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쏘!
수빈이 할배요~ 거 닭좀 잡아 보쏘! "
우리 엄니가 아부지 보고
살아있는 닭을 좀 잡아달라고 하시는 말씀이다..
작은 이모님댁이 칠곡군 동명면...
대구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라서
형님이 볼일보러 갔다 오는 길에 잠시 이모님댁엘 들렀는데
작은이모님 이번제사에 쓰라고
장닭 한마릴 꽁꽁 발 묶어서 차에 실어 주시더란다..
해마다 고추장이며 간장이며.. 된장이며..
수많은 군수물자를(우리집은 대식구라 군대다!)
지원해주시는 이모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면서...
오늘에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요즘은 시장가면 .. 잘 장만해둔(털뽑고 해부 다해놓은)
닭을 사와서 맛나게 삶아 제사상위에 올리지만
한 10년전만해도 시장에서 산닭을 사오고
집에서 잡아 요리를 만들었다..
(사실 싱싱하잔아 일단!!)
시대가 변하고..
모든게 간편해진 세상이다 보니..
우리집도 역시.. 근처 쇼핑센터에서 잘포장된
닭으로 상차림 했기에..
어느날 갑자기
산닭을 잡으라는 엄니에 말씀을듣고
아부지께서는 엄청실히 당황 스러우셨던가보다..
" 헉 ㅇ.ㅇ 그 그래 ... 그러지 머 !! " 하고 대답은 하셨지만도
저쪽 구석가서
담배 뻑뻑 태우시고...
닭 다리를 잡고 번쩍들어 함처다보고......
다시 이쪽 구석와서
담배 뻑뻑 태우시고......
그 모습을 힐끔 힐끔 보던 엄니께서 드뎌 소리를 지른다!
아......진짜...... 이집 남자들은 다 왜 저카노... -_-*
멀 하라카마.. 지대로 하는기 읍노... 퍼떡 잡아주쏘 물끓는다 지금!!
벼락같은 엄니 성화에 결국 아버지는
마지못해서 닭을들고 수돗가로 가서.....
칼등으로 닭머릴 톡톡!! (나름데로 기절시킨다음 해결하려는..)
다시 그 생 쇼를 보고있던 엄니 !
" 아 .... 차말로 돌겠네..... 비키쏘~!!
그래가 닭이 죽나 이 영감아!! 무신 남자가 그카노 어잉 ㅡㅡ?"
울엄니는 닭에 목을잡고 뒤로 꺽은다음
그 무서운 부엌칼로 단번에 닭을 요절내 버리셨다...
닭은 신음소리 한번 못내고 걍~ 골로갔다!!
울아부지는
그모습을 뒤에서 힐끔 힐끔 보고는..
먼~~~~~~ 하늘만 바라보며 으흠.. 으흠 하시는데...
엄니가 또 한말씀하신다..골로간 닭을 들고서 ..
" 이집에 남자들은 달린것만 남자지..
달린거 빼뿌마.. 다 지지바 보다 못한기라..... 궁시렁 궁시렁..."
우리 아부지는 어려서부터..
양반집 규율을 지키며 살아 오신분이라
부엌일에 대해선 아주~ 모르신다..
더군다나 엄마 역시도
아부지가 부엌에 들어오는걸 싫어 하시는터라.,.
행여 물이라도 한컵 마시려고 부엌에 들오시면
엄마는 " 오데 남자가 부엌에 삘삘 들오는교 나가쏘!"
하고 밀어내 버리신다는...
큰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이시지만
맘은 무지무지 여린게 분명한 울아부지....
그럼 난 왜 가만있었느냐 ? 다큰넘이 부모가 닭잡는데
구경만 하고있었느냐? 하고 꾸짓을 혼사방 님들 많으시겠지만...
저..... 쿠키...... 우리아부지 막내아들 !!..
