
"그럼요! 수영하고 있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잖아요!"
"???"
유키는 젖은 머리를 완전히 뒤로 넘기면서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물기를 걷어냈다. 자신의 바보스런 행동에 화가 났다.
"그러니까 수영을 하고있었다?"
"그, 그래요!"
"나 참, 기가막혀서! 아니 이것봐요, 김 선생! 그것도 수영이라고 하는 거요? 난 당신이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줄 알았소!"
"뭐... 뭐라구요?"
"수영이 아니라... 허우적이라고! 그런 걸 보고 어떻게 수영이라고 생각한단 말이오?"
"..."
지나는 입술을 삐죽거리고는 수영장 가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었다. 그러나 그녀보다 유키가 더 빨랐다.
어느 틈엔가 그가 그녀의 허리를 두르더니 자기 쪽으로 당겼다.
"앗!"
얇은 그녀의 티셔츠는 그들 육체를 느끼기에는 방해물이었다.
그러나 너무 얇은데다 이미 젖어있어 그래도 육감적인 그녀의 몸매를 그는 벗은 상체로 느낄 수 있었다.
"당신 수영할 줄 모르지?"
그는 비웃듯이 물었다. 지나는 수영장 조명을 등지고 서있는 그의 얼굴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그에게 정곡을 찔려 괜히 창피하니까 그에게 화가 난 것 뿐이었다. 그녀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럼 수영도 할 줄 모르면서 이 시간에 혼자 연습한다는 거요? 당신 미쳤소? 도대체 당신이 정신이 있는 거요, 없는 거요?"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지금 화 안 나게 생겼소?"
"왜요? 왜 화가 나는데요? 남이야 수영을 하든 말든!"
"이... 이 여자가... 이것봐요, 김 선생. 남의 집에서 수영연습하다가 익사하게 되면 누구 손핸 줄 아시오? 바로 나요. 내 집에서 사람 죽는 거 참을 수 없소."
"뭐라구요? 기...기가 막혀서..."
지나는 물을 그에게 뿌리며 이를 악 물었다. 사토 유키라는 남자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간관계가 완전히 제로인 남자라는 것이다.
이런 남자가 국내에서 유명한 소설가라는 것도 믿겨지지 않았고, 저리도 착하고 귀여운 레이의 아버지란 것도 참을 수가 없었다.
레이는 감정표현이 서툴렀지만 자꾸 사람과 만나고 애정을 쏟으면 감정이 풍부하고 활달한 아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사토 유키라는 남자는... 전혀 그렇지가 못 했다. 그는 감정표현이 부족한 것도 서툰 것도 아니었다.
아예 감정이란 것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조금씩 생겨도 이내 차가운 이성이 좀먹어대고 있어 곧 사라지고 있었다.
'딱한 남자. 내가 어쩌다 이런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뭐? 내가...내가 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도 안 돼! 그녀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그의 차갑고 별난 성격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사람을 무시하는 그의 말투에 사람의 인내심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갈 수 있는지 경험해보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를 좋아했다. 사토 유키를 좋아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존재는 너무 강했고 그의 육체에서 전해오는 남성미와 매력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넘칠 정도였다.
이곳에 온 이후로 계속해서 그를 의식해왔고 그가 말을 걸어주기를 그와 아주 잠깐이라도 마주치기를 은근히 바라왔던 것은 부정하지 않았다.
막상 그와 마주치거나하면 먼저 피하는 것은 그녀였다. 말문을 열기도 전에 심장이 먼저 발버둥쳐댔기 때문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맥박은 정신없이 내달렸고 심장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소음과도 같았다.
지나는 유키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는 평소보다 더 선명하고 정확하게 보이는 그의 얼굴 윤곽에 마음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의 얼굴이 훨씬 잘 보였고 상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잘 생겼고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남자가 아닌 것 같았다.
깊고 그윽한 검은 눈동자는 매우 예리했고 시시각각 광채를 변화시켜 여자의 시선을 휘어잡았다.
그리고 조각가가 다듬어놓은 것처럼 잘 생긴 코는 잘생긴 남자연예인에게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지 않는 멋진 모양이었다.
야무지고 고집스럽게 생긴 입술은 그녀로 하여금 키스의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이 상태로 그와 키스를 한다면? 이대로 그에게 안겨버린다면?'
그녀의 상상은 끝없이 나래를 펼쳤다. 그리고... 그의 눈 옆에서부터 뺨 위로 길게 뻗은 상처자국... 그녀의 손이 무의식중에 움직이더니 그의 깊은 상처를 건드렸다.
그의 몸이 움찔하더니 손길을 피하려다 얼은 것처럼 굳어버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상처자국을 따라 길게 움직였다.
"이제야 이유를 알겠군요."
