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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대 29살 (10편)

운비 |2005.04.29 00:01
조회 848 |추천 0

김동욱.... 왜  내가 이 남자의 이름을 기억해야하는지.. 지금부터 재연에 들어가겠다.

1999년 내 나이 22살. 너무너무 예쁠나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나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아무튼 그 나이때 나 고민희는 처음으로 그러니까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소개팅이라는 것을했다.  내 친구 김미경, 이진선의 아자를 받아 소개팅 장소로 나갔다. 그때는 분위기 좋은 커피숍이 유행이라서 그런 곳에 가야 좀 있어보였다.

 

"떨리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어떤 사람이니"

"내가 좀 아는 오빠야. 나 대신 출석해줘서 고마워서 내가 이 오빠 소개시켜주는거야. 고맙지"

"응 고마워"

 

그 당시 내가 왜 그 삐리리한테 고마워  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아~~혈압이야

 

"저기 온다. 오빠 여기야"

 

그 친구가 손을 흔들고 있는 그 남자는 아니 오빠는 하늘에서 내려온 킹카였다.  그렇게 멋 있을수가... 세상에... 내 동공이 순식간에 커지고.. 벌어진 입을 다물어지지 않고,  가슴은 한 없이 두근 두근. 머리는 새 하얀 백지 상태. 한마디로 뽕 갔다.

 

"잘 생겼지. 오늘 소개팅 땡잡은 줄 알아"

"늦었지. 미안"

 

목소리 또한 예술이다.  정신 차리시지 고민희씨- 어떻게 정신을 차려요. 장동건과 거의 흡사한 외모의 소유자를 보고-

오버가 좀 심하군요.  22살때라서 기억이 잘 안나는 갑네. 장동건까지는 아니고, 요세 말로 꽃미남 정도겠지. - 내 기억으로는 장동건이였어. 내 장동건으로 가요-

아무튼 성질 한번 교약한 고민희한테 딱 걸린 우리의 장동건 과연 이 남자의 운명은...

 

"처음 뵙겠습니다. 김 동욱이라고 합니다"

"고민희입니다"

"난 그만 일어나는게 좋겠지. 잘해봐"

"그래 잘가. 다음에 연락하자"

"한번도 오빠가 연락 한적 없어. 언제나 내가 했지. 다음에 밥이나 사줘"

"내일 보자"

"그래"

 

주선자는 떠나고 둘이 남은 남과 여. 어색 어색.. 부끄 부끄... 두근 두근

 

"소개팅이 처음이세요"

"네"

"난 25살인데 말 놓아도 되지"

"그렇게 하세요"

"어디 불편해."

"아니요"

"불편해 보이는데.. 영화나 볼까?"

그렇게 해서 그날 그 남자와 영화보고 밥먹고, 별 얘기 없이 헤어졌다. 남자의 매너 또한 굿이니.. 고 민희는 한 순간 그 남자한테 빠지고 말았다. 풍덩

 

"그럼 들어가. 인연이 있으면 만나겠지"

 

그렇게 가버린 남자.

 

"전화번호도 안 묻네. 내가 싫은건가"

 

그리하여 민희의 소개팅은 끝이 나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다시는... 차인거지.

친구들은 민희를 위로하고, 술로 마음을 달랬는데... 한 동안 술로 보낸 적도 있었다.  어쩌다가 폐인이 됐을까? 이런 이런...

그렇게 민희는 그 남자를 잊고 학교 생활에 다시 충실하는데.. 사건이 터졌다. 그 남자가  성큼 성큼 걸어오고 있지 않는가?  처음에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민희 그러다가 몇 발자국 남겨놓고,  이게 착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 민희는 그 자리에 돌 부처가 되었다.

 

"안녕"

"안녕하세요"

"이렇게 우연히 만나니까 더 반갑네"

"네"

"그런 의미에서 커피 같이 마실래"

"네"

"네 밖에 몰라"

"아니오"

"아니오도 아네.. 그럼 다른 단어도 아는게 있으면 말해봐"

"네"

"또 네.. 아무튼 가자"

"네"

 

바보.. 바보.. 고 민희 바보... 그 남자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고 민희. 이렇게 해서 어떻게 연애를 할수 있었을까?

어딜가든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그 남자. 여자들의 시선을 받고, 그리고 옆에 같이 걸어가는 민희를 보는 여자들의 시선이 어이없어 하는데.. 한 순간 민희는 돈이 많은 여자로 낙인 찍혔다.

 

"나도 이 학교 다녀. 다음 학기에 복학해"

"그럼 그 동안 휴학했어요"

" 제대한지 며칠 안되거든.. 희정이 말 안해"

"안 했어요"

"희정이 나에 대해 뭐라고 했어"

"그냥 아는 오빠라고 했어요. 그 말 말고는 말 안했어요"

"그래.. 나에 대해 궁금한것 없어"

"없어요"

"내가 별로 마음에 안드는구나"

"그건... 아니에요."