그 아버지에 그아들...... 근데 겁은 내가 더 많오 ㅠ.ㅜ
나 나... 그거 시키면
아마 입에 거품물고 기절했을겨 -_-;;;
그런 나를 너무도 잘아시는 엄니께서
나에게 시키실일은 절대로 없었고... 울아부지 역시..
한손엔 닭 .. 또다른한손엔 부엌칼을 들고
나를 힐끔 힐끔 보셨지만
" 저넘에게 시키느니 차라리 내가 .... 하고..말지 .."
속으로 분명 그러셨을터..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것이..
쿠키는 중2때부터
학교서 짱을 했던넘이 쿠키고,
고딩이 되어서도
교내 댐빌자가 없다 할정도로 깡다구있는 늠인데..
아니 어찌된거시 닭을 못잡오 ㅠ.ㅜ
그게 어디 닭뿐이랴.. 군대가서 탠트안에 들어온 뱀보고 기절!
아........... 진짜 채면 다구겨지는 ㅠ.ㅜ.....
자.... 닭을 잡았으니 ..
엄니는 끓는물에 닭을 푹 담궜다가 꺼내들고 와서는..
1층 현관문앞에 쭈구려 앉아있는 아부지랑 나 두 부자에게
" 닭털은 지대로 뽑겠제 ㅡㅡ? " 하며 내려놓으신다..
신문지 여러장 깔아놓고
이리저리 닭털 뽑고있는데..엄니가 갑자기 막 웃으신다..
왜 ㅇ.ㅇ 엄마? 머 잘몬해써 내가?
아부지도 영문을 모르고 뻔히 엄마를 쳐다신다 ㅇ.ㅇ??
잼난 이야기 하나해주까 쿠키야?
먼디 ㅡㅡ?
니 군대가고 할아버지 제삿날 느그 아부지보고
닭잡으라했거등.. 근데 너그 아부지 무슨 사고쳤는지 아나?
하고 또 막 ~ 크게 웃으신다..
무슨사고쳤는데 아부지가?
그순간 아부지도 기억이 나셨던지 막 웃으신다 겸연적게 ..
내용은 이렇다..
제삿날 그날도 이모님댁에서 닭한마리 보내왔길래
닭잡아서 털뽑아 달라고 아부지에게 말했는데
정원 수돗가에 큰솥을 걸고..
끓는물에 산닭을 통채로 집어넣으셨단다
아부지의 변명은
칼로는 도저히 산닭을 못잡겠고
끓는 솥에 닭을 걍 익사 시키면 일석 이조 아닌가 하고..
아 근데 닭을 끓는 솥에 넣고 뚜껑을 닫자말자 안도에 한숨을
내쉬면서 아부지는 담배를 한개피 입에 무는순간....
이누무 닭이 글세 탈출을 감행한거였단다...
얼매나 뜨거웠을꼬...
닭은 끓는물에서 뛰쳐나와서
정원 구석 구석으로 소리지르며 도망가고..
아부지는 그 닭을 쫓아 다니셨단다..
아래층에서 우당탕 쿠당탕~ 소리가 들려서
2층 배란다로 내려다본 울엄마!!
하도 어이가 없고..
닭잡으러 다니는 울아부지 모습에 배아파 죽을뻔했다는...
우리아부지... 또 변명 한 말씀하신다..
아.... 그 닭이 그래도 참 맛있었다 아이가..연하기도 연하고(부드럽다는)
운동 많이한넘은 머가 달라도 다르다카이 ㅡㅡ ;;
기름끼도 별루없고.. 안그렇더나? 하고 엄마를 쳐다보시는데..
엄니는 " 그람앞으로 닭가져오믄 당신이 태껀도 함 갈치바라!
태껀도 가르친닭은 더 맛안있겠나 " 하고는 들어가버리신다..
내일이 설인데.....
우리집 불안합니다....
또 어떤 사고가 생길지...
쿠키는 조마조마한 설 전야를 보내구있다구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