그녀가 속삭이듯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왜 잘생긴 얼굴을 숨겼는지... 이해하겠어요."
유키는 놀란 눈을 재빨리 감추고는 그녀의 손을 낚아채듯이 잡아내리고는 화가 난 음성으로 말했다.
"사고 이후, 내 얼굴에 손을 댄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요."
"그렇겠죠. 사장님은 숨어계셨으니까요."
지나는 다른 손으로 그의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어 만졌다. 그의 몸은 그녀의 손길에 따라 움직이고 그의 욕구는 꿈틀거리며 반응했다.
젖은 그녀의 가슴은 이미 그의 몸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포로가 된 것처럼 그의 남성은 일찌감치 흥분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안 돼!'
그녀의 손길은 매우 위험했다. 이대로 뒀다가는 잠시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는 책임질 수가 없었다.
그는 속으로 이를 갈며 그녀의 다른 손도 잡아당겼다. 허락없는 손길은 용서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는 이 여자에게 자신의 정체를 모두 보인 셈이었다.
지나는 그에게 두 손을 꼼짝없이 붙잡혔으면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이제 밖으로 나오실 건가요, 사장님? 저한테 얼굴 보여주셨잖아요."
"그런 일은 없을 거요."
"하지만... 레이에게는 사장님이 필요해요. 아버지가 필요하다구요. 전 혼자 노력해봐야 가정교사에 불과해요. 제가 아무리 빈 공간을 채우려고 해도 소용없어요. 아이한테는 당신이... 필요해요."
"..."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벗은 상체가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기분만큼이나 그녀의 본능이 좋아서 신음을 내질러댔다.
그녀는 그의 잘 발달된 가슴 근육을 천천히 쓸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의 가슴이 꿈틀거리는 것이 아닌가.
당황스러우면서도 짜릿함을 느낀 그녀는 다시 한번 만졌다.
이번에는 조금 더 과감하게 손바닥을 갖다대고는 문지르듯이 쓰다듬었다. 손바닥 아래로 단단한 근육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고 있는 조명 빛에 그의 몸은 반사적으로 빛났고 더 탄력있어 보였다.
"처음... 만져 봐요. 이런 남자 몸..."
"..."
"기분이 정말... 묘하네요?"
지나의 손길은 점점 그의 몸을 있는 힘껏 달구고 있었다. 애무가 아니라 단순한 손길이었지만 그에게는 애무 그 이상이었다.
어느덧 그의 가슴이 거칠고 빠르게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그녀의 손길 하나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흥분되었던 것이다.
유키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녀를 가까이 끌어안자 자신의 단단한 남성이 그녀의 복부를 강하게 닿았다.
그는 그녀를 너무나도 원했다. 이 자리에서 당장 그녀를 가지고 싶을 정도로 원했다. 지금 그녀는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단순한 손길 하나로 그의 육체를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는 그녀에게 그 책임을 묻고싶었다.
"그 얘기 아직 변함이 없나요?"
유키는 그녀의 질문에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지 못 했다.
"날 원한다는 말... 진심이세요?"
"...그렇소..."
그의 목소리가 매우 허스키했다. 지금 그는 그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당황스러웠다.
그녀를 원한다는 말을 왜 꺼내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안아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과 관계를 맺는 것을 승낙한다는 뜻인지...
그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로 가까이 내려갔다. 그녀의 입술을 맛보고 싶었다. 매일 그녀와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내려왔다. 그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스스로 팔을 목에 두를 때까지 애간장을 태울까 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스스로 마음을 열 것이다.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열어줄 것이다.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움직이자, 그의 맨 가슴에 올려져있던 그녀의 손이 차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때로는 과감하게 그의 젖꼭지를 건들기도 해 그를 흥분시키는데 한 몫 했다. 유키는 조금 농도를 올렸다.
젖은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탐하기로... 젖은 티셔츠를 끌어올려 머리 위로 벗겨내버렸다.
그리고 다시 조금 전과는 다르게 다급하게 키스를 했다. 그의 처음 목표와는 달랐다. 그녀의 손길에 그는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를 수영장 벽으로 밀고는 키스를 마구 퍼부어댔다. 어느새 그녀의 팔이 그의 목과 어깨를 둘렀다.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더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그녀가 마음이 바뀌기 전에 그녀를 가질 생각이었다.
침대는 아니었지만 이런 수영장에서의 섹스는 매우 분위기가 은밀하고 좋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수영장 위로 올려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 그녀 몸 위로 올라가 다시금 키스를 했다.
"진작부터 이러고 싶었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원했는지 모를 거요!"
그가 잇사이로 내뱉은 후, 그녀의 젖은 브래지어 끈을 내렸다. 하지만 곧 손을 뒤로 해 훅을 풀어버렸다.