"그럼 내일 나랑 밥 같이 먹을래"

"네"

 

그게 데이트인 줄 알았다. 밥 같이 먹고, 영화보고, 시간나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저녁에 전화하고, 가끔 술 마시고..  이런 일상적인 것이 데이트인줄 알았다.

우연히 희정의 말을 듣기 전까지.. 난 그 오빠와 데이트를 하는 줄 알았다. 난 그 오빠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그 오빠도 날 좋아하는 줄 알았다. 한번도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 한적은 없지만 그래도.. 날 만나는 이유가 나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

 

"희정아 너 동욱오빠 민희 소개시켜줬다면서... 진짜야"

"왜 그러면 안돼"

"너 미쳤어.  보연이가 알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

"헤어진것 아니야. 오빠 군대가고 헤어진 것 아니냐구. 그리고 보연이는 유학갔잖아"

"한국에 다시 왔데.. 동욱오빠 제대 소식듣고."

"그 년은 자기가 헤어지자고 해놓고 지금에 와서 왜 다시 한국에 왔데.. 이해할 수 없는 년이야. 오빠 이 학교에서 알아주는 킹카야. 그 년말고도 그 오빠 좋아하는 여자 많아. 너도 알지.. 그런데 그 년  오빠한테 상처주고 떠났어. 얼굴 좀 반반하다고, 지가 공주인 줄 아는데.. 난 그 년한테 오빠주기 싫어"

"그러다고 민희한테 소개시켜주냐.. 민희는 뭐가 되는데"

"민희한테 유감 없지만, 오빠 한동안 힘들어했어. 그럴때 내가 옆에서 위로 못해주는거 알지. 나 보면 더 보연이 생각날거야. 민희는 오빠 스타일 아니야. 조금만 지나면 오빠도 마음 잡을거야. 그 년만 없으면 말이야"

 

우연히 들은 이 삐리리들의 말에.. 난 망연자실. 내 인생은 한 순간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잊기 위해 당분간 쉬고 갈 휴식처를 찾았다는 말이지... 그 휴식처가 부담없는 나 고민희라는 정거장이고... 이런 된장.

그러니까 저 삐리리는 못생긴 친구한테  오빠를 소개시켜주면 안심도 되고, 다른 여자한테 뺏길 위험도 없고, 생생도 낼 수 있으니.. 나한테 당분간 넘긴거다.

저런 삐리리를 보았나... 그날 난 친구들을 붙잡고, 울고 또 울면... 내 신세를 한탄했다. 그리고 내 친구들이 그 삐리리를 묵사발로 만들어 놓았다.

 

"오빠 왜 날 만나는거에요"

"그냥...편해서"

"그게 다에요"

"널 보면 다른 생각은 안나"

"누굴 잊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오늘따라 왜 그래"

"날 만나면 그 여자가 생각나지 않아서 좋아요. 나와 정 반대라서.. 오빠가 생각하는 그 여자와 제가 너무나 반대라서... 그 여자는예쁘고, 청순하고, 우아하고, 눈부시지만.. 나.. 고민희는... 예쁘지도, 청순하지도... 우아하지도 않으니까? 안그래요. 누가 봐도 오빠 옆에 있기에는 부족한 여자죠. 그래도 날 만나는 이유가 듣고 싶어요. 오빠 입으로"

"어디서 무슨 말을 들은거야"

"그게 중요해요. 내가 누구한테 무슨 말을 들었는지.. 그게 지금 중요해요. 난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왜 날 만났는지가 더 중요해요. 세상에서 그 이유가 제일 중요해요"

"널 그 동안 만나온 이유는.... 그 이유는..."

"동욱씨"

 

내 뒤에서 들러오는 목소리...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 보고 싶지 않지만 확인하고 싶지 않지만 난 뒤돌아 봤다. 만화 주인공처럼... 너무나 너무나.... 여자인 내가 봐도 예뻤다

 

"보연아"

 

자연스럽게 그 여자의 이름을 부르는 동욱오빠.  그 동안 보고 싶어했던 그 여자일 것이다. 이렇게 확인하니..맥 빠지고,  사형선고라도 받은 사람처럼 기운이 하나도 없다. 이 자리를 당장 떠나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그래서 뛰었다... 부르는 동욱오빠를 뒤로하고 한없이 뛰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난 아팠다. 죽을 만큼 아팠다. 그렇게 아픈적은 없었다. 사람이 이렇게 아플 수도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그렇게 아플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친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날 찾아왔지만 난 만날 기운도 없었다. 동욱 오빠 소식을 듣고 싶었지만... 난 친구한테 동욱오빠의 동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내가 기억하는 동욱오빠는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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