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베야짓에서의 뜻밖의 모험을 뒤로 하고 Van으로 돌아오니 에궁… 그날부터
라마단이 시작됬다….
반은 골수 무슬림들이 많이 사는 동부의 도시이기 때문에 라마단을 철저히 지키는 편이라
대부분의 음식점이 아예 문을 닫아 버리고 길에서 팔던 빵이나 그 많던 간식거리들도 샤악
사라져 버렸다…
물론 몇 군데는 나 같은 관광객을 위해 영업을 하긴 하지만 아주 어린 아이들이나 임산부
아닌 담엔 애들까지 다들 굶고 있고, 터키인들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차는 말 할 것도
없고 물이나 심지어, 혹시 안 피면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피워대던 담배까지도
참고 피우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뭘 우적거리고 먹는다는 게 진짜 좀 그렇다.
내가 언제부터 넘의 문화를 그리 존중 했냐고 그럼 사실 할 말은 없지만, 한 열 한 두살
되 보이는 아이가 내가 길에서 물통을 꺼내 마시니까 날 물끄러미 쳐다 보는 거다.
뭐, 날 책망 하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어린 아이도 라마단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물 조차 마시지 않고 금식을 하고 있는데, 정말 못 견딜 정도라면 몰라도 내가 무슬림은
아니지만, 먹을 것이 없어 고통받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같이 느끼게 하기 위해 목마름과
배고픔을 참으며 라마단을 지킨다는데 나도 그들의 정신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할 땐 뭐니 뭐니 해도 잘 먹어야 한다는 게 내 신조지만 이 경우 꼼짝없이
원치 않는 다이어트를 하게 됬다…
라마단 중엔 새벽 5시 전에 식사를 하고 오후 6시가 넘어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옛날엔
사람들에게 빨리 일어나 밥 먹으라고 새벽에 북을 쳐 깨우기도 했다고 하는데, 암튼,
오후 5시경이 되면 죽은듯 조용하던 시내는 그야말로 야단 법석이 일어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수 많은 사람들이 수레에 먹거릴 싣고 나와 길거리는 온통 시장으로 변하고,
남자들은 모두 먹을 것을 사 가지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두르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반에 가장 유명한 것을 들라면, 반을 세계에 알렸다는 좌우 눈동자 색깔이 다른 신비스런
반 고양이 (Van Cat)을 들 수 있다. 지금은 반 고양이를 보려면 동물원인가 박물관인가에
가야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귀한 고양이라고 하는데, 하란에서 만난 어떤 가이드 말을 들어
보니 반 고양이에 반한 한 한국인이 반 고양이를 사서 한국으로 가져가려고 했는데, 반출은
커녕 사지도 못했단 소릴 들었다. (있는 스케너를 쓸줄 몰라 사진 못 올립니다. 사진을
디지탈 카메라로 찍으니 상태가 여엉~~ 이번 주말에 동생식구들이 놀러 오면 배워 보겠음...)
암튼, Van은 다들 여행하길 꺼린다는 터키 동부에 있는 도시였지만 내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
였을까 ? 이스탄불이나 지중해쪽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반(VAN) 사람들의 투박하고 소박한
친절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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