브래지어를 끌어 한쪽으로 치워버렸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그녀의 가슴을 보는 순간 그의 숨이 멈춰졌다.
풍만한 가슴을 소유한 그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의 키스와 손길에 벌써 젖가슴은 잔뜩 흥분되어 그를 기다리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의 손가락 끝이 그녀의 젖꼭지를 건드리자, 지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는 몇 번 반복해서 그녀의 젖꼭지를 희롱하듯 애무했다.
"당신을 가지고 싶어."
유키는 다급하게 그녀의 입술에서부터 목과 가슴을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그녀의 젖꼭지에 입술이 닿았다.
"아...!"
그녀의 몸이 비틀렸다. 그의 입술과 뜨거운 혀가 닿을 때면 그녀는 비명과 신음을 번갈아 토해냈다.
그는 자유로운 두 손으로 그녀의 다른 가슴과 그녀의 엉덩이를 주물러댔다.
이제 남은 것은 짧은 반바지 뿐이었다. 그가 손을 내려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리려고 할 때였다.
그녀의 손이 내려와 그를 붙잡는 것이다. 시선을 들자,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유키는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에게 키스했다. 그리고 그녀가 긴장을 풀고 방심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재빨리 지퍼를 내리고 바지를 아래로 미끄러트렸다.
'이런!'
팬티가 닿아야할 부분에 그녀의 은밀하고 부드러운 체모가 닿았던 것이다. 그녀는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유키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날 위한 거요?"
"???"
"고맙군."
그의 뜨거운 혀가 그녀의 목을 타고 올라와 입술을 점령했고 벌어진 그녀의 입술 사이로 혀를 미끄러 넣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혀가 부딪혔고 그는 재빨리 그것을 강하게 붙잡아 빨아당겼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서 그녀의 신음이 울렸다.
그는 부풀어오르는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능숙하게 다루었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은밀한 곳을 점령해 들어갔다.
지나는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어쩌자고 그에게 '날 원한다는 말 진심이세요?'라고 물었는지... 너무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것이 그의 키스와 애무하는 손길이 그녀의 이성까지 마비시키고 말았다.
자신에게 키스하는 남자가 레이의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의 연인이기를 바랐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했다.
그의 손길대로 그녀는 따랐고 그대로 응해주고 싶었다. 어설프긴 했지만 그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제대로 남자의 애무를 받아보지 못한 그녀는 그의 가벼운 손길만으로도 짜릿했고 열망으로 몸을 떨었다.
자신의 은밀한 곳을 파고들어온 그의 손가락이 그녀에게 또다른 쾌감을 주고 있었다. 몸이 마약에 찌들린 것처럼 붕 뜨고 있었다.
그가 손을 빼려고 하자, 지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말았다. 이미 그녀에게는 이성이라고는 없었다.
물 속에서 그의 반나체를 보는 순간, 그의 매력적인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의 이성은 그의 마력에 잡아먹히고 말았던 것이다.
"난 여기서 하는 것도 좋아. 하지만... 당신에게는... 그렇게 하고싶지 않소."
"..."
지나의 머리는 마취상태처럼 몽롱했고 누가 자신의 벗은 옷가지를 주워들었는지 어떻게 해서 2층 그의 침실까지 오게 되었는지 기억하지 못 했다.
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두 사람의 몸이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의 침실에 들어왔다는 것과 그의 육중한 몸이 위로 올라와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있다는 것이다.
"난..."
몇 번의 비명과 신음으로 그녀의 입 안은 바짝 말라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얘기해야 할 게 있었다.
그런데 그는 더이상 그녀가 말을 하지 못 하도록 입을 막아버렸다. 입술로...
벌어진 그녀의 다리 사이로 그의 몸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다리 사이로 파고 들어왔다.
"윽!"
유키는 그녀가 너무 긴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외로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젖가슴을 혀로 핥으며 흥분감을 고조시켰다.
그리고 조금 전보다는 강도를 약간 더 주어 다시 밀었다.
갑자기 그녀의 다리가 있는 힘껏 움츠러들면서 그녀의 꽉 다문 입술사이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아아..."
그는 그녀의 놀라운 소리에 흥분을 느끼며 더욱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몸을 뒤로 빼고는 천천히 율동을 시작했고 서서히 속력을 올렸다.
그녀의 비명은 이내 신음소리로 바뀌었다. 열정과 환히를 헤매는 그녀의 신음은 그에게 리듬으로 들렸다.
"으으... 너무 뜨겁군! 으으으...!"
그녀의 엉덩이를 거머쥐고는 마지막 정상까지 더욱 빨리 움직였다.
두 사람의 숨소리는 짐승처럼 거칠었고 서로가 주는 열정에 취해 거의 울부짖다시피 했다.
드디어 유키는 남은 힘을 일격을 가했다. 그리고 으르렁거리며 그녀의 몸속에 자신의 욕구를 뿜어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락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 사람은 정상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오르가즘을 맛보며 서로의 몸을 부등켜 안고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숨을 달랬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도 몇 시간이 지나도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다음 날 새벽. 유키는 평소와는 다르게 가볍운 마음으로 잠에서 깼다. 새벽 운동을 나가야 했다.
이 시간에 일어날 때면 항상 뒤따라오는 두통은 이상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무슨 일이지?'
눈을 뜬 그는 눈앞에 있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 몸이 굳었다. 그리고 이내 전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결국 그녀를 갖고 말았다. 그렇게 원하고 원했던 그녀를...
지나는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자는 모습을 쳐다보던 그의 몸은 다시 흥분으로 심장이 두근거렸고 그의 남성이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를 다시 껴안고 싶었다. 전날 뚜렷하게 기억이 남는 열정적인 밤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그녀는 의외로 섹스에 서툴렀다. 놀라웠지만 아마도 남자경험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아니라면 그 남자들이 얼간이거나.
만약 자신이라면 김 지나란 여자를 매일 밤 괴롭혔을 것이다. 남자의 매력과 남성의 힘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가르쳐주었을 것이다.
유키는 두 사람이 밤 새 내내 얇은 이불 하나 덮지 않고 여태 잤다는 것을 알고 이불을 덮어주기 위해, 그녀의 허리에 둘렀던 팔을 조심스럽게 빼고는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발 아래에 밀려있는 얇은 이불을 끄집어 올리려고 몸을 틀었다. 그러던 그의 눈에 뭔가가 발견되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사토 유키의 몸이 딱딱하게 굳고 말았다.
그녀는... 김 지나, 그녀는 처녀였던 것이다!
침대 시트 한 가운데에 선명한 혈흔을 발견한 그의 얼굴은 이내 사납게 일그러졌고 이불을 거머쥐고 있던 그의 손에는 거침없이 힘이 들어갔다.
그는 당장에 그녀를 깨워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 여자의 악랄한 여우짓에 그는 또다시 속았던 것이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이 몰려와 피가 거꾸로 치솟는 것을 느꼈다.
수영복 대신 얇은 티셔츠와 엉덩이가 보일락 말락하는 짧은 반바지 안에 아무런 팬티를 걸치지 않고 물 속에 있었던 것은 그녀의 각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맨살을 애무하며 키스를 유도한 것도 계획적이었다.
물에 젖은 그녀의 몸은 남자를 늑대로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도발적이고 유혹적이었다.
그녀는 순진하고도 순수한 얼굴로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고 자신을 원하는 게 진심이냐는 유혹의 미끼를 던졌다.
어리석게도 그는 그 미끼를 덥썩 물었고 그녀의 유혹 속으로 빠져들어갔던 것이다.
그토록 그녀를 원하고 있었던 그로서는 당장에 그녀를 가지고 싶었지만 차마 그녀를 맨바닥에서 가질 수는 없었다.
그래서 2층 자신의 방으로 오면서 내내 뜨거운 키스를 열정적으로 퍼부어댔다.
그녀는 분명히 그를 원했다. 열정과 욕구에 굶주려 있었던 그에게 그녀는 유혹의 손길을 계속 던졌다.
흥분으로 몸을 비틀어대며 그가 더 애무해주기를 바랐고 더욱 불을 지펴주기를 갈망했다. 적어도 그가 보기에 그녀는 그런 여자였다.
그런데... 그녀가 처녀였다니... 그것은 여태 28년 동안 남자경험이 한번도 없었던, 순결 그자체를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였다.
그 순결을... 그 처녀성을 바로 그에게 준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욕망에 들떠 그녀의 날카로운 비명을 흥분으로 착각했던 그는 그만... 그녀의 몸을 가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도 거칠게 그녀를 다뤘다. 이 정도의 아름답고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라면 어느 남자가 내버려둔단 말인가. 말도 안 되었다.
당연히 애인이 있고 남자경험이 여러번 있을 거라 여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앞만 보고 무조건 내달려 왔던 것이다.
여자의 몸에, 김 지나의 몸에 그토록 굶주림에 헐떡이던 그는 거칠고 험악하게 그녀의 순결을 가져버렸다.
유키는 터벅터벅 욕실로 들어가 차가운 물에 샤워를 했다.
하지만 차가운 물은 그녀에게 향한 끝없는 욕망과 열정을 식혀주지 못 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향한 분노 또한 멈추지 않았다.
김 지나는 모든 것이 계획적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순결을 이용해서 그를 노렸던 것이다. 그의 재산을 말이다.
그의 몸이 떨리는 것은 차가운 물때문이 아니라 분노와 배신감 때문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